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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지금은 당근보다 채찍을 사용할 때

검찰개혁안에 순응하기 싫은 검사, 입 다물고 그냥 나가라 

기사입력2020-01-15 18:32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윤석열 사단 대학살’, 최근 검사장급 인사에 대한 극우·보수 정치권 및 언론의 평가다.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신문기사 제목을 보면서 불편했지만, 그렇게 볼 구석도 있다고 이해했다. 청와대를 겨냥한 울산시장 선거 관련 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수사하는 지휘관 모두를 내쳤으니. 그리고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검사장급 인사에 대한 부정평가(47.0%)도 긍정평가(43.5%)를 앞섰다(오차범위 ±4.4%p). 

시간이 지나 공수처 설치·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안이 제도로 안착되면, 국민여론이 바뀔 수 있기에 괘념치 않으려 했다. 하지만 이제 생각을 바꿨다. 온갖 궤변과 억지를 동원해 국민을 호도하면서,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주의자’가 너무 설쳐서다. 치외법권 지역에 검찰을 두고 싶은, 이른바 잘나갔던 검사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일선 검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해졌다. 검찰 스스로 자정능력을 갖췄고, 검찰개혁의 주체로 설 수 있다는 판단은 틀렸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4일 오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신임 부장검사 리더십과정 강화프로그램 일정을 마친 후 차량으로 이동하자 배성범(왼쪽) 법무연수원장, 김웅(뒷줄 왼쪽 두 번째) 연수원 교수 등이 배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한국일보 제공>
김웅 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의 변이 가관이다. “수사권 조정은 거대한 사기극이고,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라고 했다. 이 궤변을 지지하는 검사·수사관의 댓글이 500개를 넘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를 독재정권과 등치시키는 골수 공안검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검찰버전이다. 그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연수원 성적도 상위권이어서 검사에 임용됐다. 자칭 엘리트라는 검사의 논리가 이 정도밖에 안된다 게 놀랍다. 사기극이고 음모로 결론을 내려면 논거를 대야지. 주장과 구호만 앞세우라고 누구한테 배웠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수사권조정안이란 것이 만들어질 때, 그 법안이 만들어질 때, 패스트트랙에 오를 때, 국회를 통과할 때 도대체 국민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김웅 검사는 이렇게 질문하고 “국민은 어떤 설명을 들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국민이 이 제도 아래에서 어떤 취급을 당하게 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국민 알기를 무지몽매에 핫바지로 대해도 유분수지. 검찰개혁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이후 1년 내내 국회와 광장에서 치열한 찬반논쟁이 있었다. 검찰개혁안에 대한 셀 수 없이 많은 여론조사,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자유한국당, 이 모든 사건을 김웅 검사는 기억하지 못하나. 바로 지금 50%가 넘는 국민이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찬성하고, 약 40% 국민이 반대한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찬성한다는 여론은 차치하더라도, 국민 10명 중 4명은 알지도 못하면서 반대한다고 주장하나. 김웅 검사, 모르면 알려고 애를 써야지. 국민 모두를 우매한 대중으로 만든다고, 자신의 무지가 감춰지지 않는다.   

김웅 검사는 “권력기관을 개편한다고 처음 약속했던 ‘실효적 자치경찰제’, ‘사법경찰 분리’, ‘정보경찰 폐지’는 왜 사라졌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리고 “그토록 소중한 아이가 사라졌는데, 왜 실종신고조차 안 합니까?”라며 스스로 답을 냈다. 옆에 있는 아이는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자신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아이를 현실에서 찾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무소불위 권력에 취한 나머지, 눈과 귀 모두를 닫아버린 김웅 검사. 수많은 김웅이 검찰조직에서 자리를 꿰찬 현실이 통탄스럽다.  

김웅 검사가 실종됐다고 주장하는 자치경찰제 도입, 그것을 골자로 한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은 이미 지난 3월 국회에 발의됐다. 개정안은 수사권의 일부를 자치경찰에 이관하도록 해, 국가경찰의 권한을 축소했다. 경찰의 자의적이고 광범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제한하는 경찰직무집행법개정안도 소관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아이가 사라진 게 아니고, 자유한국당 등 극우세력이 인질로 잡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온 국민이 아는 사실을 김웅 검사와 그 추종자들만 모른다. 

진심으로 아이를 소중하게 생각했는지도 의문이다. 그랬다면 경찰개혁안 국회통과를 위해 정부여당과 협상하도록 자유한국당을 압박했어야 했다. 그 골든타임에 검찰은 검찰개혁안 저지를 위해 국회를 뻔질나게 들락거렸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서민은 불리하고, 국민은 더 불편해지며, 수사기관의 권한은 무한정으로 확대되어 부당하다”고 했다. 반복해 말하지만 서민이 어떻게 불리하고, 국민에게 어떤 불편이 있는지, 김웅 검사는 말하지 않는다.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검경수사권 조정안 핵심은 양 권력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이다. 아울러 수사권 조정안에는 경찰의 권한남용을 통제할 장치가 곳곳에 있다는 사실도 분명히 해둔다.

“비루하고 나약하지만 그래도 좋은 검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며 “권세에는 비딱했지만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에는 혼과 정성을 바쳤다”고 했다. 그러니 자신의 진심을 이해해 달라고 한다.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혼까지 바쳤다는 김웅 검사, 검찰조직 내 그를 칭송하는 검사·수사관이 최소 500명 이상이다. 정말 이들이 좋은 검찰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지금처럼 커질 수 없었다. 그래서 김웅 검사와 그 동조자 모두를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검찰 가족 여러분,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마라. 봉건적인 명에는 거역하라”며 ‘잠깐의 영화’를 위해 “평생의 더러운 이름이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인사·보직에 연연한 당사자는 김웅 검사와 적지 않지만 그를 따르는 검찰주의자 일부다. 대다수 일선 검사는 인사·보직과 무관하게 국민의 봉사자로서, 맡은 바 소임을 지금도 충실히 이행한다. 일선 검사들에게 주제넘은 소리하지 말고, 개혁된 검찰체제에 순응하기 싫으면 그냥 나가라. 

극우·보수 언론 일부가 김웅 검사의 궤변을 전하면서, 검찰 내부 반응을 부풀려 ‘검난’을 선동한다. 검사라고 난(亂)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검찰기득권 수호만을 위한 검란은 설득·타협이 아닌 진압의 대상이 될 뿐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검찰주의자 일부와 보수·극우 정치권 및 언론의 협박에 굴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당부한다. 목전에 이른 검찰 정기인사, 필요하다면 ‘대학살’ 수준 이상의 물갈이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검사만을 위한 검찰이 아닌 국민의 검찰로 재편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수단은 당근이 아닌 채찍이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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