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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임차인과 계약 요구했는데 임대인 거절하면

정당한 사유없이 ‘권리금’ 방해하면, 임대인에게 손해배상 청구 

기사입력2019-12-17 12:00
정하연 객원 기자 (myungkyungseoul@naver.com) 다른기사보기

상가변호사닷컴(법무법인 명경 서울) 정하연 변호사
임대차기간이 끝나면 재계약할 의사가 없으니 가게를 넘겨주세요.”

 

임대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명도 통보를 받게 되면, 가게에서 영업을 해오던 임차인은 말 그대로 청천벽력이다. 계약을 처음 할 때만 해도, 임대인은 월세만 잘 낸다면 하고 싶을 때까지 계속 임차를 해준다고 했었는데, 10년이 지나니 이제 와서 나가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임대인의 요구는 법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임대인도 소유물인 가게를 자신의 계획에 따라 사용할 권리가 있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서는 10년의 임대차기간이 지나면 임차인을 내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게의 임차인은 어떻게 되는 걸까? 장사를 하기 위해 투자한 시설이나 인테리어 같은 것들은 떼어서 가지고 나올 수도 없는데, 아직도 충분히 쓸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버리고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이전의 임차인에게 권리금도 주고 들어갔는데, 그것은 누구에게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오래 장사하기 위해 투자한 것이 많은데, 고작 10(법 개정 전에는 5)만하고는 나와서 다른 곳으로 가 다시 인테리어하고 손님을 모으는 일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는가.

 

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위의 임차인은 맨몸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가 정답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2015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새로 들어왔다.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고 나가는 것을 방해한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직접 권리금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사진=뉴시스>
즉 이전에는,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만료한 경우 임대인의 협조 없이는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개정된 법에 따르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고 나가는 것을 방해한 경우, 임차인에게 직접 권리금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고 나가지 못하게 된다면, 일정한 요건 하에 임대인에게 그만큼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고 나갈 수 있는 과정은, 먼저 임차인은 가게를 넘길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기로 약속한다. 그 뒤 새로운 임차인이 그 가게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줄 것을 요청한다. 임대인이 계약을 체결해주면 임차인은 약속한 권리금을 받고 나오면 된다. 그러나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새로운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해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고 나갈 수 없게 되면, 그때는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 임차인이 일정액 이상의 월세를 내지 않았거나 가게가 있는 건물이 재건축해야만 하는 사정이 있는 등 일정한 경우에는 임대인도 손해배상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화를 꾀하고 있다.

 

위 조항의 신설로 인해 임차인은 그동안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던 권리금을 일정한 요건 하에 보호받을 수 있게 되는 큰 변화가 있었지만, 임차인의 보호 강화와는 반대로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에 대한 부당한 제약이라는 비판적인 입장도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근로자 중 자영업자의 비율은 2017년 기준 21% 정도로 최근 지속적으로 그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상가건물의 임차인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 내수 경기침체, 인건비 부담 증가와 더불어 보증금과 월차임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권리금 제도의 신설과 임대차기간 연장 움직임으로 임차인들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이길 바라며, 앞으로도 임차인과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가 조화를 이루며 상생해 나갈 수 있는 슬기로운 방안을 모두 함께 찾아 가야 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상가변호사닷컴 정하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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