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17/08/24(목) 12:47 편집

주요메뉴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오피니언칼럼

가계 누진세 채찍 기업엔 보조금, 기형적 전기료

가정용 최저요금 70%도 안되는 산업용…불평등 요금체계 바꿔야 

기사입력2017-08-08 17:38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대학교육연구소 안호덕 객원연구원
전기는 공공재다. 공공재는 국민 일반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는 게 맞다. 전기사업법 또한 전기사용자인 국민의 이익보호를 명시하고 있으며, 적정한 요금의 전기를 보편적으로 공급하도록 전기사업자의 의무도 정하고 있다. 법조항으로만 해석한다면, 국민의 이익보호를 위해 전기요금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징수돼야 한다.

 

그러나 지난 40여년동안 공공재인 전기 공급사업은 전기사업법에서 정한 국민 이익보호 취지와 달리 운영됐다. 국민 일반의 이익보다는 경제논리를 내세워 기업, 특히 전기사용량이 많은 대기업의 이익을 우선시 했다. ‘가정용 요금엔 징벌적 누진제, 대기업엔 원가 이하 공급형태의 전기요금체계는 적정한 요금’, ‘보편적 공급이란 전기사업법 관련 규정을 사문화시켰다. 지난해 12, 주택용 요금제 누진제가 3단계로 다소 완화됐다고는 하나, 주택용 요금과 산업용 요금은 여전히 불평등하다.

 

기업에 전력사용을 줄이라는 이른바 급전지시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기업의 전기사용량을 강제로 줄여 전력예비율을 높이려 했다는 것이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도 가세, 탈원전을 합리화하기 위해 기업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강제성을 의미하는 급전지시2011년 정전대란 이후 만들어진, 기업의 자발성에 기초한 수요자원거래시장이라는 정책이다. 전력피크때 기업이 사전에 약속한 만큼 전기사용량을 줄이면,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대강의 요지다. 기업의 입장에서 공장을 멈출 정도라면 급전지시를 따르지 않아도 무방하다. 201411월부터 20166월까지 기업들이 수요자원거래시장에 참여해 받은 보상금만 1574억원에 이른다.

 

급전지시논란 과정에서 오히려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주택용요금과 산업용요금으로 이원화된 전기요금체계의 불합리성이다. 가정에는 전기사용량이 많다는 이유로 누진제까지 부과하는 반면, 가정용보다 낮은 단가로 전기를 공급받는 기업에는 사용량을 줄였다고 보상금까지 주는 것이다. 가정에는 회초리만 있고, 기업에는 당근도 주는 이런 차별적 요금체계는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사뭇 궁금하다.

 

가정에는 전기사용량이 많다는 이유로 누진제까지 부과하는 반면, 가정용보다 낮은 단가로 전기를 공급받는 기업에는 사용량을 줄였다고 보상금까지 주고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정부가 올해 기업에 모두 세번의 급전지시를 내렸다지만, 가정에서는 날마다 급전지시를 확인하는 불면의 여름밤이다. 에어컨을 켜놓기도, 끄기도 어려운 밤(23:00-09:00)에 기업은 kWh53.7원으로 전기를 공급받는다.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1단계 주택용 전기요금이 kWh78.3원이다. 한전의 주장대로 누진없는 1단계의 전기요금이 원가 이하라면, 기업은 하루 10시간이상 원가보다 훨씬 낮은 요금으로 전기를 공급받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정책을 두고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원전의 가동중단이 전기요금 폭탄을 불러 올 것이라는 목소리부터, 경제의 발목을 잡는 정책이라는 극한 반대주장도 있다. 단 한번의 사고로 국가적 재앙을 불러오는 원전사고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탈핵(탈원전)정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렇더라도 탈핵정책으로 전기요금 인상 등 가계에 고통을 분담하자고 요구하기 전에 정부가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있다. 전기요금에서 만큼은 고통의 분담이 아니라, 가계가 고통을 전담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얘기다.

 

원자력발전소를 줄이고 화력발전소를 감축하기 전에 선행돼야 할 것은 공공재인 전기를 국민 모두의 것으로 돌려놓는 일이다. 가정에는 징벌적 누진제를 적용하고, 기업엔 하루 10시간이상 가정용 최저요금의 70%도 안되는 가격으로 공급하는 요금체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피크타임에 전기를 아꼈다고 수천억원을 보조해주는 전기요금체계는 폐기돼야 한다.

 

탈핵과 화력발전소 감축이 전기요금 인상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산업용전기 요금체계에 대한 즉각적이면서도 전면적인 개편은 불가피하다. 다만 산업용전기 요금체계 개편에 따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되는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대기업 수출주도 중심의 성장전략이 수십년 이상 계속됨에 따라 우리 중소기업의 체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의 99%를 차지하고, 고용의 88%를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이 살아나지 않고서는 국민경제 성장은 요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기는 공공재이고, 공공재를 사용함에 있어 반드시 지켜져야 할 제1원칙은 국민의 이익이다. 지금껏 공공재 사용 제1원칙에 반해 특혜를 누렸던 재벌대기업과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적정한 수준의 대가를 지불하고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프랜차이즈
  • 세금상식
  • 생활세무
  • 세금이야기
  • 무역실무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러시아
  • 아프리카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현대미술
  • 한국화
  • 기와침식
  • 시민경제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