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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데…“구경만 하고 가는 재래시장 돼 버려”

‘명절 특수’는 오래 전 일…개인사업자 사라지고 대형화된 도소매업 

기사입력2019-01-31 11:55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의 명절

설 연휴다불과 20여년 전, 아니 10년전만 해도 이 맘때에는 명절 차례상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뿐만 아니라 골목상권도 북적였다하지만 대형마트로 대표되는 상설 대형시장이 곳곳에 들어선 지금 명절 특수는 진작 사라졌다명절 때마다 시끌벅적였던 전국 곳곳의 전통 재래시장그 곳 자영업자의 오늘을 들어봤다.

 

설 앞둔 대도시대형 커피점만 북적인다

②대목, 풍성…이제는 옛말, 명성 잃은 재래시장

농촌에서도 명절엔 줄 잇는 대형마트 행렬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최 모(·71)씨는 텅 빈 1층 빈 공간 한 곳을 오랜만에 찾았다. 그 곳은 최 씨가 30년 넘도록 가게를 운영해오던 곳이다. 그 동네에서 제법 규모가 있었던 터라 슈퍼라는 명성까지 얻었다. 그러나 문을 닫기 전 2년여 동안은 심상치 않았다고 한다. 손님 수가 급격히 줄더니 급기야 주변 재개발 후유증에 흔히 말하는 구도심 공동화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최 씨의 한숨은 명절 특수얘기로 이어진다. 최 씨는 손님이 많이 줄긴 했지만 2000년 초반까지는 그래도 명절 특수가 있어 제법 재미가 있었다. 공간이 비좁을 정도여서, 제수용품이나 설 선물은 아예 가게 앞에 전시해두고 팔았다, “이제 명절 분위기도 많이 바뀐 데다, 소비자들이 주변 대형마트를 주로 이용해 폐업 전 명절에는 가게를 열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명색만 남은 전통 재래시장=지난 29일 기자가 찾은 남대문시장. 이곳은 약 1만개의 점포가 있고, 하루 30만명의 인파가 오고간다는 국내 대표상권이다. 그렇듯 저녁시간이고 날씨도 추웠지만 시장은 시끌시끌했다. 제수용품 등을 판매하는 가게 역시 이 분위기에 맞춰 각종 명절 용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상인들이 느끼는 명절 특수는 예전만 못하단다.

 

한 재래시장 상인은 “시장 안에 대형잡화점까지 들어와 언제부터 재래시장은 구경만하고 가는 곳이 됐다”고 한탄했다. 사진은 설을 앞둔 남대문시장의 모습.   ©중기이코노미

 

남대문시장에서 의류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51)씨는 “10년 전만 해도 이 맘때가 되면, 시장을 찾는 사람이 지금의 두 배 이상이었다. 많을 때는 하루 저녁에만 100만원 이상 들어왔다, “그나마 남대문시장은 규모가 있어 현재까지는 유지가 되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대형마트에 밀려 명절 특수가 사라진지 오래라고 전했다.

 

수원의 대표 재래시장인 지동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30일 찾은 이곳은 여느 평일과 비교해 분주한 분위기였지만, 정작 상인들은 반길 정도는 아니라고 말한다.

 

지동시장 공영주차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기자가 살펴봐서 알겠지만) 시장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연휴에 맞춰 명절 (관련)용품을 내놓지만 일용품이 주라며, “시장안에 대형잡화점까지 들어와, 언제부터 재래시장은 구경만하고 가는 곳이 됐다고 한탄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 상인의 말처럼 명절 특수마저 실종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한 소상인 현황은 수치를 통해서도 알수 있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올라온 서울시 사업체 현황 자료 가운데 도매 및 소매업 현황을 보면, 의미있는 내용을 찾을 수 있다. 이 업종은 구입한 신상품 또는 중고품을 변형없이 구매자에게 다시 판매하는 분야로, 소상인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된다.

 

자료를 보면, 2014년 서울 도소매업 전체 사업체수는 233196곳이던 것이 2년 뒤인 2016년에는 23834곳으로 2362곳이 줄었다. 특히 조직형태별로 보면, 개인업체는 이 기간 3595곳이 사라졌다. 자료에 올라온 수치만 두고 보면 2년간 매월 149곳이 폐업을 한 셈이다. 반면 회사법인은 201451271곳에서 201652613곳으로 1342곳이 늘었다. 대형화된 매장이 주를 이뤄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한 대목이다.

 

1인 가구 늘고 명절도 변한 시대=수원시 장안구에 있는 한 대형 커피숍. 이른바 콩다방이라 불리는 이 가게 주변에는 주택들만 있을 뿐 직장 밀집지역은 아니다. 대학도 인근에 없다. 그럼에도 오후가 되면 2층까지 거의 만석이 된다.

 

대형 커피숍은 시간에 상관없이 늘 손님으로 북적인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커피전문점.   ©중기이코노미

 

30일 커피숍에서 만난 기 모(·29)씨는 수원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혼자 살고 있는 1인 가구다. 기 씨가 거주하는 곳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파장시장이 있지만, 2년 동안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대형마트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기 씨는 이번 설에도 고향에 내려갈 계획이 없다.

 

기 씨는 고향까지 오가는게 힘들어, 직장생활 이후 평일에 다녀오고 있다. 명절에는 혼자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를 만나 영화를 보거나 여행 간다, “특별히 명절이라고 선물을 구입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남대문시장 인근에 있는 대형 커피숍에서 만난 최 모(주부·31)씨도 변한 명절 분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굳이 시장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재래시장이나 골목시장은 경쟁에서 후순위로 밀린지 오래란다.

 

최 씨는 명절에 필요한 선물 등은 인터넷을 이용해 대부분 구입해 뒀다. 시장에 갈 경우 이동이나 배송 등 불편한 점이 많아 거의 가지 않는다, “지인 대부분이 이같은 방법으로 명절을 준비한다. 우리 부모시대처럼 명절 장을 보기 위해 시장을 직접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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