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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록에 기권한 이사에게는 책임 물을 수 없다

중요 결의 이사회 회의록 꼭 확인을…이사회 결의와 이사의 책임 

기사입력2019-06-19 19:34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협회 이사
상법 제399조 제1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규정한 조항이다. 이 조항은 사실 당연한 내용을 규정해 놓은 것이다. 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입혔으면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상법상 이사의 책임 규정의 핵심은 다음 항에 규정돼 있다. 상법 제399조 제2항에서는 이사회의 결의에 찬성한 이사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 같은 조 제3항은 이사회의 결의에 참가한 이사로서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는 그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제3항의 규정은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사람으로서는 어떤 이사가 이사회의 결의에 찬성·반대했는지를 알기 어려우므로, 그 증명책임을 이사에게 지우는 조항이다. 즉 이사는 자신이 이사회에 참석해서 문제가 되는 결의에 대해 이의·반대를 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최근에 강원랜드가 기부행위와 관련해, 회사의 전() 이사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 있었다. 사실관계를 살펴보자. 강원랜드가 태백시에 150억원을 기부했다. 물론 이 기부행위에 대해서는 강원랜드의 이사회 결의를 거쳤다. 기부를 결정하는 이사회 결의에서 일부 이사가 기권을 하고 그것이 이사회 회의록에 기재가 됐다. 후에 강원랜드 측은 이 기부행위를 결의한 행위가 이사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이때 결의했던 이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상법 제399조 제2항과 제3항에 따르면, 이사회의 결의에 찬성한 이사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고,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는 그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사가 이사회에 출석해 결의에 기권했다고 의사록에 기재됐다면, 그 이사는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라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즉, 기권한 이사들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쉽게 말하면, 강원랜드가 태백시에 150억원을 기부한 행위가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결의를 한 이사들도 회사에 손해배상을 하라는 소송이다. 법원은 기부행위에 문제가 있다고 봤고, 이사들의 책임을 인정했다. 물론 결의했던 이사들이 150억원을 모두 배상하는 것은 아니다. 책임은 이사의 임무위반 정도에 따라 손해액은 10~20%로 정해졌다.

 

문제는 이사회 결의에 대해 기권한 이사의 책임이다. 이 사건은 1심과 2심에서 기권한 이사에게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이사가 이사회에 출석해 결의에 기권했다고 의사록에 기재됐다면, 그 이사는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라고 볼 수 없다고 봤다. , 기권한 이사들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최근 이사회의 결의와 관련된 소송이 적지 않다. 필자가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일부 이사가 이사회에서 반대라는 발언을 했는데, 정작 이사회 회의록에는 만장일치로 결의 통과 혹은 이의 없이 결의됨이라고 기재되거나, 찬성·반대 이사에 대한 기재 없이 결의 통과라고만 기재되는 예도 있다.

 

이런 경우 결국 이사회의 녹취 파일 등을 찾아서, 자신이 이사회의 결의에서 반대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해당 결의가 문제되는 시점에는 대개 이사회 결의 후 몇 년이 지나 관련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제 회사의 이사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사실상 고용된 입장에서, 재위촉이 필요한 위치에서 대주주 혹은 오너가 원하는 내용의 이사회 결의를 거부하기는 어렵다. 이사회에 불참혹은 결의에 기권이라는 형태로 문제가 되는 결의를 피해 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최소한 중요한 결의가 있었던 경우에는 해당 이사회 회의록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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