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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거래세, 낮은 보유세’ 부동산투기 못 막아

취득세↓ 양도세·보유세↑…“공시지가·공정시장가액비율 올려야” 

기사입력2018-03-07 19:31

외환위기 이후 지난 20여년간 성장률은 하락했지만, 부동산투기 불패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투기에 따른 사회적 문제는 ‘집’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으로의 자산집중은 세입자의 임대료 부담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자산계층의 불로소득 증가로 양극화 및 저성장을 야기한다. 수많은 가계가 높은 임대료, 주거 관련 대출 이자 및 원리금 상환 등으로 소비를 줄인다. 삶의 질은 낮아지고, 내수위축에 따른 경기침체가 장기화된다. 부동산투기에 자금이 몰리면서 고용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물투자도 타격을 받는다.

 

2인가구 소득대비 주거비 비율 11.9%→22.7%로 상승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정세은 소장은 참여연대, 경실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7일 공동으로 주최한 ‘자산불평등 개선을 위한 종합부동산세 강화방안’ 토론회에서 부동산투기 과열에 따른 문제점으로 ▲소득대비 주거비 비율 상승 ▲불로소득 확대 ▲양극화 심화 등을 꼽았다. 

 

1990년부터 2016년까지 2인가구 기준 소득대비 주거비 비율은 11.9%에서 22.7%로 상승했다. GDP대비 민간 부동산 시가총액은 5.1배로 OECD 평균(한국제외 14개국) 3.6배보다 월등히 높다. 정 소장은 또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으로 인해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8·2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정책방향은 공감하지만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다. 정 소장은 “부동산시장에서 정책목표를 주거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로 전환했으며, 대책 또한 고강도 전면 규제를 구사했다”고 평했다. 다만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는 방식을 써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신고 유도방식보다는 고지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그래픽=조한무기자>   ©중기이코노미

 

거래세인 취득세는 낮추고, 양도소득세·보유세는 강화를 

 

현행 부동산 세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높은 거래세-낮은 보유세’를 지적했다. 정 소장은 “거래세는 높지만 보유세는 낮다”며 “취득세 등 거래세가 주택가격의 1% 이상인 반면,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는 주택가격의 0.1~0.3%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세제를 설계함에 있어 원칙은 바람직한 거래를 활성화하고 투기는 억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낮은 보유세가 부동산 보유 부담을 완화하고, 높은 거래세가 거래를 억제하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거래세 인하를 주장하면서 인하대상으로 취득세만 포함하고 양도소득세는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도세는 엄연히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이기 때문에 거래세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며 “거래세를 완화한다면 그 대상을 취득세로 제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도세를 거래세로 판단해 현재보다 완화하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안만으론 양도이익을 취하려는 투기수요를 잡을 수 없다”며 “거래활성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거래를 용인하겠다는 것이지 거래활성화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양도세를 강화해 불로소득을 제대로 거두는 것으로 부동산 과열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보유세는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실효세율 강화 우선…공시지가·공정시장가액비율 높여야 

 

7일 참여연대, 경실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자산불평등 개선을 위한 종합부동산세 강화방안’ 토론회에서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정세은 소장은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으로 인해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부동산 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실효세율 강화라는 주장도 있었다. 부동산 과세체계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양도세를 강화하기 앞서 실효세율을 높이는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정 소장은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른 공시지가가 현실 가격보다 상당히 낮으며, 특히 고가주택일수록 더욱 격차가 크다”며 공시가격을 실거래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참여연대가 2017년 상반기에 거래된 서울의 아파트 4만5293건을 조사한 결과,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은 평균 66.5% 수준에 불과했다. 

 

이어 정 소장은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에 따라 종부세에 80%가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00%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인정함으로써 축소된 과표가 “종부세 부담을 줄이는 결과를 야기하고 조세정의를 훼손하므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효세율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의견이 다양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조정하고 공시가격을 점진적으로 실거래가격에 맞추는 방안은 국회 통과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즉시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호림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급격하게 조세정책을 시행하면 강한 조세저항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한번에 폐지하면 조세저항이 격해질 것이다.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게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공시지가를 실거래가화하는 방안에 대해선 “모든 부동산에 적용되는 만큼 서민의 조세부담 또한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다”며 우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추후에 실거래가화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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