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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갈등…‘노량진수산시장’ 재현?

“영업 힘들다”…“공사·서울시·의회·상인 4자 협의체에서 수습방안 모색” 

기사입력2016-07-26 10:00

26일 오전 10시 가락시장 청과직판시장, 전날 저녁부터 이어진 농수산물 경매를 마치고 상인들이 한숨 돌리는 시간이다. 상가 한귀퉁이에 고단한 몸을 뉘어 쉬는 일부상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새벽에 도매상품을 넘기고 남은 대파를 낮시간에 팔기위해 삼삼오오 모여 갈무리하는 상인들의 조끼에는 ‘가락몰 지하이전 결사반대’라는 글자가 새겨져있다.

 

조끼의 문구중 가락동노량진수산시장으로 대체하면 어디서 본 듯한 풍경이다. 가락동 농축산물시장과 노량진 수산시장, 두 곳 모두 새롭게 단장한 시장으로 입주시키려는 공사와  입주를 거부하는 상인들간의 갈등이 현존하는 곳이다. 입주를 반대하는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과 수협중앙회 직원간의 칼부림 사건이 있었다. 수협이 동원한 용역사 직원들과 상인간의 수차례 이상 폭행 등 충돌이 있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의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이제 그와 유사한 갈등과 반목이 가락시장에서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

 

가락동 청과직판시장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가락몰, 30년이 넘어 낡고 노후했던 가락시장의 시설현대화 1단계 사업을 통해 탄생한 현대식 종합식품시장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2009년부터 3단계에 걸쳐 도매와 소매를 분리하는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 1월 완공한 가락몰은 소매업 중심의 쇼핑몰이다. 가락시장의 직판 및 관련 상인들이 이전하는 곳으로 지난 4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청과직판매장 상인들이 가락몰로 이전하면 공사는 청과직판장 부지에 2단계 사업인 전문 도매시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 1단계 결과물 '가락몰'   ©중기이코노미

 

지하 3층부터 지상 3층까지 구성된 가락몰 지하 1층은 청과시장, 지하2층에는 축산(부산물)시장이 들어섰다. 하지만 지하1층에 입점해야 할 청과직판 상인 660여명 중 320여명은 가락몰 입점을 거부하고 구시장에서 영업을 이어가고있다. 청과직판상인협의회 지상도 부회장은 “30여년간 지상에서 영업해온 상인들을 국가정책이라는 이유로 지하로 몰아넣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국가정책이라면 바닷속으로 들어가라고 해도 따라야 하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 부회장에 따르면 가락몰은 마트형 매장으로 소매영업 방식에 적합한 구조여서 직판상인들이 영업을 할 수 없는 구조다. 수시로 대량의 물건을 상하차해야 하는 도매상과 주차장의 거리가 너무 멀어 불편하다는 것이다. 기존 청과직판장의 경우 4개동에 147개 출입구가 있어 배송·이동시간이 짧아 단시간 내에 주문상품을 상하차할 수 있었다. 반면 가락몰 지하판매장엔 주차장으로 가는 하역장이 3개 뿐이고, 모두 한면에 모여있어 반대편 매장에서 하역장까지 이동시간도 많이 걸린다. 또 지하 1층 주차장에서 1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출입구도 2개뿐이고, 매장 내 이동수단은 무빙워크 2대, 엘리베이터 8대가 전부다. 물동량이 급증하는 시간대에 지하 주차장이 만차가 되면 다른층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나 무빙워크를 이용해야 하는데 많은 양의 물건을 이동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 부회장은 “제시간 안에 납품해야하는 직판상인들에게 시간은 거래처에 대한 신뢰이자 의무”라며 “복잡한 동선이나 길어진 상하차시간이 영업력 저하와 생존권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산한 가락몰 내부풍경   ©중기이코노미

지 부회장은 이어“현재 가락몰로 입주한 상인들은 이전하지 않으면 임대차계약을 파기한다는 공사측의 엄포때문에 옮긴 이들이 상당수”라며 “서울시와 공사가 ‘명품시장’,‘디자인서울’이라는 겉모습만 화려한 현대화라는 옷을 만들어 맞지도 않는 가락시장에 억지로 덧씌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과직판장에서 25년간 영업을 했다는 최정태씨는 “하루 수백대의 차가 오가는 지하1층 주차장의 매연이 환기가 안돼 매장으로 곧바로 들어오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 “직판상인과 종업원 등 3000여명의 종사자와 동시간대 점포별로 손님 2명을 유치한다고 하더라도 약 6000여명의 인구가 이동을 해야하는데 이동수단이 부족해 혼잡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상인들의 영업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기자가 찾아가본 가락몰 지하1층 청과매장은 한산했다. 청과직판매장에서 1개월전 전 이곳으로 이전했다는 과일소매상 김진희(가명)씨는 “하루 만원벌기도 힘들다”며 “기존 단골 손님들 외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빈점포와 영업중인 점포가 혼재된 가운데 한 청과점포가 '가락몰 이전 난 반댈세'라는 팻말을 걸고 영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

식자재납품 도소매업을 하는 한 상인은 “주차장이 너무 불편하다고”고 호소했다. 그는 “주차장까지 멀고 바쁜시간 대에는 통로가 3곳뿐이라 너무 붐빈다”고 말했다. “그나마 소매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단골손님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데 매출이 절반은 줄었다”며 하소연했다.

 

한편 상하차 불편 등 상인들의 주장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를 통해 “매장 및 이동통로 설계시 새벽시간을 포함 물류 과부하 시간대에도 물류흐름이 최적화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전제하고  “그럼에도 상인들이 주장하는 불편 사항중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상인측과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는 구시장에서 계속 영업을 하겠다는 상인들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미이전 상인들을 상대로 명의이전(명도)소송을 내 지난 1월 승소판결을 받았고, 이에 대해 상인들이 항소해 이번 달 28일 재판결과가 나온다”며 “재판결과에 따라 가처분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다만 공사는 법적 조치와는 별개로 상인들과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공사와 서울시, 서울시의회 그리고 상인회측과 4자 협의체를 구성하여 합리적인 수준에서 수습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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