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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상속, 포기하면 그만일까

자칫 형제·4촌까지 영향…상속포기, 한정승인, 상속재산파산신청 

기사입력2018-01-09 10:57
김광호 객원 기자 (kimpyeon@seoulbar.or.kr) 다른기사보기

법무법인 자연수 김광호 변호사
10여년 전부터 상속에 대한 상담이 부쩍 많아졌다. 대한민국 성장기에 부동산을 통해 재산을 축적한 부모들이 나이가 들면서, 자식들에게 절세하면서 평화롭게 재산을 이전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아진 탓이다. 반면에 사업실패로 부모 또는 남편이 많은 빚을 지고 사망한 경우에 상속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비례적으로 늘어났다. 경제활동 연령이 늘어나면서 생긴 폐혜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최근 50대 중반의 중소기업 임원이 기러기 생활을 하던 중 갑자기 사망했고 캐나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던 처가 입국해 장례식을 치른 후, 남편의 재산을 조사하던 중 남편 명의의 금융재산은 몇 백만원에 불과한데 금융채무는 수천만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상속을 포기할 것인지 문의해 온바 있다. 남편은 생각보다 길어진 기러기 생활을 감당하기 위해 처와는 상의하지 않고 신용대출을 받아 유학비용을 송금했기 때문이다.

 

부모나 남편이 빚보다 재산을 더 많이 남기고 사망하면, 상속인들이 고민할 것은 없다. 그런데 빚이 더 많은 경우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경우 우리나라에는 상속포기, 한정승인, 상속재산파산신청이란 제도가 있다. 상속포기는 말 그대로 상속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니 채무도 상속되지 않는 제도다. 한정승인은 상속인이 상속으로 인해 취득한 재산의 한도에서 채무를 책임지겠다는 것이고, 상속재산파산신청은 채권보다 채무가 많은 상태에서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을 통해 상속재산을 청산하는 절차다.

 

상속재산 중에서 채무가 더 많다면 상속포기를 하는 것이 제일 간명해 보인다. 그런데 일순위 상속권자가 상속포기를 할 경우, 차순위 상속권자에게 상속이 넘어가는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상속순위가 처와 자식 부모 형제자매 4촌 이내의 혈족 순서로 돼 있기 때문에 일순위 상속권자가 상속을 포기하면 이순위로 넘어가고, 이순위가 포기하면 삼순위로 넘어가서 최종적으로는 4촌에게 의도하지 않은 민폐를 끼치게된다. 따라서 상속을 포기할 경우에는 부모, 형제자매 및 4촌 형제들까지 모두 상속을 포기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상속재산 중에서 채무가 더 많다면 상속포기를 하는 것이 제일 간명해 보이지만, 일순위 상속권자가 상속포기를 할 경우 차순위 상속권자에게 상속이 넘어가는 문제가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한정승인을 해야한다. 부모형제에게 민폐를 끼치기 싫고 상속재산이 정확히 얼마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라면, 한정승인을 해서 상속받은 재산 범위내에서만 채무에 대한 책임을 지면된다. 다만, 한정승인은 그 절차가 복잡하고 상속인이 과실로 후순위채무를 먼저 변제하는 경우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대목이다.

 

반면 상속재산파산신청은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에 의해 상속재산 청산절차가 이뤄지기 때문에 상속인의 청산부담이 경감되나,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상속재산보다 채무가 더 많은 경우, 이러한 제도 중에서 어느 것을 이용할 것인가는 케이스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상속인이 정확한 상속재산을 모르는 상태에서 채무가 복잡하다면 상속재산파산신청을, 채무가 단순하고 많지 않다면 한정승인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간단명료해 보인다.

 

위 사례의 경우, 채무가 재산에 비해 적지 않지만 채권자가 금융기관 두 곳 정도로 복잡하지 않기에 한정승인을 권유했고, 사망한 남편의 처는 한정승인을 신청한 후 캐나다로 다시 들어갔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즉 순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부모나 사업을 하는 사람은 갑작스런 사망으로 가족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재산내역을 1년에 한 번씩은 정리해 배우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혹 배우자에게 알리기 어렵다면, 상속재산을 1년에 한 번씩 정리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는 지인들에게 연말이나 연초에 유서를 작성해 보라고 권유한다. 내일 갑자기 내가 사망한다는 것을 가정해서 유서를 쓴다면, 가족 및 주변 지인들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을 수 있으며, 자신의 재산내역도 정리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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