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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거래사 하루에 브랜드 111개 등록 이유는

직영점의무 직전 등록 많게는 12배↑…법시행 후 편법양도 의혹제기 

기사입력2021-11-19 00:00

19일부터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는 가맹본부만이 가맹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가맹점주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가맹본부의 운영기준을 강화한 개정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이 이날부터 시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법 시행 직전, 직영점 운영 의무를 회피하려는 정보공개서가 급증했다. 지난 10월의 경우 평상시에 비하면 많게는 12배 이상, 적게는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법 시행 전인 20211118일까지 등록한 가맹사업자에 대해서는 직영점 운영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가맹거래사가 대표로 있는 업체들이 이름뿐인 정보공개서를 무더기로 등록한 정황이 포착됐다. 개정법 시행 후 가맹사업을 희망하는 사업자에게 편법으로 양도하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시장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기이코노미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 신규등록 목록을 분석한 결과, 법 시행을 앞둔 지난 101229개에 이르는 신규 브랜드의 정보공개서가 등록됐다. 평소 100~300건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가맹거래사가 대표인 기업이 신규 브랜드 등록

 

10월 정보공개서 신규등록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동일 상호로 다수의 브랜드를 등록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이 가운데 가맹거래사가 대표로 확인된 기업이 5곳이다.

 

A가맹본부는 202191일 사업자등록을 하고 1022일부터 1118일 사이 총 62개의 가맹사업 브랜드를 신규로 등록했다. 이 회사의 대표는 현재 가맹거래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B가맹본부의 경우 1028일부터 114일까지 총 57개의 브랜드를 등록했다. 그런데 A가맹본부와 B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를 확인한 결과 상호와 전화번호, 주소 등은 달랐지만 두 회사가 같은 번호의 팩스번호를 사용하고 있어 두 회사간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현직 가맹거래사가 대표인 C가맹본부는 1012일부터 1115일 사이 총 54개 신규 브랜드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또 다른 현직 가맹거래사가 대표로 돼 있는 D가맹본부의 경우, 1028일에만 20개의 브랜드를 신규로 등록했으며, 역시 현직 가맹거래사가 대표로 돼 있는 E가맹본부는 92일부터 1116일 사이 20개 브랜드를 신규로 등록했다.

 

가맹거래사가 대표인 F업체는 법 시행 3일전인 11월16일 단 하루만에 무려 111개 신규 브랜드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가맹거래사가 가맹거래법 개정 취지를 훼손

 

이는 법 개정의 취지를 훼손하고, 직업윤리를 저버린 행위일 뿐만 아니라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의 일반현황과 가맹계약의 주요 내용을 기재해 가맹계약 희망자들에게 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데, 가맹사업을 하려면 반드시 공정위에 등록해야 하는 문서다준비가 되지 않은 가맹사업자로 인한 가맹점주의 피해가 증가하면서, 본사가 직영점을 상당기간 운영하면서 사업의 장단점과 매출추이 등을 증명하고, 가맹점을 계약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번 법 개정의 취지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익명을 원한 업계 한 관계자는 직영점 운영 후 가맹사업이 가능하게 한 이번 법 개정은 가맹본부로서 큰 진입장벽이 된다. 이 때문에 미리 등록한 정보공개서를 포함한 가맹사업을, 개정법 시행 이후에 가맹사업을 하려는 자에게 양도하기 위한 업계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신생기업인데다가 컨설팅이 주된 업무인 1개 업체가 동시에 수십개의 가맹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 현실성이 없다는 점에서, 실제로 가맹사업을 직접 할 의도없이 허위로 등록을 한 것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공정위 모니터링하고 있다”…업계 “적극 감시를

 

가맹업계에서는 최근 컨설팅업체와 가맹거래사 등이 이같이 대량으로 정보공개서를 등록하는 사례가 발생해 향후 시장 교란이 우려된다며, 공정위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고 있다.

 

가맹사업 사건을 주로 담당해 온 김도준 변호사(법무법인 신효 대표변호사)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정보공개서의 형식적 요건을 갖춰 등록을 했다면 위법은 아니지만, 법 시행을 앞두고 직영점 운영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가맹거래사가 정보공개서를 미리 다량으로 등록했다면, 향후 해당 정보공개서의 가맹사업을 편법양도를 하든, 직접 가맹사업을 운영하든 가맹거래사를 믿고 계약한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가맹거래에서의 직영점 필요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인 가맹거래사가 법 개정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했다는 것은 업계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며, “입법 미비로 직접 처벌은 어렵다 하더라도 가맹거래법 30조의 가맹거래사는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며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위반되는 일이고, 공정위의 적극적인 행정 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담당자는 공정위에서 법 개정 전 다량으로 등록된 정보공개서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할 것이라며, “정보공개서가 등록돼 있다 하더라도 양도양수를 통해 새로운 가맹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새 법의 적용을 받아 1년 이상의 직영점을 운영하도록 하는 등 공정위의 적극적인 시장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일부 몰지각한 가맹거래사들의 행동으로 인해 가맹거래사 전체의 신뢰가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내부에서의 단속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대해 공정위 전성복 가맹거래과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개정법 시행을 앞두고 모니터링 하고 있다, “정보공개서 등록 추이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가맹거래법에서 규정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한 정보공개서의 등록 취소 가능성에 대해서는 좀 더 상황을 판단해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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