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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사업자 탐욕 단죄없이, 부화뇌동하는 정부

재건축시 집주인 분양권, ‘2년 실거주 요건’ 완화 시도 당장 중단해야 

기사입력2020-06-24 17:55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꿈틀거리는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선제조치라는 평가를 받는 ‘6·17 부동산대책’. 근본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많지만, 늘 뒷북친다는 조롱만큼은 이번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6·17대책 발표 후 1주일도 안돼, 보완이란 명분으로 정부가 뒷걸음질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6·17대책 중 보완대상으로 거론되는 부분 중 하나는, 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새 아파트 분양권 수령 요건이다. 6·17 대책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내 아파트 재건축시, 집주인이 분양권을 받기 위해서는 ‘조합원 분양 신청시’까지 실거주 2년 요건을 갖춰야한다. 이 경우 장기 임대사업주택으로 등록한 일부 집주인은 실거주 요건을 구비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고, 이에 정부가 예외적용 방안을 찾고 있다고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실태 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경실련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 윤순철 사무총장, 김헌동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사진=뉴시스>
쥐가 고양이 먹거리를 챙겨 줘야한다고 강요하는 꼴이다. 다주택자인 정부 관료들과 짬짜미라도 해서 떡고물이라도 취할 요량이 아니라면, 그래선 안된다. 자기 몸뚱이조차 뉘일 쪽방도 없는 서민의 마음을, 정부가 먼저 헤아리지 못하면 주택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청년가구(만20~만34세) 가장이 300만원을 벌어서 60만원을 매월 임대주택사업자에게 바치는 현실을 당연시해선 부동산투기는 근절되지 않는다. 임대주택사업자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2년 실거주 요건까지 완화해주겠다는 관료의 발상 자체가 놀랍다. 

실상을 보자. 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법에 따라 시작에서부터 마무리되기까지에는 통상 9~10년 이상이 걸린다. 재건축 기본계획수립(24개월)·재건축추진위구성(12개월)· 조합설립인가(13개월)·사업시행인가(9개월) 기간으로 54개월이 소요되고, 이후 시공·준공·입주 기간으로 50개월이상 더 필요하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추정이다.  

이런 현실에서 재건축대상 아파트 집주인은 사업시행인가 시점(4년5개월) 직후 조합원 분양 신청을 하면, 새 아파트 분양권을 받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집주인에게 요구되는 재건축시 2년 실거주 요건은 이 기간 동안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2년 한도 내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재건축추진위구성 또는 조합설립인가 기간 중에 재건축대상 아파트를 구입하고, 이를 임대해 준 집주인은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재건축이 사실상 개시된 후 아파트를 사들인 투기꾼의 탐욕마저 보호할 정도로 정부 곳간이 넘쳐나지 않는다. 2년 실거주 요건 완화를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중지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강남 특정 아파트를 거론하며, 전세난이 기정사실화될 것처럼 호도하며, 세입자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극우·보수 언론의 행태 또한 중단해야한다. 물론 재건축대상 아파트 집주인이 실거주 요건 충족을 위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는 임대차보호법에 정한 절차에 따르면 될 일이다. 그리고 강남 특정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낮지 않기에 다소의 불편은 있겠지만, 대체주택 마련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예외적인 몇몇 사례를 이유로 부동산투기 억제책 자체를 후퇴시켜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임차인의 안타까운 처지를 지금이라도 공감한다면, 극우·보수 언론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기한을 장기간 또는 무기한 보장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사설이어야한다.  

사소한 문제가 이처럼 논란으로까지 번진 최종책임은 정부에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기간 중 중위값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52% 올라, 박근혜(29%)·이명박(-3%) 정부 당시와는 비교조차 안된다는 뼈아픈 지적이 시민단체에서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만 아파트값 폭등에 따른 불로소득이 493조원에 달하고, 불로소득 불평등 격차도 더 벌어졌다. 소득 3분위 가구(5분위별 가처분소득 기준)가 지금 시점에서 서울 중위값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22년이 걸린다. 반면 이명박 정부 말기에는 13년, 박근혜 정부 말기 시점에는 15년이면 같은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었다. 촛불혁명을 통해 극복하고자 했던 박근혜·이명박 정부 당시보다, 서민의 주거권이 불안정해졌다는 비판을 곱씹어 봐야한다.

문재인 정부에 당부한다. 주택을 거주의 공간으로 제한하고, 투기와 축재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는지 돌아봐라. 분양가상한제 도입, 보유세 대폭 강화, 임대주택사업자 특례 폐지, 공시지가 현실화 등 부동산투기꾼을 단죄할 수단은 차고 넘친다. 그런데 정작 손에 쥔 칼은 사용하지 않고, 일부 예외 사례를 핑계로 이미 발표한 투기억제책마저 완화하려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재건축시 2년 실거주 요건에 예외조건을 추가하겠다는 시도, 당장 중지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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