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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사후비용 대책없이 원전 건설에만 매달려

“사용후핵연료 처분·수명연장 비용 무시”…전세계 재생에너지 대세 

기사입력2017-08-03 17:51

새 정부의 탈원전선언에 맞서 보수야당과 관련업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원자력발전의 경제성과 효용성은 그 수명을 다했으며, 에너지정책 축이 재생에너지로 옮겨가고 있어 탈원전이 세계적 추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동국대학교 박종운 교수는 우리나라 에너지정책과 관련 원자력 건설비용과 운영비용, 사용후핵연료 처분비용, 수명연장 비용 등은 무시한 채 오로지 원자력건설에만 치중했다원전은 건설·운영비용 보다 천문학적인 사후비용이 더 큰 문제인데도, 아무 대책도 없이 원전만 건설하려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비판했다.

 

천문학적 사후비용에 대한 대책없이 건설에만 치중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탈원전 정책의 전망과 해외동향’ 정책토론회에서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원전을 줄이고 그 자리를 신재생에너지와 LNG로 대체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시대로 가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공동주관한 탈원전 정책의 전망과 해외동향정책토론회에서 박 교수는 원전 및 재생에너지 국내외 동향이라는 발제를 통해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지난해 우리나라 경주 지진 등으로 인한 원자력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부산광역시 고리, 경주 월성, 전남 영광, 경북 울진 등 4곳에 총 25기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고리원전 1호기가 지난 619일 폐쇄돼 24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우리나라는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원전 설비용량을 보유한 원전밀집도 세계1위 국가이며, 원전부지 주변에 약 550만명의 인구가 밀집해 살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경주지진 이후로 원전안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으며, 지난 대선에서 5명의 주요 후보자들 모두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나 재검토를 주장했다.

 

새 정부는 지난 6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에 이어, 현재 건설중인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발표하며 탈원전 국가를 선언했다. 전세계에서 독일, 스위스, 벨기에 등에 이어 탈원전을 선언한 8번째 국가다.

 

원자력 비중은 줄고, 재생에너지는 2.5%씩 성장하는데

 

박 교수에 따르면 전세계의 원전 발전량 비중은 지난 25년동안 7% 줄었으며, 향후 20년내에 전세계 200여개의 원자력발전소가 문을 닫는다. 건설중인 원전 수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최근 건설중인 60개 원전 가운데 1/3에 해당하는 21개를 중국이 짓고 있으며, 나머지는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등 개도국에서 주로 짓고 있다.

 

전세계 에너지원중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이며, 원자력산업은 지난 30년동안 정체 또는 하락추세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전체 에너지중 25%를 차지하며, 매년 2.5%씩 성장해 5년후에는 30%에 이를 전망이다.

 

박 교수는 전세계 50년의 원자력발전 역사에서 원자력정책은 결국 실패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한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도 문제지만, 수명이 다한 원전의 수명연장 비용, 사용후핵연료 처분비용, 원자력사고 처리비용, 사용후핵연료 처분부지를 정하는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원자력이 가지는 경제성과 효용성은 상실했다는 설명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최근 영구 정지한 고리1호기의 경우, 업계에서는 수명연장 비용을 2000억원 수준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최신 설계와 안전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저평가된 비용이라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프랑스가 원전 1기당 수명연장 비용을 2조원으로 책정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사용후핵연료 처분비용도 문제다. 박 교수는 영구처분장을 건설·유지하는데 12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원전을 해체한 후에도 1기당 연간 100억원의 유지관리비가 들어가며, 사용후핵연료 처분을 위한 부지확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분석이다.

 

2014년 현재 전세계 원전중 153기가 영구 중지됐으며, 2040년까지 150여기가 추가로 멈춘다. 이미 중지된 원전 가운데 40년이상 운영한 원전은 153개중 17개에 불과하며, 136개가 40년안에 멈춰섰다. 원전수명이 평균 40년이 되지 않음에도 수명연장이나 해체를 위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고리 1호기도 40년을 끝으로 수명을 다했다.

 

지금도 원자력 발전단가 높아탈원전과 원전수출도 무관

 

탈원전으로 발전단가가 폭등하고 전기요금이 올라 국민부담이 클 것이라는 업계 주장도 반박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최근 발표한 발전단가에 따르면 2016년기준 메가와트아워(MWh)당 육상풍력 52.2, LNG 56.5, 태양광 66.8원이지만 원자력은 99.1, 석탄은 140원이다. 가스가격이 안정화되고 신재생에너지의 생산비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임을 볼 때, 탈원전과 탈석탄 정책이 힘을 얻을 수 밖에 없다.

 

이와함께 신고리원전 건설 중지가 원전수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박 교수는 탈원전과 수출은 무관하며 수출은 탈원전의 고려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했다는 원전은 사실상 발전소 수출이 아닌 12조원을 투자한 것이며,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에도 20조원을 선투자한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전력단가는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이에 따른 전력소비 증가는 결국 원전건설의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경수 의원은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원전을 줄이고, 그 자리를 신재생에너지와 LNG로 대체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시대로 가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탈원전정책은 당장 내일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정책이 아니다. 최대 2070년까지 내다보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탈원전 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충분히 대비하고, 국민생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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