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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녀올게” 그 약속 꼭 지키게 해야 한다

기업 규모가 작다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지켜지지 않아도 되나 

기사입력2021-01-13 12:30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내놨다. 교통사고와 자살 그리고 산업재해에 따른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이다. 대한민국 자살률이 OECD 1위라는 오명은 오래됐다. 교통사고 사망률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한민국 사망 원인 상위권에 있다여기에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수 절반 감축을 포함시킨 것은 그만큼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위험요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은 임기 시작 5개월여 만인 201710월이다. 대통령 임기가 마무리되는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밝힌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2018년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971명이다. 20121134명에서 소폭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하기 어렵다. 정부의 계획과는 달리 작업현장에 영혼을 묻어야 했던 노동자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잠정치 수치를 보면, 2020년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860여명이다. 이는 2019855명을 웃도는 수치다.

 

2022년까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이번 정부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2017년 당시 사고 사망자 수가 1000명에 육박한 것을 감안하면, 500명까지 낮춰야 하지만, 남은 1년여 만에 달성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회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노동현장을 담보하겠다는 취지에서 제정 작업에 들어갔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지난 8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단순 행정을 넘어, 실제 책임자 규정 등 본질적인 기반이 마련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대안)이 가결됐다.<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하지만 우려가 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8일 당일 성명서를 통해 제정법이 노동자,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흔쾌히 답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편법과 꼼수를 통해 중대재해를 유발한 자들이 법의 그물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뻔히 보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가장 약한 고리가 5인 미만 사업장의 적용제외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적용유예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규모가 있는 기업마저 50인 미만, 5인 미만으로 사업장을 쪼개서 법을 무력화 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결국 목표 수치도 맞추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2022년이 지난 뒤에도 목표를 달성할 만한 제도마저 갖추지 못했다.

 

11일 폐플라스틱 재생업체에서 상시 노동자로 근무하던 50대 노동자가 현장에서 플라스틱 파쇄기에 팔이 끼어 목숨을 잃었다. 업체는 5인 미만 사업장이다. 당시 고인이 된 노동자 혼자 근무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1조로 근무한다는 안전수칙도 무용지물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늘 또다시 일터에서 노동자가 사망해도 소규모 기업의 경영자에게는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근로자가 채 50인이 되지 않는 중소기업에 다닌다는 이유로 그 목숨은 하찮은 것인가.

 

덧붙여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사유가 하나 더 더해지기도 했다.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 경제를 진정으로 이루고 싶다면, 중소기업 경영자 봐주기 정책이 아닌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해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임금 격차도 서러운 마당에 소기업이라서 생명을 보호받지 못한다면 중소기업 인력난 또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아침 길을 나서는 모든 노동자가 “다녀올게”란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정부는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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