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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작가의 노동’ 가치가 이익으로 순환되지 못한다

Life is pain.ting…레지던시 풍경 #5. 틈 

기사입력2018-05-24 10:33

아트스쾃 프로젝트AAA는 예술점거 행위인 아트-스쾃(Art-Squat)을 기반으로 2005년 시작하였으며, 2018년 현재까지 ‘Urban Players’ 몬트리올, ‘No-Space, No-Artist’ 구미, ‘홍은동 13구역서울, ‘아트 스쾃 in 울산울산, ‘노마딕 레지던시-언리미티드 스페이스청주, ‘Unlimited Space in Busan’ 부산(20184월 현재 진행 중)에서 지역의 유휴공간을 일시적으로 점거하며 작가들의 자율적인 창작활동과 실험, 공간-지역-예술의 대안과 비평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본 프로젝트는 Nomadic Residency/Nomadic Alternative Space라는 기본 컨셉을 지니며 예술을 매개로 한 유휴공간의 재생이 발생시키는 사회와 예술이라는 상호소통적인 관계 형성과, 지역-장소와의 관계를 고려한 지역의 예술 향유를 증대시킬 수 있는 공간, 더불어 현재의 사회적 예술적 구조 안에서 자의적-타의적으로 만들어진 동시대 작가들의 유목적 창작활동 방식을 고민하고(중략) 예술적 재생공간으로 실험함과 동시에 공간의 대안-지속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울러 작가 중심의 지역과 예술가의 협력을 통해 공간을 상호 인식하고 유목적 행동성-공간성을 지니게 하여, 예술가의 자율적인 창작활동과 실험을 통해 장소의 구별적 특징이나 지역의 예술 정체성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예술적 사회적 대안을 찾고자 하는 실험적 예술 활동을 의도하는 스쾃 행위이다.”(김도영 작가)

 

지난해, 개인작업을 위해 빈 공간을 찾던 그는 울산에 위치한 폐공장을 찾았다. 평소 사적인 친분이 있던 그가 부산에 위치한 레지던시 공간에 있던 나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개인작업 때문에 이곳에 왔으나 몇몇 작가들이 폐건물에서 함께 작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쳤고 많은 작가들이 공감하는 대안이니만큼 생각을 바꿔 스쾃형태의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며 참여 의향을 물어왔던 것이다. 아티스트 피(Artist Fee)나 합당한 제안없이는 전시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던 나는 그 자율적프로젝트에 쉬이 참여하겠다고 말하지 못했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수개월에서 해를 넘겨 작품을 완성하면, 사진을 촬영하고 이미지를 배치해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전시계획서를 쓰고, 작가노트를 작성하고, 평론을 넣고, 약력을 정리해 각각의 공모전에서 요구하는 양식에 맞춰 서류를 작성하고 이메일을 보내는 일을 일 년에 몇 번 하지도 않는 나지만,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히곤 했다.

 

말이 나왔으니-덧붙이자면, 그렇게 지원한 곳으로부터 합격이 되면 보통은 공간만이 제공된다. 나머지 운송, 도록, 각종 장비, 오프닝 케이터링은 거의 작가의 몫이다. 물론 더러 지원비(운송료, 도록, 기타 진행비를 빼면 어차피 제로인)’가 나오는 곳도 있지만 그 수는 극히 적다.

 

<자료=김윤아 작가>

 

이거 참, 이상하지 않은가.

 

작가가 작품을 하고 전시를 하면 화방이, 운송회사가, 출력소가, 대관일 경우에는 공간이 이익이 생긴다. 하지만 작가에겐 이익은커녕 다음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 겨우 만들어 놓은 비상금마저 전시에 털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이제는 케이터링 비용이라도 덜고자 별도의 오프닝을 하지 않는 작가들도 많고, 또 오프닝이 있다 해도 조금씩 각출해 뒷풀이에 참석하는 문화가 형성돼 가고 있기도 하다.

 

어쨌거나, ‘작가의 노동의 가치는 무슨 망령처럼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이익으로 순환되지 못했다. 지난해, 그런 시스템에 유난히 어색해지던 나는 레지던시 외의 어떤 공모도 지원하지 않았다.

 

그래, 어차피 공간이라면-‘배제된 공간이 가진 특유의 수용성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스쾃은 울산을 시작으로 청주 그리고 최근 진행된 부산 스쾃까지 세 번째 참여로 이어지게 되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작가는 의외로 많았고 스쾃AAA'의 활동 기록이 쌓이기 시작했다.

 

세 번째 참여하는 기간 동안 공간을 보고, 기존 작업을 가져가 다른 방향으로 설치해 볼 수도 있었고, 관에서는 불가능한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것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 역시 있었으며, 현장에서 타 작가들의 작업과정을 혹은 결과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한 이유들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작가들의 수가 많아지고 있음에도 여러 가지 난제들이 있었다. 작업에 필요한 기타 장비나 전기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유휴공간에서 벌어지는 스쾃 기간동안 그가 머물 공간이나 제반 비용은 언제나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지난 몇 번의 프로젝트 동안 그는 기관에서(근방 레지던시) 게스트 룸을 제공 받는 일도 있었지만 일시적인 방편일 뿐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

 

시스템 밖에서의 대안적 활동을 찾고 실험해 보고자 했던 일이 지속될수록 기록은 쌓여갔고, 더불어 자금난 역시 심해져 가는 것을 목도할 수 있었다.

 

지난번 공간을 탐색하러 부산을 찾았을 때 하필 비가 오고 바람이 심해서 공간에 오래 머물 수 없어 이미 작업 중이던 몇몇 작가와 근처 따듯한 커피라도 마실 겸 밖으로 나왔다. 비와 바람 때문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 잎이 쏟아져 내려 거리는 연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갑자기 찾아든 추위에 미처 두툼한 아우터를 준비해 오지 못해 잔뜩 움츠린 그에게 커피를 마시다 말고 물었다.

 

이러한 방식의 대안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까?”

 

……제도에 존속된 방식이 아닌 협력할 수 있는 방식을 취할 수 있게 되면 새로운 대안을 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이 프로젝트에 담아놓은 장점이 가변성이니까.”

 

바람에 이리저리 모여졌다 흩어지는 벚꽃 잎들은 멀리 가는 듯 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거리의 구석으로, 사이로, 틈으로 몰려들었다.

 

잔뜩 몰려든 꽃잎을 발끝으로 툭~ 걷어내며 말했다.

 

그럴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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