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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 산업생태계 바로 잡으려는 시작일 뿐

대·중소기업, 계층간 격차 방치할 수 없는 수준…3조 민생지원 

기사입력2017-11-09 18:17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는 30인미만 사업장 근로자 1인당 최대 월 13만원의 정부보조금을 1년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9일 발표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대책(이하 대책)’에는 정부보조금 이외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포함 사회보험료 지원방안도 있다.

 

이번 대책은 내년 최저임금이 과거 5년간 평균 인상률보다 7.4%p 높은 16.4%로 결정됨에 따라, 지불여력이 취약한 영세사업자에게 세금으로 보전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혈세를 동원하면서까지 영세사업자 지원을 결정한 배경에는 사회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책을 발표한 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00년 이후 기업소득은 255% 증가한 반면 가계소득은 138% 증가했다우리 경제내 가계와 기업간, 가계간 소득 양극화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기업소득 증가율이 가계소득 증가율의 2배 가까이 늘어난 우리 현실은 기업·가계(근로자)가 공동으로 생산한 부가가치가 노동시장에서 비정상적’으로 분배됐음을 반영한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 노동시장 분배구조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선택한 방법은 근로자의 임금을 강제로끌어올리자는 것이다. 

 

기업과 가계간 비정상적인 분배구조는 우리사회 계층간 양극화 진행속도를 가속화시켰다. 김 부총리에 따르면, 2003년 이후 고소득층(5분위) 소득이 70% 증가하는 사이 저소득층(1분위) 소득은 56%만 증가했다. 지불여력이 있는 공공부문 그리고 ()기업 근로자와, 한계기업 언저리에 있는 중소기업 및 영세기업 근로자간의 임금격차가 갈수록 벌어졌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고소득층의 소득증가율이 저소득층에 비해 14%p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한, 양자간 소득 및 자산 양극화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실제 저소득층(1분위) 소득은 지난 5분기 연속 감소했다는 것이 김 부총리의 설명이다. 이와같이 계층간 심화되는 양극화의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라도 저소득층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영세업체의 지불여력을 키워주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의지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근로자의 임금을 올리고 가계의 실질소득을 증가시켜, 소비를 증가시키고 내수규모를 키우자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밑그림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우리 산업생태계에서 총고용의 88%를 품고있는 중소기업, 특히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에서 시작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 수출주도 일변도의 산업생태계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대·중소기업이 상생하고 수출과 내수가 병행되는 생태계로 바꾸기 위한 단기적인 처방이 이번 대책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일자리 안정자금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 부총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사진=뉴시스>

 

정부는 이날 단기대책 이외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기대책도 함께 내놨다. 소상공인 생계형업종의 경우 동반성장위원회가 아닌 정부가 직접 지정하는 생계형 적합업종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대형마트에만 적용되는 영업시간 제한·의무휴업일 등을 복합쇼핑몰에도 확대 적용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불공정관행 개선 등 골목상권 보호정책을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임차상인 보호를 위한 상가임대차법 개정 자영업자에 대한 고용보험 지원사업 강화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자금 및 신용공급 확대 공무원 맞춤형 복지비의 30%(현재 10%)를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지급 음식점이 구매하는 농수산물에 대한 부가가치세 공제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제 시작일뿐이다.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추고, 지속가능 발전을 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은 정부의 몫이다. 기업과 가계간, 계층간 양극화를 저지하는 차원을 넘어, 양자의 갭을 최소화하려는 적극적인 정책이 전제돼야만 대·중소기업 모두가 살 수 있다. 고소득층의 소득증가율이 저소득층보다 14%p나 높은 현재, 정부의 개입없이 시장논리에 맡긴다면 1%의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보조금 지급방안을 1년으로 못 박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이 독자적인 힘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점까지, 어떤 형태로든 이들에 대한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 이번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대책은 문재인 정부의 계획일 뿐이다. 당장 3조원 이상의 세금이 들어가는 의안이기에 국회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근 정치지형과 여야간 대립 그리고 야당간 갈등으로 인해 국회심의가 녹록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더하면 더했지, 하나도 빠짐없이 국회문턱을 넘어야 한다. 그래서 정부와 여당에 당부한다. 야당이 별별 이유를 들어 반대한다면 국민에게 물어라. 3조원이 조금 넘는 민생예산은 반대하면서, 10조원이상 될 것으로 추산되는 미국산 무기구입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정녕 우리 공동체의 번영과 안정을 위해 시급한 것이 어느 쪽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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