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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등록제 도입해 예산지원 확대해야

창업·혁신→정책수요 증가…사회적기업 미래 10년, 사회투자정책 필요 

기사입력2017-08-25 19:27
김성기 객원 기자 (skkse001@hotmail.com) 다른기사보기

김성기 박사, 에스이임파워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문재인정부는 포용적·협력적 성장동력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표방하고 있다. 사회적경제의 주체는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지만, 지난 10년동안 한국의 사회적경제를 선도한 주체는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은 시장 기제를 활용하면서 혁신적인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한다. 예컨대 사회적기업 위캔은 친환경 쿠키를 제조·판매하면서 다수의 중증지적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일반기업이나 벤처기업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한국의 많은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을 고용하거나, 새로운 사회혁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에서 대안적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2007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된지 어언 10년이 지났으며, 전국에 약 3000개의 사회적기업이 있다. 그동안 정부는 선별적 인증제도를 기반으로 신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지원금, 사업개발비와 사회보험료 지원 등의 직·간접적인 지원사업을 펼쳤다. 이제 지난 10년의 사회적기업 정책 경험에서 우리가 주목할 교훈이 몇가지 있다.

 

분배와 성장의 융복합 정책으로 사고 전환 필요

 

우선, 지난 10년의 경험을 거치면서 사회적기업 정책은 일자리 창출 정책을 넘어 사회혁신과 포용적 성장의 가치로 부상했다. 새 정부에서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실과 사회적경제비서관을 설치한 것은 그 위상이 격상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더욱 의미심장한 것은 분배정책을 넘어 성장, 즉 경제정책으로까지 그 위상의 변화를 요청받고 있다. 따라서 사회적기업이 복합형기업(hybrid enterprise)이라는 성격처럼 사회적기업 정책에서도 분배정책과 성장정책의 융복합체로 접근하는 전환적 사고가 필요하다.

 

둘째, 지금 사회적기업은 3000개 수준으로 그 규모가 미약하지만, 사회적기업의 실천적 안착은 협동조합을 제도화로 이끌었고, 급기야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 등 관련 주체와 부문을 아우르는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입법발의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흐름에서 우리는 한국 사회적경제가 사회적가치 지향의 기업모델로 포지셔닝(positioning)하는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 새로운 사회적기업 10년이 갈 방향이다.

 

이런 측면에서 사회적가치의 창출에 주목하는 협동조합인 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적기업의 범주에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제도적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은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른 인가를 받고, 거기에 사회적기업육성법에 따른 인증을 받는 이중적인 절차를 거쳐 사회적기업 지위를 획득하고 있다.

 

등록제 도입은 사회적기업 혁신 생태계 창출을 의미

 

셋째, 민간 자율성 기반의 사회적기업 운동의 중요성을 성찰하게 됐다. 최근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는 자체 TF를 구성하고, ‘(가칭)사회적 목적 회사라는 새로운 사회적기업 법인 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적기업 등록제를 도입하려고 한다.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와 사회적기업활성화전국네트워크가 지난 6월28일 개최한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 10주년 기념 정책토론회에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참석, 사회적기업 10년을 되돌아보고 미래 10년의 정책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중기이코노미
정부의 인증제도로 자격을 부여받은 사회적기업 당사자들이 스스로 사회적기업 등록제를 주장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다. 사회적기업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등록제의 도입은 새로운 사회적기업 혁신 생태계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이 미래 10년의 사회적기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행히도 주무부서인 고용노동부도 사회적기업 등록제 도입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래 10년의 사회적기업 정책은 사회적 부의 창출을 선도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증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안타깝게도 올해 사회적기업 지원예산은 1346억원인데, 이 규모는 10년 전인 20071200억원 수준에서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재정투입도 융복합적인 접근이 유효하다. 우선 사회적기업 정책은 기존 사회정책과 비교하면 비용 효과성이 크다. 예컨대 보건복지부 노인일자리 사업의 경우 2016년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7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이러한 복지일자리 사업은 소멸성 예산이 투입되는 1회성 사업인 반면 사회적기업은 비즈니스 동력을 확보하면서 자신의 가치가 유지되므로, 그 정책적 효용성은 기존 공공근로형 복지일자리 정책보다 월등히 우월하다.

 

투입재원 증액하고, ·융자 재원 확보해 생태계 조성

 

다른 한편으로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에는 기존 복지서비스정책과 달리 지렛대 효과(레버리지 효과, leverage effect)를 발휘할 수 있는 투·융자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회적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정책은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은 비용효과적인 생산적 사회정책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발휘하는 사회투자정책으로 그 잠재력을 배가시키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바라건대 사회적기업 정책이 사회적 부의 재생산을 키우고, 분배와 성장의 통합이라는 새로운 포용적 성장동력을 창출하길 기대한다. 그리하여 사회적기업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보람있는 제2인생의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기회의 장을 제공하길 바란다.

 

현 정부 임기내에 사회적기업 투입재원을 기존 예산보다 10배이상 증대시킬 것을 제안한다. 보조금 중심의 현행 지원사업을 보조금과 투·융자 재원이 ‘3 7’ 수준으로 구성된 새로운 사회적기업 재정지원 생태계를 조성할 것도 함께 제안한다.

 

정부 당국은 사회적기업 등록제의 도입으로 직접적인 지원에서 간접적인 지원으로의 전환을 표방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사회적기업을 위한 재정확대를 회피해서는 안된다. 명백히, 사회적기업 등록제의 도입은 사회적기업 창업과 혁신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정책 수요자의 증대를 의미한다. 따라서 사회적기업 지원예산은 수요가 늘어난만큼 증가해야 하며, 재정지원도 투·융자 방식의 금융지원사업 형태로 더 키워야 한다. 지난 10년 사회적기업 열풍은 불지 않았다. 미래 10, 사회적기업이 사회혁신의 주역으로 국민에게 존중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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