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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안, 소득주도성장론과 역행하는 방향

대기업엔 조세특혜, 저소득층엔 기존 제도 재탕·효과도 미미  

기사입력2018-09-11 17:43

소득주도성장 지원을 위해 마련한 문재인 정부의 조세정책이 길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신산업 시설투자 지원 등 대기업을 위한 조세지원이 여전한 반면, 저소득층 지원은 기존 제도를 재탕하는 수준에 그쳐 정책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 따른다.

 

11일 경실련이 주최한 ‘세법개정안 평가 및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유호림 교수는 “전체적으로 이번 세제개편안은 대기업과 자산가 및 자영업자와 저소득자를 폭넓게 고려하다보니, 문재인 정부의 핵심정책방향이 불분명해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느 관점에서 봐도, 정책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자료=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오문성 교수>

 

혁신성장 투자지원 받을 중소기업 얼마 안될 것

 

혁신성장 투자지원이 대기업 대상 조세특혜란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세법개정안은 기술개발세액공제를 확대했다. 기술개발세액공제 대상을 기존 157개 신성장동력·원천기술에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추가했다. 공제요건도 직전연도 매출액대비 연구·인력개발비 비중 5%이상에서 2%이상으로 완화했다. 

 

혁신성장 투자자산에 대한 가속상각이 신설됐다. 기업이 혁신성장 관련시설에 투자하면 해당투자자산의 가속상각을 허용했다. 가속상각이 인정됨에 따라 기준내용연수의 50% 범위내에서 신고한 내용연수를 적용한다. 대상자산은 기술개발설비와 신성장기술 사업화시설로 구체적인 범위는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했다. 가속상각이란 자산취득 초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금액을 상각해, 세금부담을 덜면서 투자금액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업은 투자 초기에 세금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유호림 교수는 “영세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등 실질적인 조세지원이 필요한 경제주체들이 자금과 기술능력 부족을 겪는 가운데 혁신성장 관련시설투자가 가능할지 불투명해 큰 정책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설비투자세액공제와 가속상각은 모두 대표적인 자본투자에 대한 조세지원이자 대기업 조세감면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 주요내용으로 소개하진 않았으나, 적지 않은 대기업이 해당조세지원으로 혜택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로장려세제 확대 장기효과는 미미

 

근로장려세제를 대폭 확대한 조치는 단기적 효과가 있겠지만,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적용대상 소득요건과 재산요건을 완화해 적용대상자를 2배이상 늘리고, 지급액을 3배가까이 증액했다.

 

근로장려세제는 직접지원 성격이 강하지만, 금액이 적기 때문에 지원대상자의 체감효과가 떨어진다는게 유호림 교수 주장이다. 그는 “근로장려세제는 사실상 재정을 이용한 직접 소득보조 방식이다. 대상자가 받는 금액이 적기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일부 극빈층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직접 재정지출을 지나치게 확대하는건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에 비해 비효율적이다. 자영업자들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관련지원을 확대하는게 낫다고 본다. 단기간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 효과는 회의적”이라고 주장했다. 

 

법인세·사회보험료에 한정된 일자리 지원은 효과 없어

 

일자리 및 고용창출 관련세제개편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유 교수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부분의 일자리 관련지원제도는, 기업이 고용을 늘리면 법인세나 사회보험료를 인하해주는 방식이다. 2016년말 기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는 기업이 42.9%에 달하고, 납부하는 기업도 대부분 최저한세를 적용받는다. 중소기업 절반정도는 고용지원제도를 활용할 유인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1일 경실련은 ‘세법개정안 평가 및 개선방안 토론회’를 주최했다.   ©중기이코노미
기술개발 지원과 근로장려세제, 일자리창출 지원 사이의 정책적 유기관계에 대한 고려도 미흡하다고 했다. 유 교수는 “근로장려세제 확대로 인한 재정지출분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고용창출에 대한 직접지원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근로장려세제 적용대상인 저소득자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공급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인건비부담을 절감할 수 있도록 돕는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호림 교수는 이어 “기업 관점에서 보면 일자리 창출에 따른 혜택이 적어, 추가고용보다는 신사업에 대한 자본투자에 대한 조세우대를 선호하게 돼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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