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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허락없이 컴퓨터에 ‘폰트파일’ 깔았다면

저작권법 위반…프린트물·간판 등 ‘폰트도안’은 보호대상 아냐 

기사입력2019-10-01 09:14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협회 이사
한참 유행하다, 그 수가 적어졌다 싶더니 폰트와 관련된 저작권 침해 경고장이 다시 눈에 띈다. 폰트파일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업체에서 당신이 나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이다.

 

이 폰트파일 저작권 침해 경고장은 연예인 사진을 무단으로 블로그에 올려서, 경고장을 받고 합의절차를 진행하는 퍼블리시티권경고장과 함께, 대표자를 굉장히 불편하게 만들었던 우편물 중의 하나다. 사실 연예인 사진을 무단으로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올려 회사 홍보목적으로 사용한 것은 초상권이나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맞다. 이걸 가지고 갑질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 폰트 저작권문제는 좀 다르다.

 

예전에 한 업체가 돌아다니면서, 자신들이 저작권을 가진 폰트로 만든 도안을 사용한 간판의 사진을 찍어 무차별적으로 내용증명을 보낸 적이 있었다. , 당신 회사의 간판은 우리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폰트를 사용했으므로, 배상을 하든지 폰트를 구입하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폰트도안, 즉 폰트파일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간판과 같은 결과물은 저작권법상의 보호대상이 아니다. 저작권법에서 인정하는 보호대상은 폰트도안이 아니라 폰트 파일자체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의 ‘WINDOWS’ 폴더에 들어가 보자. 거기에 ‘Fonts’라는 폴더가 있다. 이 폴더를 열어보면, 내 컴퓨터에 깔려있는 폰트의 종류가 보일 것이다. 이 폰트파일은 대개 ○○○.ttf’형식의 확장자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 파일 하나하나가 모두 프로그램 저작물이다.

 

폰트파일은 운영체제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것 외에도 별도로 구입해서 설치하거나,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자동으로 설치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 하나하나가 모두 저작권의 보호대상이라고 보면 된다. 쉽게 설명하자면, 폰트파일을 가지고 만들어진 프린트물 등의 폰트도안은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나, 내 컴퓨터에 저작권자의 사용허락이 필요한 폰트가 깔려있다면 이 자체가 저작권법 위반이 되는 것이다.

 

폰트도안, 즉 폰트파일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간판과 같은 결과물은 저작권법상의 보호대상이 아니다. 저작권법에서 인정하는 보호대상은 폰트도안이 아니라 ‘폰트 파일’ 자체이기 때문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내가 우리 회사의 로고를 만들어 달라고 외주업체에 맡겼는데, 그 외주업체에서 저작권 위반 폰트파일을 사용해서 만든 결과물을 보내주었다고 하자. 그러면 그 외주업체는 저작권 침해를 한 것이지만, 나는 저작권 침해를 한 것이 아니다. 폰트파일을 사용해서 만든 결과물은 죄가 없다.

 

폰트파일의 저작권 침해가 문제됐을 때 책임 범위

 

일단 회사에서는 문제가 터지면, 대표자가 최종 책임을 진다. 그런데 사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특히 디자인과 관련된 업종이 아니라면 이런 소소한 부분까지 모두 챙기기는 쉽지 않다. 특히 직원이 많아질수록, 컴퓨터 안에 깔려있는 프로그램 관리가 쉽지 않다. 대기업이 아닌 이상, 직원들이 회사 컴퓨터에 저작권을 위반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했는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직원들이 만든 콘텐츠가 다른 사람의 저작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도, 일이 터지기 전에는 알기 어렵다.

 

내 컴퓨터에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폰트파일이 깔려 있는 것이 문제가 된 경우, 가장 많이 보이는 반응은 전 폰트파일 설치가 저작권 침해인지 몰랐어요라는 대응이다. 하지만, “잘 몰랐다는 말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는다. 법률에서 금지되는 것을 몰랐다고 해서, 법률을 어겨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저작권법을 위반한 경우,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이 모두 문제된다. 형사적으로 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민사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조직적으로, 고의적으로 폰트파일을 사용해서 저작권 침해를 한 것이 아니라면, 형사책임이나 민사책임이 크지 않다.

 

먼저 형사책임을 살펴보면, 단순 폰트파일 사용으로 인한 저작권법 침해는 대부분 교육조건부 기소유예처분을 받는다. 검사가 판단해서 일정기간 저작권 교육을 받는 것을 조건으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다. , 큰 처벌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소유예라는 처분을 받은 전력은 남는다.

 

민사책임도 대부분의 경우, 배상액이 크지 않다. 다만, 소송에 대응을 하는 것이 번거로울 뿐이다. 그래서 보통 저작권자와 형사적인 합의를 하면서, 민사문제까지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을 택한다.

 

위반 사실이 확인된 경우, 대표자가 취해야 할 방향은 두 가지다. 민형사 책임을 지는 것을 감수하고 전진하느냐, 아니면 합의를 진행할 것인가다. 변호사로서의 의견을 말하면, 웬만하면 합의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 특별히 상대가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하는 말이다. 특히 형사적으로 좋지 않은 기록이 남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경미하다 할지라도 언제 어떻게 나를 겨누는 칼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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