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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강력한 색에 끌리듯 백지를 채워나가는 일기

신예 작가 발굴 프로젝트…⑥동자동휘 작가 

기사입력2017-12-05 10:11
김찬용 전시해설가 (art_inside@naver.com) 다른기사보기

화가 파울 클레는 미술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시계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고흐가 그려낸 풍경이 실제 그대로가 아님을 알고 있고, 뭉크가 담아낸 감정이 주관적 표현이라는 걸 알고 있으며, 클림트의 기법들이 장식성을 극대화했다는 걸 알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작품을 통해 작가가 바라본 세상을 감상하며 때때로 그 감정과 표현에 공감한다. 여기 우리가 사는 현재의 이야기를 강렬한 색감과 감각적 드로잉으로 표현한 작가가 있다. 다양한 기법을 넘나들며 매혹적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 동자동휘에 주목해보자.

 

작품이 트렌디한 일러스트로 느껴진다. 작품세계를 간단히 소개해달라.

 

DREAMINGBOY, DIGITAL PRINT ON CANVAS, 61x91cm, 2015
저는 기본적으로 제 이야기를 담은 그림을 그리고 있고요. 일기처럼 그때그때 저의 감정, 감성 혹은 영감을 그림이나 영상과 같은 방식들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작품이 굉장히 감각적이란 생각이 든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집안 사정상 중학교 때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쳤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듣거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는데, 성인이 된 후 예술관련 일들을 하면서 사람들과 교감하며 얻은 감정적 여운이 크게 와 닿는 경험을 했고,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을 통해 받은 음악적 영감을 시각화하는 시도의 일환에서 작업을 시작했었죠. 그러다가 3년 전 처음 그룹전에 초대받고 참여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고요.

 

작품에 다양한 인물들이 많이 보인다.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있는가?

 

드로잉, 디지털, 수작업 제작 방식에 따라 다 다른 결과물이 나와요. 드로잉 같은 경우에는좀 더 일기적인 하루하루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면, 디지털 작업은 표현할 수 있는 기법적인 측면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확장해 풀어나가는 반면에 최근엔 수작업을 많이 하면서 여자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깊게 다뤄보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강렬한 색감과 작품 형식에서 셰퍼드 패어리의 작품이 떠올랐다. 영향을 받은 작가가 있는지?

 

솔직히 없어요. 종종 질문을 받아서 생각을 해봤는데 사실 저는 미술작품보단 그 외적인 것에 더 많이 영향을 받았어요. 제가 봤던 영화나 들었던 음악 혹은 그 음악의 커버 디자인과 같은 것들이 저에게 더 큰 영감과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드로잉, 회화, 영상 외 작업 폭이 넓은데 가장 선호하는 작업 방식이 있는지?

 

각자 특성이 다 달라서 제가 하고자 하는 것에 따라 기술 혹은 기법들을 투영시키는 거예요. 작업을 할 때 나오는 결과물들이 결국 다 제 자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딱히 더좋아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작업마다 다 다른 특성이 있어서 수작업을 할 때는 색에 끌리듯 백지를 채워나가는 느낌을 좋아하고, 영상은 기술의 특성상 작업하면서 레이어가 쌓이며 나오는 이미지들과 음악이 결합되면서 상호 작용하는 것이 매력적이고요. 각기 다른 매력 때문에 모든 표현 방식을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작업방식이 아직 비주류의 서브컬처 형태로 많이 분류되는데 본인 예술이 갖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위로 DIGITAL PRINT ON CANVAS 25x35cm, 2013
저는 솔직히 현대미술을 잘 몰라요. 그래서 하면서 알아가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사실 제 성향 자체가 막 성급하게 맞추려는 성격이 아니고 흘러가는 대로 천천히 맞춰가는 성격이라서 그 자체가 제 작업에 나타나는 강점이자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나라는 문화 자체가 유행에 따라 많이 흘러가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그게 싫었어요. 그런데 전공을 하지 않고 작가 생활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 많은 피드백을 받고, 아는 게 중요하구나란 생각은 하는데··· 모르겠어요. 지금은 그저 제가 해나가는 것에 만족하고 있어서 그게 제일 행복한 작업 결과물을 내는 것 같아요.

 

작업의 특성 때문인지 작업량이 엄청난데, 가장 아끼거나 기억에 남는 작품을 소개해달라.

 

‘DREAMING BOY’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2015년 고양아람누리 100인의 아티스트전에 출품된 작품이었는데, 고민이 많은 시기여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라는 소재로 제작한 작품이었어요. 중심에는 하늘로 떠오르고자 하는 소년이 그려져 있고 아래쪽에는 이를 끌어내리려는 상징들이 표현돼 있어요. 위쪽에는 희망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그려져 있죠. 당시 주변 친구들을 보며 인생의 선택지 앞에 고민하던 시기였지만, 결국 작가로서의 길을 선택해 지금까지 이어온 삶이 저에게 잘 맞았고 옳았다고 믿기에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분명 작가의 길은 녹록지 않을 것이다. 현재 작가로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국내 미술계의 시스템이 미술을 전공하고 작가의 길에 접어드는 형태로 되어있는데, 저는 그냥 그림 좋아하면 화가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작가 생활을 시작했는데 막상 미술계에서 활동하다 보니 뭐는 아니고 뭐는 아니고 진입장벽이 많더라고요. 제가 지식이 부족한 측면이 있어 발생하는 이런 상황들을 겪을 때 고민에 빠지는 것 같아요.

 

결국 정보죠. 작가로서 필요한 미술 정보들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느끼는 것? 그게 현재 작가로서의 고민인 것 같아요. 종종 그룹전에 참여하다 보면 이건 작품이고 이건 작품이 아니야이런 논의들이 오가는데, 작가들간의 그런 대화들 속에서 내가 전공을 안 했기 때문에 못 보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자존감이 낮아질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내가 게으르지 않으면 되는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고민보단 제 작업 자체에 집중하고 있어요.

 

작업의 특성상 다양한 형식으로 일을 확장해 갈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원래 올해 개인전을 하려 했는데, 좀 더 다양한 작업 형식을 보여주고 싶단 생각에 늦춰져서 내년에 개인전을 진행할 예정이고요. 미술 쪽 일을 같이해 온 동료와 디자인적 사업을 진행하려고 준비 중에 있어요. 이 계획들이 잘 이뤄져서 번외의 부업 없이 작가로서 작업에만 몰두하는 상황으로 끌어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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