‘서민금융박람회’ 취지·내용 좋았지만…서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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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서민금융박람회’ 취지·내용 좋았지만…서민은? 홍보강화, 행사시간 조정 등 서민·소상공인 참여기회 확대해야

기사입력2018-11-12 12:44

금융감독원은 지난 8일 은행 및 서민금융 유관기관 등과 공동으로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2018서민금융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번 박람회에선 새희망홀씨(은행권)·햇살론(저축은행 및 상호금융) 등 정책서민대출, 서민우대 예금·적금 상품 및 채무조정 뿐만 아니라 사회적금융, 자영업자 경영컨설팅 및 임대주택 지원제도 등 다양한 내용으로 현장상담이 진행됐다.

윤석헌 금감원장,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개회식과 함께 서민금융 상담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오전 행사장은 행사주최 관계자, 방문상담 참여자 등으로 몹시 혼잡했다. 상담을 받기위해 부스 앞에서 줄을 서가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이 보였다.

서민금융박람회를 방문한 이유는 저마다 다양했다. 60대 아들의 다중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신용회복위원회 부스에서 상담한 어머니가 있었고, 리본공예사업을 준비하며 정책자금 정보를 얻기 위해 소상공인진흥공단 부스를 방문한 예비창업자도 보였다. 부스에서 상담을 받고 돌아가는 참석자들은 상담내용에 대체로 흡족해 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행사가 오후로 접어들자 참석인원이 급격히 줄었다. 부스 앞에서 줄을 서 기다렸던 오전과는 반대로 빈 부스가 많이 보였다. 폐회시간이 5시로 예정됐지만 4시부터 철수를 준비하는 부스도 보였다.

행사 관계자에게 상황을 물어봤다. 3주 전부터 박람회 기사·자막방송·관계기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서민금융박람회 개최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고, 매일매일 생업에 쫓기는 사람들이 행사참석을 위해 평일에 시간을 내는게 어렵다는 이유를 전했다.

서민금융박람회의 취지와 내용은 좋았다. 생활안정자금 및 긴급자금 지원, 창업·운영자금, 저금리 전환, 주거안정자금, 저소득층을 위한 적금 등 실제로 서민과 소상공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했다. 문제는 정작 그 내용을 알아야할 사람들이 이날 행사에 얼마나 많이 참여했는지는 의문이다. 이번 서민금융박람회에서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행사개최 사실을 알리고, 서민금융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생업에 쫓겨 평일·주간행사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행사시간을 조정하는 등 금융당국과 행사관계자들의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민금융박람회의 주인공은 행사 주최자가 아닌 행사 참여자인 서민·소상공인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