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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등록 무효심결…상표권 처음부터 없던 것

타인이 침해해도, 무효 가능성 높을 경우 손배청구는 권리남용 

기사입력2018-08-13 07:30
김범구 객원 기자 (bkk0909@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김범구 변호사(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전 엔터테인먼트법·저작권법 겸임교수)
A원목가구라는 상표를 201081일 등록하고 고급가구를 제조, 판매해 오고 있다. 그러던 중 B2015715, A로부터 “A의 등록상표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권리침해의 금지 및 손해배상의 청구소송을 당했다. 그런데 A의 상표에 대한 이해관계인인 CA가 등록한 상표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해, A가 등록한 상표의 무효심결이 20151215일 확정됐다.

 

BA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인가? 법원은 AB에 대한 권리주장에 대해 A의 손을 들어 줘야 하는가?

 

문제점=상표법은 상표를 보호함으로써 상표 사용자의 업무상 신용 유지를 도모해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고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상표권자의 이익보호만을 염두에 둔다면, 자유경쟁의 원칙 및 경쟁을 통한 경제발전 등에 반하는 결과가 우려되기에 상표권자의 보호 수준을 정해야 할 것이다. 특히 상표권의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에 이를 정도의 상표권이라면, 그에 대한 보호는 많은 부분에서 제약이 수반될 것이다.

 

A의 등록상표는 자신이 취급하는 제품이 원목의 가구임을 밝히는 정도이며, 타인의 상품과 식별하기에 부족하므로 상표권 등록이 아님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A는 현대원목가구 내지 대원원목가구 등의 표현을 사용했어야 했다.

 

상표=자기의 상품(지리적 표시가 사용되는 상품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비스 또는 서비스의 제공에 관련된 물건을 포함한다)과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장(標章)을 말한다(상표법 제1).

 

표장=기호문자도형소리냄새입체적 형상홀로그램·동작 또는 색채 등으로서 그 구성이나 표현방식에 상관없이 상품의 출처(出處)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표시를 말한다(상표법 제1).

 

무효심결=특허권 따위의 지식재산권이 각 단행법에 규정된 무효 사유에 해당할 때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의 청구에 응해 그 지식재산권을 소급적으로 무효화시키는 준사법적 절차다(다음 국어사전).

규정=상표법 제117(상표등록의 무효심판) 1항에 따르면,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 상표등록 또는 지정상품의 추가등록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이 둘 이상인 경우에는 지정상품마다 청구할 수 있다.

 

1호. 상표등록 또는 지정상품의 추가등록이 제3, 27, 33조 부터 제35조까지, 48조제2항 후단, 같은 조 제4항 및 제6항부터 제8항까지, 54조제1·2호 및 제4호 부터 제7호까지의 규정에 위반된 경우(2~7호 생략)

 

3항에 따르면, 상표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그 상표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 다만, 1항 제5호부터 제7호까지의 규정에 따라 상표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상표권은 그 등록상표가 같은 호에 해당하게 된 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 ~항 생략)

 

판례=상표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때에는 상표등록취소심결이 확정된 때나 상표권이 말소등록된 때와는 달리 그 상표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게 된다(상표법 제117, 판결 당시의 상표법 제71).

 

비록 타인의 등록상표권을 침해했다는 행위가 그 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기 이전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후 상표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됐다면 침해됐다는 상표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되므로, 그와 같은 행위를 상표법 제93(현행법 제108) 소정의 상표권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5.16. 선고 93839 전원합의체 판결).

 

A는 ‘원목가구’라는 상표를 등록하고 고급가구를 제조·판매해 오다 “상표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A가 등록한 상표는 무효심결이 확정됐다. A의 등록상표는 취급하는 제품이 원목의 가구임을 밝히는 정도였으며, 타인의 상품과 식별하기에 부족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상표권도 사적 재산권의 하나인 이상 그 실질적 가치에 부응해 정의와 공평의 이념에 맞게 행사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상표등록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해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음에도, 형식적으로 상표등록이 되어 있음을 기화로 그 상표를 사용하는 자를 상대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도록 용인하는 것은 상표권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고 그 상표를 사용하는 자에게는 불합리한 고통이나 손해를 줄 뿐이므로 실질적 정의와 당사자들 사이의 형평에도 어긋난다.

 

이러한 점들에 비춰 보면,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상표등록이 무효심판에 의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상표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10.18. 선고 2010103000 전원합의체 판결).

 

결과 및 시사점=따라서 B의 행위는 A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 아니고, AB에 대한 제소행위는 기각당한다.

 

상표선점을 활용한 부당이득 취득 등 상표권과 관련된 법적 분쟁이 빈발하고 있다. 상표권 등록 시 세심한 주의를 통해 상표권 등록 관리를 강화하고, 상표권 분쟁 해결을 위해 적극적 논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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