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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 소모전 줄인다지만

가구생계비 뒷전, 노사자율성 훼손 우려…더 많은 당사자 참여해야 

기사입력2019-02-17 05:00
정원석 객원 기자 (delphi2000@naver.com) 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기본기조인 소득주도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과제다. 최저임금을 올려 국민소득과 유효수요를 확대해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상폭이 너무 크고 속도가 빠르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저임금이 어느 정도로 결정되는가는 언제나 관심이 집중되는 주제다.

 

최저임금 결정에는 항상 큰 진통이 따랐다. 예컨대 2016년 최저임금 심의의 경우, 노측과 사측의 최초제시안은 각 ‘0% 동결‘79.2% 인상이었다. 기본적인 시각 차이 자체가 너무 컸다.

 

현재까지 32회에 걸친 최저임금 결정 중 표결 없이 ··합의에 의해 결정된 경우는 불과 7번이었다. 표결한 25회 중에서도 노·사 모두 참석해 표결한 경우는 8회에 불과했다. 일방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파행에 파행을 거듭해, 법에 정해진 협상기한에 쫓기듯 결정하는 식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됐다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최저임금 결정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논의는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요컨대 핵심은, 노사 간 차이가 너무 크니 구간설정위원회를 신설하고 결정될 최저임금의 상하한 구간을 일단 설정해 논의 범위를 좁힌 후에, ‘결정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노··정 상호간의 심도깊은 논의를 통해 최저임금 결정과정에 내실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구간설정위원회는 노··정이 추천한 전문가 9명으로, 결정위원회는 기존 최저임금위원회와 유사하게 노·사 단체 및 정부추천 공익위원 15명 또는 21(··공 위원 각 5명 혹은 7)으로 구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대국민 공개 토론회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렸다.<사진=뉴시스>

 

정부는 초안을 내놓으면서, 기존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고용수준, 경제성장률 등 경제상황 지표를 추가해 결정기준을 보완하고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전문가의 역할을 증대시키며 정부가 단독으로 갖던 결정위원회 공익위원 추천권을 국회나 노사와 공유한다는 등의 해법도 제시했다

 

그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반복되어 왔던 소모적인 논쟁들이 상당부분 감소될 것이고, “사실상 정부가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는 논란도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계와 경영계는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다. “전문가들이 미리 구간을 설정하는 것은 노사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훼손하는 것이어서 결정위원회가 사실상 거수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구간설정위원회가 구간을 너무 좁게 설정하면, 실질적으로 노사간 협상과정을 건너뛰고 전문가집단이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된다는 우려다.

 

결정기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경제성장률, 고용상황 등 거시적 기준만 강조되고 노동계가 요구하는 가구생계비등은 또 뒷전이라는 것이다.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증대에 따른 생활안정이라는 효과보다 정부와 기업의 사정만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이다.

 

인적구성에 관해서는, 노사관계의 당사자인 노동계와 경영계 특히 최저임금 인상의 가장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소상공인과 노동자를 대변할 인물이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이 추천한 전문가로 구간설정위원회가 꾸려진다고는 하지만 이들은 당사자가 아니고, 결국 위촉권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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