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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장 생태계 ‘사회적기업 등록제’ 도입 기대

수만개 기업이 가치있는 일자리 창출…사회적 가치 혁신 생태계 2.0 

기사입력2019-01-14 19:43
김성기 객원 기자 (skkse001@hotmail.com) 다른기사보기

김성기 박사, 에스이임파워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포용적 혁신국가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어느덧 1/3이 지나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포용적 성장을 위한 국정과제로 국민이 체감하는 사회적 가치의 창출과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를 제시했고, 집권 3년차에 해당하는 2019년부터 본격적인 정책 이행에 나서야 하는 짐을 안고 있다.

 

현 시점에서, 사회적 경제와 관련해 정부가 제시한 여러 정책 가운데 가장 최근에 발표한 3차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20182022, 관계부처 합동 201811)’이 시선을 끈다. 이 기본계획은 사회적기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정책성과 목표로 사회적기업을 통한 가치 있는 신규 일자리 10만개 창출’, ‘사회적기업 구매경험 비율 60% 달성을 야심차게 표방한다.

 

결국 기본계획은 사회적기업이 자율적으로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해, 국민이 체감하는 신규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계획 방향을 뒷받침하는 핵심 제도적 과제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사회적기업 등록제도입이다.

 

지금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책은 2007년부터 시행된 사회적기업 인증제에 근거하고 있다. 인증제란 정부의 선별적 심사에 의해 기업의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반면, 사회적기업 등록제는 법률에 따라 기업의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과거 정부는 새로운 사회적기업 제도를 검토하면서 등록제를 통한 자율적 생태계 조성도 타진했었지만, 새로운 정책 시행이라는 부담감, 관련 정책에 대한 경험 부족, 인건비 지원 등 직접적인 지원사업과의 연계 등을 고려하면서 사회적기업 인증제를 채택했다.

 

그렇다면, 사회적기업 등록제가 왜 중요한가? 주지하다시피 기업성장의 핵심원리는 기업이 진화할 수 있는 자율 생태계에 있다. 혁신의 가치를 근간으로 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통제는 기업 진화의 원리와 상충한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위해 시장 기제를 통합시킨 새로운 기업 모델이다. 그러므로 사회적기업 등록제의 목표도 사회적 가치 혁신 생태계에 있다 하겠다.

 

그 생태계는 우리가 지금껏 접해보지 못했지만 다양한 사회적 가치 혁신 주체가 태동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그들의 성공이 장려되고 실패가 용인되는 생태계 민간 자율성에 근간을 둔 수만 개의 사회적기업들이 파급력 있게 세력화된 생태계(기본계획의 목표 중 신규 일자리 10만개 창출에 해당) 그리하여 국민과 시민이 체감하고, 국민의 생활경제 속에 내재된 사회적기업 시장 생태계(기본계획의 성과목표 중 소비자의 사회적기업 구매경험 비율 60% 이상이 해당)로 구성될 것이라 상상해볼 수 있다.

 

지난 인증제 시기를 사회적기업의 안착기라 한다면, 등록제가 시행되는 시기를 사회적 가치 혁신 생태계 2.0’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제3차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2018년∼2022년)’은 ‘사회적기업을 통한 가치있는 신규 일자리 10만개 창출’, ‘사회적기업 구매경험 비율 60% 달성’을 정책성과 목표로 제시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주무부서인 고용노동부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사회적기업 등록제를 포함하는 사회적기업육성법 개정 법안을 마련하고, 가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 후 내년도에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노력이 등록제 시행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인데, 특히 등록제에 대한 세부 시행안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개정안에 사회적기업의 속성에 부합하는 회사 모델의 확장이 필요하다.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인가되는 사회적 협동조합은 사회적기업으로 자동 간주하도록 한다. 인가된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한 사회적기업 인증 심사는 정부의 이중 규제라고 이미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여기에 더해 영국의 사회적기업 법인격인 지역공동체 이익회사제도와 같은 사회적기업 신설 법인격(가칭 사회적 목적 회사 법인격)’의 도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한국의 사회적기업 제도가 협동조합형 사회적기업 모델로서 사회적 협동조합 법인격과 상법상 회사형 사회적기업 모델로서 (가칭)사회적 목적회사 법인격들로 구성되는 다각적인 가치혼합형 사회적기업 제도로 진화함을 의미한다.

 

둘째, 사회적기업 지원 정책별로 지원 대상과 선정 기준에 관한 세밀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사회적기업 등록제의 도입은 정부 지원사업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기존의 인증제도가 인증=지원이라는 구도로 설계됐다면, 등록제는 인증지원인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정부가 보유한 성장단계별 지원 정책은 사회적기업 당사자에게 기업의 성장을 위한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인증이라는 자격 요건이 지원으로 자동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지원사업의 구도가 인증=지원이 아니므로, 사회적기업의 능력과 가치 평가가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데 중대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이미 개발한 사회적기업에 대한 사회적 가치 성과지표(SVI, Social Value Index)’의 적용과 실행이 매우 중요하다.

 

넷째, 민간 중심의 자율조정 기제가 작동하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등록제가 시행된다면, 사회적기업의 획기적 확대가 진행될 것이다. 지금 4000개에 채 못 미치는 예비·인증 사회적기업이 있는데, 등록제가 도입될 경우 12년 이내에 1만개 이상의 사회적기업으로 확장될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최소한의 규제와 감독 기제가 필요하지만, 여러 산업·업종 분야에 있는 협의회처럼 민간 중심의 자율적 조정 기제를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에 대한 법정 단체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등록제로 진입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의무교육 역할 부여, 회원사업, 공제사업 등을 수행하도록 해 자율적 조정과 지속적 운영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당면한 사회적경제 운동의 목표는 무엇인가? 명백하게도 국민이 체감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포용적 일자리 창출에 있다. 그러므로 사회적 가치 혁신생태계의 기본토대라 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 등록제는 사회적 경제 운동의 새로운 장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증이라는 인위적으로 조성되는 작은 연못이 아닌, 드넓은 바다에서 사회혁신을 열망하는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사회적 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이 발현되는 사회적 가치 혁신 생태계 2.0’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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