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1/12/02(목) 17:24 편집
스마트복지포털

주요메뉴

스마트CFO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오피니언칼럼

위험 방치…이전 정권과 무엇이 달라진 것인가

노동현장에서 과로해 죽고, 떨어져 죽고, 깔려서 죽어서는 안된다 

기사입력2021-05-26 15:14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노동자의 연이은 죽음에 노동이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공약이 무색하다. 하루가 멀다 않고 택배노동자의 과로사가 이어지더니, 이번에는 항만노동자들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이 꼬리를 문다. 하루 2.4명꼴로 숨지는 산업재해 희생자 통계는 전 정권에 비해 나아진 게 없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노동자는 여전히 과로해 죽고, 끼여서 죽고, 떨어져서 죽는다. 정치권이 그 때마다 고개를 숙이며 하는 말도 같다. ‘제대로 바꿔보겠습니다.’ 거짓말이다. 제대로 바꿨다면, 이런 죽음들은 이어지지 말았어야 한다.

 

평택항 부두에서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이선호씨의 죽음 뒤에는 온갖 불법 노동계약이 있다. 안전보다는 비용절감이 먼저였고, 사고에 대한 예방과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불법 하도급계약도 있었다. 지난 23일 부산항에서 지게차에 깔려 숨진 노동자의 죽음. 법으로 신호수를 배치하게 돼있지만, 현장에는 작업지휘자나 신호수가 없었다. 비용절감을 위해 필수인력마저 줄이고 하도급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노동현장의 고질적 관행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러기에 노동자의 산재는 대부분이 인재이고, 안전 무대책이 만들어낸 자본의 타살이라 할 수 있다.

 

그걸 막아보자고 만들자는 게 중대재해처벌법이다. 국회는 이 법을 지난 18일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내년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누더기 수준이란 비난을 면치 못한다. 지난해 산재 사망자 882명 중 352명이 5인 미만 사업장, 402명이 50명 미만의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1월에 통과된 중대재해처벌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다. 50인 미만의 사업장에도 시행을 3년 유예했다. 외주와 하도급, 파견근무가 일상화된 노동현장에서 이런 법안 내용으로는 대기업 사업주의 책임도, 하청업체나 외주업체의 책임도 묻기 힘들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지난 12일 오전 고(故) 이선호씨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을 찾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과거 정권에서 노동자의 노동은 자본의 컨베이어 부품처럼 취급되어 왔다. 저임금과 손쉬운 해고, 위험의 외주화는 기업 경쟁력 수단으로 포장돼 국민들에게 공공연하게 강요됐다. 이를 바꾸겠다는 건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국민의 호주머니를 채워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게 소득주도 성장론이었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서 손쉬운 해고를 막는다고 약속했다. 목숨보다 귀한 것이 없다며 노동 안전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도 김용균 참사 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그러나 소득주도 성장론은 좌초됐고 정규직화 의지도 퇴색됐다.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구호 아래서도 하루 두세명의 노동자가 죽어 나간다.

 

노동현장의 과로와 위험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과로와 위험을 방치해선 안된다. 정부와 정치권이 제대로 된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노동자의 어이없고 참혹한 죽음들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정치권, 언제까지 죽음에 머리 숙이며 빈 다짐만 계속할 것인가?

 

노동자가 위험에 내몰리는 건 위험한 노동정책이 있기 때문이고, 위험한 노동정책은 정권과 여당에게 가장 큰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과거 정권에서 기업을 대변해 노동자에게 고통을 강요하던 노동정책과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의 차이는 무엇인지 결과를 놓고서는 설명되지 않는다.

 

죽음을 멈추자. 과로해 죽고 떨어져 죽고 깔려서 죽어서는 안된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말하지 말자. 대기업은 코로나 사태에도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택배회사와 항만물류의 호황, 번만큼 노동자에게 돌려주고 안전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하지 않는 자본들, 정부와 여당이 그들과 한통속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싶은 것인가? (중기이코노미=안호덕 객원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스마트에듀센터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상생법률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상가법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무역실무
  • 부동산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예술별자리
  • 개인회생
  • 무역물류
  • 스마트공장
  • 민생희망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노동법
  • 신경제
  • CSR·ESG
  • 정치경제학
  • 빌딩이야기
  • 글로벌탐험
  • 가맹거래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