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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상 대주주 범위 축소, 부자감세와 다름없다

민주당, 주식투자자에게 관대 vs 저임금노동자에게 가혹 

기사입력2020-10-13 00: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저임금노동자의 최저생계비 보전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에는 지독하게 인색한 문재인 정부다. 그런데 이른바 개미를 사칭한 주식투자자에겐 지나치게 너그럽다. 엄밀히 말하면, ‘슈퍼부자에 근접한 주식투자자들이다. 이들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애정이 이처럼 깊은 줄 정말 몰랐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기로 결정한 것은 2017년이지만 그사이에 금융세제 변화, 코로나19 사태 등 변경된 사정이 있다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대주주 요건 완화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책결정에서 동학개미라는 개인투자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시행 예정인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에 자산소득과 근로소득 간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혁입법이다. 3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가 주식을 매도할 경우, 양도차익의 2233%를 세금으로 부과하겠다는 개혁안이 주식투자자의 반발을 넘지 못하는 모양새다.

 

핑계가 좋아 개미투자자다. 예금·부동산 자산을 제외한 주식자산이 10억원인 투자자가 어찌 개미인가. 그것도 한 회사 투자금액이 10억원 이상이어야 대주주 요건을 충족한다. 예컨대 삼성전자 주식 99000만원에, 현대자동차 주식 99000만원 보유 등 복수 회사에 각각 10억원 미만씩 지분을 보유하면, 수십억원 이상 투자해도 대주주 과세대상에서 빠져나간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마친 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사진=뉴시스/공동취재단 제공>

 

개미를 참칭한 주식투자자에 대한 민주당의 배려는 이게 끝이 아니다. 내년 4월 시행예정인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대주주 해당 요건 판단시 주식투자자 본인을 포함 배우자·자녀·부모·조부모·외조부모·손자녀 등 가족이 보유한 주가를 합해서 계산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 규정에서 가족합산개인보유로 바꾸자고 요구했고, 정부가 이를 수용한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지난 7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내부적으로 가족합산 방식을 대신해, 인별합산으로 바꾸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회사 주식을 3억원 초과 10억원 미만 보유한 개미(?)에게 사실상 특혜를 보장하려고 한다. 주식보유분 판단방식도 개인보유가 아닌 가족합산 방식으로 변경, 수십억원 이상 주식투자자도 대주주 과세대상 명단에서 제외한다. 과세형평성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시행조차 되지 않은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얻는 정부·여당의 실익도 그리 크지 않다. 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특정 종목의 주식을 ‘3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으로 보유한 주주는 8861명에 불과하다.

 

주식투자자에게 한없이 관대한 정부. 지난 7월 정부·여당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마련, 2023년부터 적용되는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금액을 5000만원으로 정했다. 당초 기획재정부가 설정한 비과세 기준금액 2000만원을,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와 소액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5000만원까지 올렸다. 주식투자만으로 5000만원 이상을 버는 이들을 개미로 규정하고 보호하는 게 사회통념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아울러 불로소득이나 진배없는 주식투자 수익 5000만원에 전혀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게 조세정의에 반하지 않는지 또한 물음표다.

 

실체도 불분명한 개미로 치장한 주식투자자가 떼를 쓴 결과, 정부·여당은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상향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주주 요건 해당자를 대폭 축소함으로써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의 근본취지마저 부정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정이 변경됐다지만,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계층은 저임금노동자,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사회취약계층이다. 단일 종목 3억원 이상 주식투자자가 손해를 봐서 사회문제가 됐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란 미명으로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은 상위 1% 주식투자자만을 위한 부자감세법과 다름없다. 부자감세를 공공연한 기치로 내걸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에서 해서는 안되는 일, 지금 당장 중단해야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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