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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활용’기업을 아시나요?…서울새활용플라자

세상에 하나뿐인 ‘한정판’ 생산한다…저렴한 임대료, 판로확보 혜택 

기사입력2017-10-12 16:58

재활용(recycle)을 넘어선 새활용(up-cycling)’이 주목받고 있다. 재활용이 한번 사용한 원료나 물건을 다시 만들거나 원래 형태 그대로 다시 활용하는 것에 그친다면, 새활용은 사용한 원료나 물건에 디자인과 색감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빈병을 녹여 새 병으로 만들거나 깨끗이 씻어 다시 이용하는 것은 재활용이지만, 낡은 청바지로 새로운 디자인의 가방이나 필통을 만드는 것은 새활용이다. 폐기될 자원이 새로운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재탄생한다는 점에서 환경적, 경제적으로 갖는 의의가 크다. 이에따라 유럽 등 해외의 경우 1990년대부터 잠재력이 큰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2000년대 후반쯤 돼서야 몇몇 디자이너 그룹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했다.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새활용플라자 전경.   ©중기이코노미

 

서울시가 지난 9월 개관한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아직 초기단계인 한국의 새활용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마련됐다. ‘자원순환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시 비전에 따라 새활용을 알리고, 새활용산업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하2층에서 지상5층까지 규모며, 운영과 관리는 서울디자인재단이 맡고 있다. 서울새활용플라자 개관을 시작으로 서울시는 인근 서울하수도과학관, 중량물재생센터 등을 묶어 이 지역을 국내 최대 새활용·자원순환 에코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 지하1층에는 새활용제품에 사용되는 재료를 구할 수 있는 소재은행과 연간 6만톤에 달하는 중고물품을 재분류·세척·가공하는 ‘재사용사업장’이 마련돼 있다.  2층에는 새활용이 가능한 180종 가량의 소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소재 라이브러리 등이 조성돼있다. 예비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직접 시제품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제작실험실, ‘꿈꾸는 공장도 올해 12월 지상1층에 들어설 예정이다. 모든 시설은 남녀노소 누구라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새활용플라자 2층에 조성돼있는 소재라이브러리. 종이, 플라스틱 등 180여종의 새활용 소재를 소개한다. 시간을 맞춰오면 도슨트로부터 관련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새활용플라자에서 눈여겨 볼만한 곳은 3~4층에 들어선 개별 스튜디오(공방)’. 여기에는 한국의 프라이탁(Freitag)’을 꿈꾸는 다양한 새활용기업과 개인, 예비창업자 등이 입주하고 있다. 프라이탁은 버려지는 트럭용 방수천막을 이용해 백팩, 메신저팩 등 가방을 만들어파는 스위스업체로 1993년 설립됐다. 가방마다 방수천 특유의 무늬를 없애지 않고, 무늬를 달리한 것이 인기를 얻어 연매출 7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개별 스튜디오 공간에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생활용품에서부터 아이디어제품, 예술작품 등을 만드는 총 32개의 업체가 입주해있다. 우유팩으로 미니지갑과 파우치 등을 제작하는 밀키프로젝트’, 패트병을 재활용한 교육키트 제작업체인 비페이블’, 낡은 책을 보수·복원하고 예술작품을 만드는 렉또베르쏘’, 폐자동차의 가죽시트 등을 소재로 한 가방과 액세서리를 만드는 모어댄등이다.  

 

1층 전시관에 마련된 입주 기업들의 제품(위). 자동차 시트 가죽과 에어백, 안전벨트로 가방과 액세서리 등 패션 제품을 제작하는 '모어댄'의 제품들(아래). 우유팩으로 미니지갑과 파우치 등 패션잡화를 만드는 '밀키프로젝트'의 제품들.   ©중기이코노미

 

새활용플라자는 입주공고시 총 130여개사가 지원해 4: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주기업에 상당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저렴한 임대료가 가장 큰 장점이다. 대량생산이 어려운 새활용산업의 특성상 규모가 작고 영세한 기업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작업장이나 매장 등을 마련하고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임대료를 대폭 낮춰 주변시세와 비교해 3~4배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업체·규모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대략 1제곱미터()당 월기준 1400원수준이다. 20을 기준으로 하면 연간 40만원(부가가치세 포함) 정도다. 동시에 새활용플라자내 공동작업장이나 교육실 등도 저렴한 비용 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3, 4층에 입주한 새활용 기업들의 스튜디오. 시민들이 제품을 만드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도록 전면이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 업체별로 제품을 판매하거나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위 사진 2장). 낡은 책을 보수, 복원하고 아트작품을 제작하는 '렉또베르쏘'의 스튜디오(아래 사진 2장). 자전거 소모품으로 조명, 팔찌, 클러치 등을 제작하는 '세컨드비'의 스튜디오.   ©중기이코노미

 

2층에 마련된 매장에는 업체들이 직접 생산·제작한 제품이 전시되는 등 서울디자인재단은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판로확보도 돕는다. 또 서울디자인재단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서울시에 마련된 10여개 편집숍으로의 입점, 온라인 판매 등의 납품기회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 새활용플라자 입주업체와 관련기관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사업확장 등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고, 관련사업이 진행되는 경우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새활용플라자에 입주하려면 기본적으로 재활용사업 관련 기업이나 단체여야 한다. 제품 제조업체뿐 아니라 컨설팅, 교육. 소재연구 등의 분야도 가능하다. 업체가 지원을 하면 서류심사 등의 평가를 거쳐 입주업체가 선정된다. 한번 계약하면 계약일로부터 3(만료시 1회에 한해 2년 추가연장 가능)간 입주가능하나, 중간평가 등을 통해 계약이 변경될 수도 있다. 현재는 모든 스튜디오가 입주한 상황이라 추가모집은 받지 않으나, 업체가 퇴소하는 경우 서울디자인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부정기적으로 모집공고가 나간다.

 

새활용플라자에서 스튜디오 운영을 담당하는 서울디자인재단 공간마케팅팀 송원용 선임.   ©중기이코노미

 

새활용플라자에서 스튜디오 운영을 담당하는 서울디자인재단 공간마케팅팀 송원용 선임은 새활용산업? 전문가도 없을뿐더러 열악하다. 보통 업체들을 보면 디자이너 한명에 거들어주는 인원이 한두명 있는 정도다. 원료수급이 안정적이지 못하니 수익을 내기도 어렵다. 임대료가 없어 집 지하실에서, 대학교가 제공하는 창업공간 등에서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한둘이 아니다”라며, 열악한 새활용 업체들의 상황을 보며 느끼는 바가 많다고 털어놨다.

 

하루 수십톤씩 발생하는 폐기물 양을 고려할 때 원재료 수급이 어렵다는 얘기가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재가 한정돼있어 원하는 자재정보를 얻기 어렵다는게 송 선임의 설명이다. 그러다보니 비용부담이 늘 수밖에 없고, 재료수급 역시 불안정한 것이 현실이다.

 

서울디자인재단도 새활용산업 생태계 확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안정적인 소재수급이라 판단하고 소재은행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소재은행은 폐기물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와 연결하는 중개기구로 시중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폐금속, 폐가죽 같은 원재료를 발굴하거나 기증받아 세척·가공 후 보관하다가,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판매하는 식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소재은행(지하1층)’. 폐기물과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예정이다. 다양한 폐기물들이 종류별로 분류돼있으며, 이를 활용해 만들어진 제품들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송 선임은 새활용제품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번 사용됐던 물건으로 제품을 만들다보니 품질이 나쁠 것이다’, ‘가격 값을 못할거다라고 선입견을 갖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송 선임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새활용업체가 제작한 명함지갑을 꺼내놓으며, 말을 하지 않으면 새활용제품인지 모를 정도로 수준이 좋다. 소규모로 생산되고 동일한 원재료가 없다는 점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한정판’”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서울디자인재단은 새활용플라자를 좀더 광의적인 새활용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새활용업체의 사업연계, 비즈니스모델 발굴에 집중해 새활용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따라서 인큐베이팅보다는 기존 새활용업체의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송 선임은 “입주한 업체들 말을 들어보면, 새활용플라자에 들어온건 로또에 당첨된거나 마찬가지란 이야기들을 한다. 개인적으로 그 정도까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하지만 새활용플라자가 역량이 있는 기업에 희망을 주는 공간, 성장을 위한 디딤돌 같은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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