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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만동포 위한 ‘시민보험사’설립을 기대하며

재벌사 보험시장 폐해…소비자편익 중심 ‘상호보험회사’가 대안 

기사입력2018-07-22 12:08
김성기 객원 기자 (skkse001@hotmail.com) 다른기사보기
한국의 보험산업 규모는 세계 10위권에 달하지만, 국내 소비자 신뢰가 가장 낮은 시장이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2017년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금융민원 총 7만6357건중 4만7723건(62.5%)이 보험민원이다. 이를 세분하면 생명보험 23.7%, 손해보험 38.8%다.

재벌보험사들이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영업행태를 자행한다는 것은 금융민원중 절반을 훨씬 상회하는 보험민원 통계수치가 입증해 준다. 그 속에서 보험소비자들은 무자비하게 물적·정신적 피해를 받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홈쇼핑 보험광고에 현혹되고 있거나, 또 다른 누군가는 다른 온·오프 라인 피해현장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허울뿐인 이익배당금, 중도해지하면 원금도 못받는 저축성보험, 100% 틀린 변액보험 투자수익률, 무배당으로 현혹하고 보험사와 주주 이익을 챙기는 보험상품은 허다하다. 오죽하면, 모 재벌보험사 수익이 너무 커 1조원을 5000억원수준으로 조정한다는 소문도 돈다.
 
반면 선진국 보험산업을 살펴보면, 보험소비자를 위한 보험회사가 있다. 바로 상호보험회사다. 즉 보험가입자가 소유하는 협동조합 형태인 상호보험회사는 보험산업 태동기에는 주류였고,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한 현대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20대 상호보험회사 수입보험료 규모는 적게는 145.6억달러에서 많게는 637.3억달러에 이른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보험업법에 상호회사제도가 있지만, 아직 그 제도로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없다. 


상호보험회사는 그 의미상 ‘시민보험회사’라 할 수 있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보험업법 제2조에 따르면 ‘상호회사’는 보험업을 경영할 목적으로, 이 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로서 보험계약자를 사원(社員)으로 하는 특수법인이다. 그러므로 상호보험(Mutual Insurance)은 보험계약자가 보험회사를 공동으로 소유하는 보험소비자를 위한 ‘보험소비자 협동조합’이며, 비영리 성격의 보험회사다. 상호보험회사가 비영리 성격을 갖는 이유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최우선 목적이 투자자를 위한 영리추구가 아니라 보험소비자 편익을 높이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비자협동조합 형태의 상호보험회사가 태동하고, 보험시장에서 생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스만의 기업 소유권 이론(박주희 역, 헨리 한스만 저, 기업 소유권의 진화)에 따르면. 특정산업 영역에서 기업의 소유권은 시장계약비용과 소유비용의 합이 최소가 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이 관점에서 주택협동조합이나 보험회사가 소비자협동조합일 경우 시장계약비용과 소유비용의 함수를 최적화시킬 수 있다. 

한스만의 이론적 관점에서 소비자협동조합으로서 상호보험회사는 보험소비자와 보험회사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일종의 ‘꽃놀이 패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기에 자본조달 등 적정 조건만 충족한다면 보험회사로서 성공가능성이 존재한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상호보험회사에서 보험가입자는 보험회사 사원 자격을 가진 보험회사소유자이기도 하다.

이 경우 시장계약비용을 높이면. 보험가입자의 보장성은 낮추면서 보험회사 수익이 증가하지만, 보험회사 잉여는 보험가입자인 사원에게 배당으로 돌아간다. 역으로 보험회사 수익을 낮추면. 사원인 보험가입자의 보장성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업모델이 성공할 수 있는 요건은 소비자 규모화의 실현, 보험회사와 보험가입자 간 이익의 균형을 맞춘 상품개발이다. 아울러 보험설계사의 편익을 높이고 경영관리비용을 낮출 수 있는 노무혁신이 전제된다면 이론적으로 도전할 만한 사업이다.
 
지금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은 매우 어렵다. 일자리가 늘 전망은 좀처럼 안 보이고,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도 그렇다. 국민의 소득을 챙기기 위해 정부가 일자리안정자금을 풀고, 최저임금도 인상했지만, 여전히 민생은 힘들다. 

이제 사회적경제 운동도 국민이 체감하는 성공모델을 만드는데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 시민주도로 국가보험의 한계를 보완하고, 보험시장의 폐해가 발생하는 지금 매력적인 보험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시민보험회사’는 도전가치가 충분하다. 시민보험회사가 소비자 중심주의를 지향하는 비즈니스를 성공시킬 수 있다면, 소비자편익 중심으로 보험시장 민주화를 견인할 수 있다. 또한 좋은 보험소비를 통해 국민 개개인의 가처분소득을 높일 수 있다면, 소득주도성장의 좋은 모델로 이바지할 수도 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시대, 북한 민간보험시장에서 남한 재벌대기업이 판치는게 아니라, 남북한 시민이 주도하는 ‘상호보험시장’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도 지금 남한에서 시민주도 시민보험회사는 매우 필요하다. 

최근 시민보험운동을 준비하는 흐름이 사회적경제 진영에서 일고 있다. 재벌대기업만의 리그로 구성된 보험시장을 변화시키고, 보험소비자의 편익 그 자체에 온전히 충실한 새로운 ‘사회혁신운동’에 나설 참이다. 시민을 위한 가치를 추구하는 시민경제운동을 성공시켜, 시장권력의 민주화를 이루겠다고 야심 찬 포부도 밝히고 있다. 친환경 우리농산물의 가치를 키워낸 생협운동처럼, 시민보험운동이 시민을 위한 보험회사로 성장해 재벌대기업과 맞짱뜰 그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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