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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와도 상가 月 ‘차임’ 감액 요구 어렵다

차임증감청구권…증액과 달리 감액은 ‘경제사정 변동 극심’만 인정 

기사입력2019-02-19 09:51
김재윤 객원 기자 (myungkyungseoul@naver.com) 다른기사보기

상가변호사닷컴(법무법인 명경 서울) 김재윤 변호사
최근 계속되는 경기침체, 주변상권의 악화 및 최저임금의 상승 등 경제사정의 변화로 인해 기존 차임도 내기 버거워하는 상가건물임차인이 늘고 있다. 이러한 경우 상가건물 임차인이 장래 발생할 차임에 대해 감액을 청구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 민법 및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차임증감청구권이라고 규정돼 있는데, ‘차임감액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다.

 

민법은 제628조에서 임대물에 대한 공과부담의 증감 기타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약정한 차임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당사자는 장래에 대한 차임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제10조의2에서 당사자는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이나 경제사정의 변동 등을 고려하여 차임과 보증금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고, 11조에서 차임 또는 보증금이 임차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 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는 당사자는 장래의 차임 또는 보증금에 대하여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 임대인·임차인 모두 차임을 올려 달라거나 내려 달라고 할 수 있다. 증감의 이유는 조세, 공과금, 주변차임 기타 경제사정의 변동 등이다.

 

이러한 법 규정만 놓고 보면, 차임감액청구는 경제사정이 악화되거나 주변 시세가 낮아진 경우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쉽지 않다.

 

우선 차임증액청구가 가능한지를 살펴보면, 대법원은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은 임대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할 때마다 물가상승 등 경제사정의 변경을 이유로 임차인과의 협의에 의하여 그 차임을 조정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둔 경우 당사자 간에 협의에 의하여 차임을 증액하기로 약정하였으나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법원이 물가상승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여 정한 적정한 액수의 차임만큼은 증액된다고 하면서, 민법 제628조에 의한 임대인의 차임증액의 경우 별다른 제한 없이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2018. 3.15. 선고 2015239508, 239515 판결 참조).

 

이에 반해 차임감액청구의 경우, 법원은 경제사정의 변동이 극심한 경우에만 인정한다고 해, 감액이 인정되는 범위를 굉장히 좁게 보고 있다.

 

‘차임감액청구권’은 ‘차임증감청구권’이라는 하나의 규정에 감액청구와 증액청구를 동시에 규정하고 있음에도, 별 다른 이유 없이 감액청구의 경우에만 인정여부를 좁게 해석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사진=뉴시스>

 

대법원은 울산공항 음식점 등의 사용계약에 따른 임대료 감액청구에서 그 사용료는 임대차계약상 차임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이는 민법 제628조 소정의 차임감액청구권의 대상이 된다고 하면서도, 경제위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199710월경 사용계약이 체결된 이후 본격적으로 경제위기가 시작된 1998년 이후에 종전보다 이용 여객이 30%정도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임차물에 대한 공과부담 기타 경제사정 등의 변경으로 인하여 현저히 부당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하여 차임감액을 부정한 바 있다(대법원 2004. 1.15. 선고 200112638 판결 참조).

 

임대인, 손쉽게 증액임차인, 경제위기에서도 감액 쉽지 않아

 

한편 이러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하급심에서도 차임감액청구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월차임이 4356만원인 한 마트의 차임감액청구 소송에서 주변 임대차계약 시세를 고려할 때 적정 월차임이 2250만원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민법 제628조에 따른 차임감액청구권은 임대물에 대한 공과부담의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약정 차임으로 당사자를 구속하는 것이 정의와 형평에 어긋나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 비로소 인정되고 경제사정의 현저한 변경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하였던 것으로서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한 것이어야 한다고 하면서 차임감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16. 선고 2017가합577445)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법원 판단은 몇 가지 점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우선 차임감액청구권은 차임증감청구권이라는 하나의 규정에 감액청구와 증액청구를 동시에 규정하고 있음에도 별 다른 이유 없이 감액청구의 경우에만 인정여부를 좁게 해석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임대인의 경우 차임증액의 요소가 있으면 임차인에게 손쉽게 증액을 요구할 수 있고,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법원의 판단을 통해 증액을 할 수 있다. 반면 임차인의 경우 IMF와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차임을 감액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둘째로 현실반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급격히 상권이 발달해 차임이 상당히 상승한 지역에서 장기로 임대차를 한 임차인의 경우, 상권이 급격히 안좋아 지는 경우에는 계약기간 동안 울며 겨자 먹기로 동일한 차임을 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경기침체 내지 상권의 악화가 장기화 되는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상권이 악화되면 임차인으로서는 기존 차임을 지급해서는 영업을 해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인데, 임대차 기간이 장기간 남아 있음에도 높은 차임의 조정이 어려운 경우 보증금을 포기하고 문을 닫음으로써 자신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상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빈 사업장이 늘어날수록 그 상권은 도미노 식으로 악화돼 결국 경기침체가 가속화 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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