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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안 갚으려 한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사해행위

대법, 형제간 상속재산분할협의로 채권자 피해…채무 면탈 제재 

기사입력2018-10-02 10:12
김광호 객원 기자 (kimpyeon@seoulbar.or.kr) 다른기사보기

법무법인 자연수 김광호 변호사
채무자가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게 되는 경우,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하지만, 채무를 갚을 생각이 없었던 채무자의 입장에서는 상속을 받는 것이 달갑지 않은 상황일 것이다.

 

상속재산으로 모든 채무를 정리하겠다는 양심적인 사람이라면 이러한 고민이 들지 않겠지만, 상속재산으로 채무를 갚고 나면 아무 것도 남는게 없거나 상속재산으로 일부 변제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반적으로 고민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실제 사례를 보면, A·B·C는 형제이고 A는 많은 금융채무를 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부동산(시가 3억원)을 상속받게 되었는데, 상속을 받게 되면 채권자들이 압류할 것이 명백하기에 형제들과 상의해 아버지가 남긴 부동산을 C가 단독으로 상속하는 것으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고 C앞으로 단독 상속등기를 했다.

 

그러자 금융기관에서는 A가 정상적인 상속을 받았다면 1/3 지분(1억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형제들과 협의해 C가 단독으로 상속하는 것으로 분할협의를 한 것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고 해, AC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취소하고 A의 지분만큼인 1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채권자인 금융기관을 해하는 행위로, 외견상으로는 상속을 받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로는 상속을 받아 채무를 면탈하려는 행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대법원은 상속재산의 분할협의는 상속이 개시되어 공동상속인 사이에 잠정적 공유가 된 상속재산에 대하여 그 전부 또는 일부를 각 상속인의 단독소유로 하거나 새로운 공유관계로 이행시킴으로써 상속재산의 귀속을 확정시키는 것으로 그 성질상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이므로 사해행위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상속재산의 분할협의를 하면서 자신의 상속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일반 채권자에 대한 공동담보가 감소된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고 판시했다.

 

결국, A와 형제들 사이의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채권자인 금융기관을 해하는 행위로 취소되고, 부동산의 단독 상속자인 C는 가액배상으로 1억원을 금융기관에 지급해야 한다. 외견상으로는 상속을 받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로는 상속을 받아 채무를 면탈하는 채무자의 행태를 제재하는 판결이다.

 

이러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대량의 세금을 체납한 체납자이거나 대량의 채무를 지고 있는 채무자의 입장에서, 상속을 받게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참으로 고민스러운 문제다. 상속재산으로 모든 세금과 채무를 정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은 분명하지만, 상속재산이 자신의 유일한 재산이라고 한다면, 인간의 심리상 상속재산을 채무변제에 그대로 사용하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채무자에 대한 판결을 받아 두었고, 채무자가 상속받을 재산이 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인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채무자의 입장이라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상속재산을 면탈하는 것은 사후에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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