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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급금 때문에 상장 거부된 1500억 매출회사

상장 최소요건 ‘경영의 투명성’…내부통제절차, 의사결정독립 要 

기사입력2017-10-12 21:33

A사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신청을 했다. A사는 상장 신청 직전연도 매출액이 1568억원, 순이익은 118억원을 시현했을 정도로 우량한 회사였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A사의 상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장 심사과정에서 A사의 재무제표상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A사는 최대주주와 대표이사에게 내부통제절차를 거치지 않고 가지급금 11억원을 지급했고, 이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는 예비심사청구서에 기재하지 않았다.

 

A사는 최대주주가 개인적으로 지배하는 B사에 이유없이 저리로 43억원을 대여하고, 이사회 결의없이 최대주주의 또 다른 회사인 C사에 자산을 임차했다. 이와함께 대표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이사회 의사록에 기명날인한 사실도 발각됐다. 이렇듯 A사는 내부통제절차가 미흡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쳐 상장 승인을 받지 못했다. 

 

법에 따른 내부통제 장치 마련해야 상장 자격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강병국 상장심사팀장은 1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비상장 우량기업 상장설명회에서 재무제표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계속성을 이유로 상장이 미승인된 사례는 흔치 않다미승인 사례의 대부분은 회사와 한국거래소간 경영의 투명성에 대한 시각이 다른 점이 주된 사유라고 강조했다.

 

강 팀장은 상장 승인을 위해선 외부감사·회계 등 일반적으로 기업이 가지고 있는 통제구조가 잘 운영되고, 법에 위배되는 사유가 없어야 한다상장되지 않은 기업에는 공시의무가 없지만, 상장법인은 공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상장심사에 있어 공시와 관련된 내부체계와 담당직원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상장 승인 가능

 

경영에 있어서도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상장 승인을 받을 수 있다. B사는 모그룹의 계열사로 B사 임원중 4명이 모회사의 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 B사는 최대주주에게 지급하는 경영수수료를 관련규정없이 최대주주가 일방적으로 결정했고, 임직원의 성과급에 대한 내부규정도 없었다. 이로인해 주주간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B사에 대해 독립적 의사결정능력에 의문이 크다는 이유로 경영의 투명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C사 또한 의사결정 독립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상장이 미승인됐다. 모그룹 계열사인 C사는 모그룹의 실질적 오너가 이사회 결의없이 관계회사 이사직을 겸직하고, 이사회 운영규정도 없으며, C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그룹에서 결정하고 있었다. 또한 C사는 별도 회계조직도 없이 결산 및 주주총회 업무를 관계회사가 처리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C사를 실질적인 사업부에 불과하다며 경영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 점은 C사가 상장 승인을 받지 못하는데 영향을 줬다.

 

강 팀장은 상법이나 자본시장법 등에 따른 기본적인 의사결정구조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가장 중요한건 과거 회사운영에 있어 실제 사례다. 기본적인 주식회사 의사결정 구조를 무시한 사례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의사결정은 법에 맞춰서 이뤄져야지, 이를 위반한 사례가 있다면 상장 승인을 받기 어렵다. 하지만 위반사례가 있어도, 나름의 이유와 실효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할 수 있다면 상장 승인을 받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관계자·특수관계인 거래 적정성 입증해야 상장

    

경영의 투명성에 있어 이해관계자나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도 상장 심사에 영향을 끼친다.

 

D사는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최대주주가 지배하는 관계회사에 이익을 부당하게 넘기고, 관계회사에 부동산을 저가에 임대했다. 또한 최대주주와 관계회사에 업무와 무관하게 거액의 자금을 대여해주고, 대표이사에게 내부규정에서 정한 지급절차와 한도를 위반해 거액의 보수를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D사는 최대주주와 관계회사와의 거래의 타당성거래의 조건이 부적정해 경영의 투명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E사는 특수관계인과의 거래가 문제였다. E사의 최대주주는 E사와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는 관계회사를 설립해 E사 생산설비 일부를 관계회사에 양도했다. E사의 최대주주는 또 다른 개인회사에 외주가공을 맡기면서 타업체 대비 높은 외주비를 지출했다. 이로인해 E사의 매출감소가 예상됐다. E사는 상장 신청 직전사업연도 매출액이 2000억원을 넘어 순이익이 60억원에 달할 정도로 우량한 업체였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관계회사 신설을 통해 E사의 사업기회를 박탈하고,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부를 이전함으로써 경영의 투명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팀장은 특수관계인이나 이해관계자와의 거래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그 필요성이나 거래조건 타당성 등을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특수관계 거래가 있다면 세법 등 관련 법제에 따라 내부통제를 거쳐서 이뤄졌다면 상장심사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어 주요 원자재나 매출액 상당부분을 관계회사 또는 특수관계회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거래조건 적정성을 객관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 외부전문기관의 검토자료를 준비해야 실제 상장과정이 용이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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