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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한반도 평화구축…아직 갈길이 멀다

촛불정부 2년 평가…소득주도성장 포함 경제쇄신도 함께 추진해야 

기사입력2019-05-13 15:34
김영규 객원 기자 (hjlee1000@gmail.com) 다른기사보기
인하대 김영규 명예교수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고 2년을 넘겼다. 촛불항쟁에 따라 전 대통령 박근혜가 탄핵을 받고, 물러난 후 2017년 5월대선에서 승리한 정권이 지금 정부다. 청와대는 취임 2주년을 맞아 ‘국민과의 대화’ 형식의 기자회견을 추진했으나, 문 대통령 의지에 따라 1:1 대담의 KBS 생방송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 4일 신형 전술유도무기(탄도미사일 추정) 등을 발사함에 따라 경색된 국내외 정세를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문 대통령 인터뷰 당일 또다시 2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 對북 인도적 식량지원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려던 정부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년간 크게 적폐청산과 한반도 평화구축이란 국내외 난제 해결을 위해 전력투구했다. 수구적폐의 수장격인 박근혜와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들을 구속수사하고 처벌함으로써 촛불민심을 계승하는 정책을 유지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2차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물꼬는 일단 텄다. 그러나 전면적인 핵 폐기를 요구하는 미국과 ‘행동對 행동’ 등 단계적 접근법을 주장하는 북한이 맞섰다. 북미간 2차 하노이 정상회담은 실패로 끝났고, 이후 북한 비핵화는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적폐청산·개혁역행저지·사회대개혁을 위한 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은 수구적폐 청산이 현 정부의 최대 과제임을 전 국무총리 등 사회원로와의 만남에서 분명히 밝혔다. 헌법파괴적인 국정농단과 사법농단이 사실이라면, 이런 과거의 적폐를 제대로 청산하는 게 촛불정부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임을 거듭 강조했다. ‘적폐청산과 ‘협치·타협’에 대한 이날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보수·극우 언론은 양자를 ‘先後’로 구분하고 해석하면서 논란을 제기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양자는 동시 병행되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협치와 타협은 현실 정치에서 불가피한 부분이고, 적폐청산은 사법부가 판단할 다른 차원의 문제란 말이다. 

그럼에도 수구적폐 청산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5년내에 법률적으로나 실질적으로도 성과를 내기 상당히 어려운 과제다. 적폐의 뿌리이자 본거지로 지목받는 자유한국당(과거 새누리당)이 여전히 현실 정치에서 주류 세력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지금도 국회를 벗어나 전국을 순회하며,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국정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장외투쟁을 통해 이들은 자신의 과거 잘못을 부정하고, 친박 재건을 통해 당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극우세력 지지를 조직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차기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이 집권하기는 어려울지 모르나, 제1야당으로서의 분명한 입지를 확보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적폐를 호도하고 과거 부정권력을 옹호해서는 촛불로 계몽된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사실, 자유한국당 등 수구보수가 분명하게 깨달아야 할 대목이다.

적폐청산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와 무관하게, 국민여론은 적폐청산과 한반도 평화구축이란 양대 실적에 관해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던졌다. 지난주 나온 SBS 여론조사(조사기관 칸타코리아)에 따르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49.3%인데 반해, 부정평가도 48.3%에 달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對북 평화정책에 여론조사 결과 또한 취임 1년차 당시와 비교하면 지지도가 많이 떨어졌다.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50.4%, 거꾸로 북한을 압박해야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아 44.3%에 이른다.  중재자 역할에 일단 빛을 실어줬지만, 북한압박을  주문하는 그림자 역시 만만찮음을 보여줬다. 지난 9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사실이 이번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평화의 물꼬를 트려는 정부로선 부담이 가중된 셈이다. 

SBS 여론조사에서 현재 진행형인 적폐청산과 직접 관련된 설문이 없었던 점은 아쉽다. 적폐청산에 대한 질문은 곧장 자유한국당을 겨냥하는 만큼, 정당간 중도입장을 견지하려는 언론사로서는 조사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그러나 적폐청산과 간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설문이 없지는 않다.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으로 처리한데 대한 질문과 답변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절반이상의 국민은 긍정(52.0%)으로 평가해, 과거 적폐의 요인인 국회의 정당구성 개혁과 고위공직자 범죄수사 강화에 힘을 보태줬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당동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구·경북지역 규탄대회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로 걸어오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상 문정부 2년 평가를 현 정부가 추진하는 양대 과제만을 대상으로 살펴봤다. 적폐청산의 경우 비교적 흔들림 없이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북한비핵화 과제의 경우에는 우여곡절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문제를 넘어 북미협상 등 국제정세를 우호적인 환경으로 바꿔야하는 또다른 과제를 풀어야하기 때문이다.

잊지 말아야할 점은 적폐청산과 한판도 평화구축이란 대의에 반대하고, 방해하려는 反촛불 정치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 2년간 적폐청산을 포함한 한국사회 개혁과  한판도 평화구축 과제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의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을 압도하지 못하는 현실 또한 뼈아픈 대목이다. 여기에는 정치현안 이외 정부와 집권여당이 경제를 쇄신해 국민 삶의 질을 개선시키지 못한 질책이 담겼다고 봐야한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적폐청산과 한판도 평화구축이란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촛불정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아울러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분명히 하고 일자리 창출, 고용늘리기, 재벌개혁 등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도 병행돼야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인하대 김영규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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