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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산업 특수성을 고려한 노동정책 필요”

근로시간계정제 도입, 노동자의 지재권 등 권리 보장방안 마련해야  

기사입력2018-08-10 10:04

콘텐츠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시간을 저축할 수 있는 근로시간계정제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콘텐츠업계가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주52시간 노동상한제가 적용되는데, 시기별 노동시간 편차가 큰 산업특성을 반영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근로시간계정제에서는 특정 기간동안 실근로시간이 약정된 근로시간보다 많으면, 초과근로시간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해당시간을 근로시간계좌에 적립한다. 반대일 경우 그 시간만큼 근로시간계좌에서 차감함으로써 임금이 줄어들지 않는다. 

 

근로시간계정제 도입, 휴가권 보장 및 법정가산임금 보전방안 선행돼야 

 

사용자 입장에선 일감이 몰리리는 시기에 노동자에게 추가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생산라인을 가동할 수 있다. 반면 노동자입장에선 추가노동에 대한 임금을 포기하는 대신, 근로시간계좌에 적립된 시간만큼 장기간의 휴가를 가질수 있다. 다만 근로시간계정제가 사용자 편의와 필요에 따라 운영되는 경우 노동자의 휴가권보장 범위가 축소되는 문제가 있다. 또 초과근로에 대한 법정가산임금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근로시간계정제 이외 콘텐츠산업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콘텐츠 제작자의 권리를 보장·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불공정한 수익분배가 저임금노동자, 비정규직 양산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콘텐츠산업 일자리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법무법인 수호 이영대 대표변호사는 “콘텐츠산업 전문성과 역동성은 국가발전과 직결된다. 콘텐츠산업 특수성을 고려한 노동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장은 ‘꾸준’ 고용은 ‘아직’

 

콘텐츠산업은 저성장 국면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6년기준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5.0% 증가한 105조5107억원으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지난 5년간 연평균 4.9%씩 성장했다. 2016년 전산업 매출액의 전년대비 증가율 2.2%, 5년간 연평균 증가율 1.5%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이면서 다른 산업에 비해 두드러진 성장세를 기록했다. 

 

<자료=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산업은 수출시장에서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6년기준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대비 6.1% 증가한 60억806만달러다. 전산업 수출액이 2015년과 2016년 각각 0.8%, 5.9%씩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성장세에 비해 고용효과는 뚜렷하지 않다. 2016년 콘텐츠산업 종사자는 63만명으로 2012년 61만명에서 2만명 늘었을 뿐이다.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0.8%에 불과하다. 제조업보다 높지만, 규모로 보면 고용창출산업이라기엔 부족하다.  

 

낮은 안정성·과도한 노동강도 해결해야

 

콘텐츠산업 일자리 특성으로 낮은 안정성이 꼽힌다. 이영대 변호사는 “콘텐츠상품 및 서비스 생산은 대부분 짧은 기간 프로젝트단위로 기획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기업에 정규직으로서 소속돼 일하기보다는, 프로젝트에 기반해 계약직이나 프리랜서형태로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상대적으로 고용안정성이 낮고,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제도 보호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콘텐츠산업중에서 게임·영화·드라마 제작산업 등은 과도한 노동강도로 악명높다. 게임업계에서는 신작출시 등을 앞두고 비정상적으로 장시간노동을 지속하는 ‘크런치 모드’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게임업계에서는 수년째 과로사가 빈발하고 있다. 영화·드라마 산업에서도 PD, 작가, 스태프 등이 과로사하거나, 과로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발생했다. 

 

이 변호사는 “극단적인 사건이 사고라기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시화 됐다. 중장비, 철강 등 2차산업과 같이 강도 높은 산업에서 일어나던 산업재해가 콘텐츠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 집중·고도 창의성, 산업특성 고려한 노동정책 마련해야

 

최근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에 따라 연장근로시간을 예외적으로 적용하지 않는 특례업종이 축소되고, 1주간 근로시간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었다. 콘텐츠산업도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주52시간 상한제가 적용된다. 

 

9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콘텐츠 콘텐츠산업 일자리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법무법이 수호 이영대 대표변호사는 “콘텐츠산업 전문성과 역동성은 국가 발전과 직결된다. 콘텐츠산업 특수성을 고려한 노동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이 변호사는 주52시간 노동의 안정적인 정착이 콘텐츠산업 일자리 창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정책목표는 일자리 확대와 효율성 증대지만 산업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 자체가 효율성을 높이진 못한다. 콘테츠산업은 유행에 민감해 단기간의 집중력과 고도의 창의성을 요구한다. 인재유입을 통한 선순환구조를 형성하고, 성장동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등 다른 산업과 차별화된 노동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근로시간계정제도 도입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노동시간 단축이 효과를 보려면 단순히 물리적으로 시간을 줄이는 일에서 나아가 노동자가 늘어난 시간을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업무외시간에 감독자와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야 창작성 등 노동생산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큰 도전이다. 관리능력이 중요한 경영노하우가 될 것이다. 독일의 근로시간계정제도 도입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로시간계정제도는 근로시간계정을 통해 계약근로시간과 실제근로시간을 결산해 근로시간채권과 부채를 허용한다. 채권과 부채가 특정기간내에 소멸 또는 변제되도록 해 근로시간에 유동성을 부여한다.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이 변호사는 “콘텐츠산업에서 공정한 수익분배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노동정책이 될 수 있다. 콘텐츠산업 대다수 사업체는 10인이하, 매출액 10억미만인 영세규모로, 도급계약을 맺을 때 협상력 열위로 불공정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불공정한 수익분배는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 비정규직 양산으로 이어진다”며 “제작자에게 정당한 지적재산권을 보장해줌으로써, 탄력적 시간활용으로 늘어난 부가가치에 대해 공정하게 권리를 분배해야 한다”고 했다. 

 

이영대 변호사는 이어 “하도급관계에서뿐 아니라 기업과 개인간 계약관계에 있어서도 제작자 노동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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