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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가 4배 뛰는 ‘상가임대차’ 시장 온당한가

건물주 반발 바람직하지 않아…건물주가 꿈인 시대 이젠 끝내야 

기사입력2018-06-28 14:22
김종보 객원 기자 (jongbokim518@gmail.com) 다른기사보기

법률사무소 휴먼 김종보 변호사
운전을 하다보면 무슨 건물이 그렇게 많은지 도로 양 옆을 빼곡히 채운다. 거리를 걷다보면 수많은 가게들이 장사를 한다. 하지만 그 많은 건물과 상가 중 내 것은 없다.

 

월급날 임금명세서를 보면 가뜩이나 쥐꼬리만한 월급에 온갖 세금, 보험금이 알아서 척척 떼어져 나간다. 아이들 키우고 생활비가 부족해도 원룸·아파트 월세는 내야한다. 자칫하다가 쫓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몽상에 빠져든다. “나에게 건물 하나만 있다면 이 고생 안하는데”, 어느덧 건물주는 우리 모두의 꿈이 되었다.

 

건물주가 되는 공식은 의외로 간단한다. 일단 종잣돈을 모으고 건물을 산다. 대출을 많이 끼고 산다면, 월세로 원리금을 갚는다. 대충 대출금이 줄어들면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고 은행에서 돈을 빌린다. 빌린 돈으로 또 다른 건물을 산다. 이자 보다 월세수입이 많으면 문제없다. 건물이 많아질수록 월세 수입이 는다. 다만 건물이 많으면 신경 쓸 것도 많아진다. 원하는 수준의 고정적 수익이 발생하면 건물 늘리기는 이제 그만. 인생을 즐기면 된다.

 

이처럼 간단한 공식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두 가지 중요한 관문이 있다. 하나는 종잣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탈락한다. 상상만해도 넘사벽아닌가. 종잣돈의 관문을 통과해도 남는 관문이 있다. “월세수입이 대출상환을 위한 원리금 보다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건물주는 이자를 마음대로 조정하지 못하니 월세를 조정한다.

 

그런데 건물주의 월세수입은 바로 임차상인으로부터 나온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영세자영업자가 건물주의 노예로 전락한다. 수요공급 법칙에 따르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수요가 줄어들면 임대료가 낮아져야 하는데, 간혹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경우는 있어도 전반적으로 볼 때 오르면 올랐지 낮아진 적은 없다. 한국일보 보도(20141216)에 따르면, 공실률이 높아지는데 임대료도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중앙일보 보도(2018425)를 보면, 공실률이 점진적으로 높아져도 임대가격지수에는 별로 변화가 없다. 상가임대차 시장에서 경제법칙은 통하지 않는 것 같다.

 

갑자기 상권이 뜨면서 월세가 폭등하는 경우는 경제법칙 보다는 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상권이 활성화되는데 일조한 초창기 임차상인들은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떠나버리지만, 건물주는 가만히 앉아 높아진 월세 수입의 혜택을 얻는다. 월 임대료가 3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4배 오를 수 있는 시장, 바로 상가임대차 시장이다.

 

경제민주화 네트워크 및 사회시민단체 등은 지난 5월2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가임차인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10대 민생법안을 발표하고 반드시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사진=경제민주화네트워크>

 

임차상인들만 죽을 맛이다. 상가임대차를 보호하자며 만든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임차상인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다행히 정부와 여당이 궁중족발 사태를 계기로 상가 계약갱신청구권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개정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경제 기사(2018626)를 보면, 상가 건물주들은 임대료 분쟁 등이 발생해도 10년간 속수무책일 수 있다”, “노후대책인데 너무하다”, “과도한 재산권 침해다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건물주의 반발은 온당할까?

 

첫째, 임대료 분쟁은 왜 발생할까부터 따져보자. 통상 임대료 분쟁은 건물주가 임대료를 너무 많이 올리기 때문이다. 건물주가 법정기준(종전 9%, 2018126일부터는 5%) 안에서 임대료를 올리는 경우, 대부분의 임차상인들은 인상된 임대료를 내거나, 그마저 감당하기 힘들면 장사를 접는다. 즉 법정기준 에서 임대료가 상승되는 경우 임대료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법정기준을 넘어임대료가 상승되는 경우 임대료 분쟁이 발생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래서 법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다시 말해 환산보증금이 커서 상가임대차법이 적용되지 않거나, 5년의 계약갱신청구권 기간이 만료된 이후의 시점에서 임대료가 법정기준을 넘어인상되는 경우 임대료 분쟁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임대료 분쟁시 속수무책이라는 주장은 임대료를 5%나 올릴 수 있는데도 5%밖에 못 올리게 하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둘째, 노후대책의 지점에서 생각해보자. 은퇴한 노년층 중 상가자산을 가진 분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월세가 들어오느냐이지, “얼마나 많은 월세가 들어오느냐가 아니다. 물론 월세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대부분의 경우 부동산중개소와 시세에 따라 세를 놓고, 분쟁을 좋아하지 않아 과도하게 임대료를 인상하지도 않는다. 법정기준을 넘는 임대료 인상은 노후대책으로 상가 1~2채를 소유한 분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궁중족발 건물주처럼 다수의 건물을 보유하고 은행대출이 많은 건물주에 의해 발생한다. 공연히 노후대책을 거론하는 것은 평온히 노후를 보내려는 분들을 싸움에 끌어들이는 것으로 느껴진다.

 

셋째, 과도한 재산권 침해일까? 건물주가 임대료를 아예 인상시키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임대료가 3기 연체되면 해지할 수도 있고, 보증금에서 연체된 임대료를 공제할 수도 있는데, 10년 동안에는 계약갱신시 5%만 올리라는 것이 그렇게나 과도한 재산권 침해일까? 상권 활성화에 아무런 기여도 없는데, 그저 그 자리에 건물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세를 받겠다면서 임대료를 쭉쭉 올리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나 같은 상가임차인은 5% 인상도 부담되는데 말이다.

 

이 정도로 재산권이 제한되더라도,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건물주가 되고 싶다. 괜찮은 임차상인이 10년 동안 내 건물에서 열심히 사업하면서 월세 밀리지 않고 내주는 것만 해도 어딘가. 5%씩만 올려도 먹고 살만하면 충분한 거 아닌가. 그리고 건물주가 꿈인 시대는 이제 그만 끝내야 하지 않을까. 별로 멋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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