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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구축 앞장선다면

한반도 신경제의 세 인물 ②트럼프…그는 케네디가 될 것인가 

기사입력2018-11-08 12:52
최민식 객원 기자 (newway40@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
F. 케네디는 1960년 제3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케네디는 아메리카를 다시 힘차게 만들어냅시다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그는 실업, 침체된 경제상황, 미사일 갭(·소 간 핵미사일 보유 수에 있어서 소련의 우세를 일컫는 말)을 개탄했다.

 

시대가 엄중했다. 1959년은 미국의 코앞인 쿠바에서 공산주의 혁명이 성공한 해다. 1960년에는 남베트남의 고 딘 디엠을 호치민에 대항시켰지만 대통령궁이 폭파되고 만다. 더욱이 마오저뚱의 중국은 나날이 커져갔다. 2차대전이 끝났지만, 전쟁은 끝난게 아니었다. 냉전, 자본주의 대 공산주의 진영 간의 이 절체절명의 전쟁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가.

 

당시 케네디 대통령은 월트 로스트(Walt Rostow) 교수를 국가안보전략회의 고문, 대통령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한다. 로스트 교수의 경제성장의 5단계:반공산주의 선언(1958)’이 케네디 대통령의 후진 동맹국가 발전전략으로 채택된다

 

내용은 다소 염치없지만, 강력한 친미 군사독재국가로 체제적 안정을 취한 후, 후진적 부패를 척결하고 개혁하면서 경제건설과 정치적 안정을 달성한다는 것이었다. 여러 전문가들을 통해 공산주의 국가가 늘어나는 이유를 찾아보니 공산주의 혁명은 가난한 국가들에서 발생한다는 공통점을 확인한다. 문제는 경제였다. 특히 북한도 공산주의 진영의 적극 원조로 남한의 경제를 압도하는 상황이었다.

 

1960년 한국에서 4·19 혁명이 발발한다. 남한 상황이 위험한 방향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된다. 반정부 심리가 강력한 반미 감정으로 폭발해서 혁명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것. 따라서 미국이 개입했다는 비난을 듣지 않으면서 남한의 경제를 발전시켜야 했다.

 

케네디, 후진동맹국가 전략에 따라 박정희를 수용하다

 

케네디는 즉시 월터 맥코나기(Walter McConaughy)를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로 임명하고, 새로운 한국의 발전전략을 담은 종합보고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장면 정부와 함께 경제부흥을 최우선 목표로 내걸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한다. 그러나 이듬해 박정희 군부세력의 쿠데타가 일어났다.

 

케네디는 로스트 교수의 후진동맹국가 전략에 따라 박정희를 수용하고 경제개발전략을 지원한다. 워싱턴으로 초대했다. 당시 박정희의 경제개발계획을 알고 있는 미국은 박정희에게 경제개발계획 수정을 제안했다. 박정희의 경제개발계획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서독을,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강력한 우방으로 삼았던 미국으로서는 한국을 일본의 경제권에 묶어야 했다. 일본의 차관지원은 이에따라 진행된 결과였다.

 

그 다음에 벌어진 경제개발은 익히 아는 바와 같다. 중화학 공업 육성과 수출대기업 중심의 강력한 고도성장. 아이러니하게도 냉전의 가장 큰 희생양이었지만 냉전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된 쇼케이스라고 할까.

 

신냉전은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의 생채기다. 새로운 질서의 목표는 두말할 것 없이 공영이어야 한다. 공영의 새 질서를 놓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동아시아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미국 롯데뉴욕팰리스호텔 허버드룸에서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케네디가 아니다. 정통 정치인도 아니고 정당도 다르다. 그런데 공통점이 있다. 그는 가라앉고 있는 미국을 개탄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케네디가 소련과 냉전을 치러야 했다면, 트럼프는 떠오르는 거대한 붉은 용, 중국과 신냉전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운명을 걸고 치르는 대전쟁이다. 과거의 냉전이 이념전쟁이었다면, 현재의 냉전은 경제전쟁이다.

 

시진핑이 덩샤오핑의 도광양회를 물리고 대국굴기의 중국몽을 선언한 뒤부터, 트럼프가 나약한 미국을 거부하고 미국우선주의를 제창한 뒤부터, 이 전쟁은 예고된 일이었다.

 

트럼프는 거래의 달인이다. 거래 자체를 예술적 행위로 인식한다. 자신을 거래관계에 예속되는 것이 아니라 거래의 처음과 끝을 이끌어가는 주체로 인식한다. 정치도 그에게는 거래다. 그의 정치를 두고 미숙하다거나 품위가 없다고 비판하지만, 그가 이루어가는 성과는 대단하다.

 

미국 중간선거가 끝났다. 한편으로는 민주당 하원장악, 트럼프 권력독점 끝으로 평가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트럼프 상원장악과 주요 주지사 승리, 무엇보다도 트럼프의 공화당으로 재편으로 평가한다. 재선 가도에 파란불이 켜진 것이다. 경제적 성과나 정책적 성과도 버금간다. 이미 그의 책 불구가 된 미국에서 공약한 것이 대부분 이뤄지고 있으니 말이다.

 

트럼프, 새 시대의 동아시아 전략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동아시아 전략, 한반도 전략은 무엇인가. 신냉전에 몰두하는 현재로서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동아시아 전략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중국 역시 국내에서 조차 패권추구 전략을 조화로운 대국관계 전략으로 전환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 미국의 한반도 전략 역시 모호하다. 당장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지만, 그것은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어떻게 세울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지위를 어떻게 확고하게 만들 수 있는지가 핵심적인 관건일 것이다. 당장의 신냉전기에는 북한을 중국을 다루는 피봇으로 삼는데 그칠 것이지만, 신냉전 이후 세계는 어때야 하는가. 과연 미국과 중국은 패권 혈투로 세월을 낭비할 것인가.

 

한반도의 분단을 두고 동아시아는 중-러와 미-일 진영으로 갈라선 지대였다. 한반도가 분단에서 평화로 이념에서 실용으로 지대가 전환된다면, 동아시아의 질서는 완전히 새로운 질서로 재탄생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지역안보체제, 새로운 지역경제체제가 요구된다. 동아시아 경제공동체가 그것이다. 그것은 신냉전과 궤가 다르다.

 

내년 12차 북미정상회담은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북미수교에 이르는 길이 열릴 것이다. 북미수교 다음은 무엇인가. 유엔의 대북제재 뿐아니라 미국의 대북제재가 말끔히 해소된다. 공산주의 국가로 규정한 대상국가에 대한 무차별적인 경제제재가 해제된다. 경제의 혈맥이 열린다. 미국은 북한을 친미국가로 전환하는 경제전략을 이행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제사절단이 북한을 방문하고 북한의 경제개발전략을 전반적으로 검토하며 미--한반도가 함께 작동하는 경제를 구상해야 할 것이다. 마치 60년전 존 F. 케네디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신냉전의 귀결이 패권전쟁으로 인한 세계경제 퇴보가 돼서는 안된다. 신냉전은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의 생채기다. 새로운 질서의 목표는 두말할 것 없이 공영이어야 한다. 공영의 새 질서를 놓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동아시아다. 트럼프와 시진핑 뿐만아니라 러시아와 일본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로, 공영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 짐 로저스는 세계에서 투자가치가 가장 높은 국가로 북한을 꼽았다. 그는 동아시아 신경제지대를 내다봤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남한이 대단한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이 기회를 놓칠리 없다. 트럼프 역시 투자의 달인이다. 트럼프는 농담처럼 했다는데, 트럼프 타워가 뉴욕의 랜드마크가 된 것처럼, 평양 대동강 변에 트럼프 타워가 세워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트럼프가 신냉전을 넘어 새로운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열어내는 데 앞장선다면, 케네디 보다 더 위대한 대통령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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