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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南北주도 美지원 냉전해체, 東亞 경제공동 발원

북미간 친서의 ‘흥미로운’ 내용…한반도 주도의 비핵평화질서 기대 

기사입력2019-06-24 11:00
최민식 객원 기자 (newway40@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동아시아신경제이니셔티브 이사장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서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반응이 화제다. 친서를 읽은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내외의 미디어들은 조만간 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이 가동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필자는 미국과 중국, 나아가 러시아와의 협력하에 북핵문제의 해결이 모색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 김정은의 친서와 트럼프의 친서가 교환됐으며, ‘흥미로운 내용을 공유했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북중정상회담 직후에 트럼프의 친서를 곧바로 공개했다는 것이 의미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금번 시진핑의 방북이 미국과 중국의 협의 하의 방북이며, 시진핑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내용을 북한의 지도부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간 연말까지 미국의 계산법이 바뀌는지 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김 위원장과 북 지도부가 북조선 전역에 트럼프의 친서를 알렸다. 태세전환의 신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한·노르웨이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와 관련해 미국이 대강의 내용을 알려줬다.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은 흥미로운 대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위원장은 흥미로운 내용으로 표현했다. 세간의 시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 담았을 내용이 무엇인가에 모이고 있다.

 

새 계산법 접근남북미 워킹그룹통해 남북주도 비핵화 기대

 

과연 흥미로운 내용이란 무엇일까. 몇가지 단서가 있다. 첫째, 새 계산법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지난 1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싱크탱크 행사에서 유연한 접근을 언급하며, 북한 체제안전 문제도 의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리비아식 선비핵화 빅딜이 아니라 유연한 접근이고, 경제제재 이슈가 아니라 체제안전이슈다. 이는 북한이 바라는 새로운 계산법에 접근한 양상이다.

 

둘째 상상컨대, 남북주도의 비핵화다. 조만간 비건 대표가 한국에 오면 판문점이나 평양에서 북측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이때 북미접촉에 남측도 참여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만약 남북미 공동협의가 이뤄지면, 이 자체가 한미워킹그룹에 북을 더해 남북미워킹그룹이 될 것이다. 여기에서 남북 비핵화 합의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가 합의된다면, 이는 남북 주도-미국 지원의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되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은 ‘흥미로운 대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위원장은 ‘흥미로운 내용’으로 표현했다. 세간의 시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 담았을 내용이 무엇인가에 모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이번 친서로 뭔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사진=AP/뉴시스>

 

필자는 남북주도의 비핵화를 높이 기대한다. ‘한반도 평화 운전자론은 가동되고 있다. 일부 보수주의자들이 운전자론 자체를 가당치도 않고 실패할 뿐이라고 폄훼한다면,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한미워킹그룹을 두고 미국의 하수인이냐고 비난한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최고 실무책임자들이 쉴 새 없이 작업중인 한미워킹그룹은 효과적이다. 때로는 자국내에서 전략을 꾸려내고, 때로는 주변 강국들의 지지를 구하며, 때로는 북측과 물밑협상을 진행한다. 최근 대북 쌀지원은,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결정된 사안이다. 이를 그간 반대해 온 북측이 왜 수용하기로 한 것인지 잘 보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남북 주도-미국 지원의 한반도 비핵화를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사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소위 민족 내부사업이다. 미국이나 유엔의 제재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미국과 공조하에 미국의 지지를 얻어내면서 하려고 하고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남과 북의 비핵화 진행과 연동해 가동될 수 있는 사안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합리적이고 지혜롭다.

 

한반도 냉전의 해체는, 우리민족끼리 식의 외세를 배척하며 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외세가 마음대로 결정할 일도 아니다. 더군다나 주변 강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따라서 남북의 연합적 주도와 미국의 지원이 결합된 방식이 현명하다. 물론 매단계 마다 주변 강국들의 협조적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

 

남과 북이 영변핵 플러스 알파로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결정한다면, 이때 한미워킹그룹이 미국내 강경파의 방해를 극복하고 즉각 한국과 상의해 결정할 수 있는 통로로서 기능할 것이다. 이는 다른 과제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 비핵화의 진전과 평화협정체결, 비핵화와 대북제재의 해제,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 북한의 개혁개방과 국제적 지원, 한반도 신경제와 동아시아 신평화경제체제에 이르기까지. 남북이 연합해 제안하고 추진하면 미국이 이를 지지하고 주변 강국들이 지원하는 방식이 작동될 것이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예를 들면, 남북이 종전선언의 초안을 만들고 남북미 워킹그룹에서 최종안을 만들며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한다. 이후 중국까지 포함해 4자 평화협정을 체결한다. 나아가 미일중러-남북이 함께 6자회담 틀을 통해 동아시아평화안보협정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고 23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친서를 받고,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밝혔다.<출처=노동신문/뉴시스>

 

한반도가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건설하는 발원지가 될 것

 

남북이 연합해 한반도가 스스로 평화경제지대로 전환한다.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고 스스로 역사를 개척한다. 한반도가 비핵 평화질서를 주도한다는 것, 한반도가 동아시아 냉전질서를 해체하는 주동력이 된다는 것, 한반도가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건설하는 발원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여년 전, 아니 백 오십여년전 동아시아는 구미 열강과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에 의해 불평등 강제조약의 노예가 돼야 했다. 1841년의 아편전쟁과 난징조약으로 청나라의 중국이 그러했으며, 1905년의 카츠라-태프트 밀약과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한반도가 그러했다. 영국은 열강의 첨병이 돼 아시아를 침탈했고, 일본은 열강의 후미에서 아시아 제패를 꿈꿨다. 미국은 2차대전 후 얄타체제를 구축하고 서독을 통해서 유럽을, 일본을 통해서 아시아를 지배해왔다.

 

열강들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강제한 질서란, 값싼 노동력과 자원을 수탈하고 값비싼 그들 상품의 소비자가 되는 것이었다. 때로는 경제식민지를 민족자결로 위장하고 때로는 패권국에의 종속을 반공자유주의로 포장했으나, 본질은 불평등 질서다. 이 질서는 근본적으로 잘못됐고, 아직까지 아시아의 그늘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의 30년은 어찌 해야할까. 2050년 바람직한 새로운 아시아를 상상하는 것은 자못 그 즐거움이 크다. 무엇보다도 아시아가 아시아를 직시할 일이다. 중국을 위시해서 인도와 동남아 신흥국이 크게 발전할 것이다. 일본도 경제력이 유지될 것이다. 한반도는, 2050년 일본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된다.

 

이들 아시아의 국가들이 어떤 국제질서를 형성해야 할까. 100년전 세계 열강들이 강제했던 제국주의 질서나 우열과 같은 극단적인 단극의 패권질서는 아니다. 발전을 넘어 성숙한 문명국들 간의, 우애와 공영의 세계질서다.

 

그 시작을 한반도가 하자. 향후 한반도 평화경제체제를 당사자인 남북한이 연합해 건설해 나가고 주변 국가들이 받아들이며 지원한다면,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 또한 그리해야 할 일이다. 동아시아 국가들 스스로가 나서고 세계 각국의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한반도가 아시아를 깨우고, 아시아가 세계를 깨우는 연쇄 성찰과 역사의 진화를 이뤄낼 때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동아시아신경제이니셔티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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