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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삼성 ‘무노조경영’ 폐기, 이재용 스스로 말해야

불법적인 노조파괴, 이병철·이건희에서 비롯된 폐단 

기사입력2019-12-19 18:45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파괴 사건 1심 선고에 대해 “검찰은 노조 파괴공작이 집중됐던 2013년 하반기에 삼성그룹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던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과 이건희 회장 등 총수일가를 기소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진=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18일 내놓은 공동입장문 속 한 줄이다. 17일 1심법원이 삼성전자 임직원의 노조파괴 혐의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한 이후 나온 삼성그룹의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폐기선언”으로 해석한다. 입장문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를 노조파괴 재발방지를 위한 다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불법행위이니 지속해서는 안되는 게 당연하다. 

노동조합을 허용하겠다거나,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겠다는 구체적인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다. 단지 노조파괴를 하지 않겠다고 해석될 수 있는 수준의 말을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무노조 경영 폐기선언으로까지 확대 해석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먼저, 무노조 경영이 노조파괴 등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이뤄질 수 없다는 논리에 근거한 추론이다. 사실 노조를 만드는 것은 헌법상의 권리이기 때문에, 합법적으로는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두 번째로, 지금껏 수십년간 삼성그룹이 무노조 경영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노조파괴 등 불법적 수단의 결과였다는 진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유가 어찌됐든 삼성그룹의 자업자득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에 대한 파괴공작은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로 확인된 사실이다. 1심이지만,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강경훈 미래전략실 부사장 등 최고위층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책임소재가 충분히 밝혀졌는지는 의문이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검찰은 노조 파괴공작이 집중됐던 2013년 하반기에 삼성그룹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던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과 이건희 회장 등 총수일가를 기소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무노조 경영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무노조 경영은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건희 회장 재임 당시부터 알게 모르게 유지했던 삼성의 ‘원칙’이다. 지금, 삼성그룹에서 이재용 부회장 외에는 이 원칙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할 힘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까지 이 ‘원칙’이 삼성을 지배해왔다면, 그로 인한 불법적인 노조파괴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는 어려운 질문이 전혀 아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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