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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잠재된 욕망에 불을 붙인 신도시 개발

개발에 앞서 투기수요 차단책, 개발이익 환수방안 먼저 마련해야 

기사입력2019-05-15 17:3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정부의 ‘3기 신도시’ 대상지역 최종발표가 부동산투기를 통해 자산을 부풀리겠다는 서민들의 욕망에 불을 붙였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지역 주민 중 일부는 신도시 건설을 통해 자신이 보유한 집값을 뻥튀기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린다. 일부 주민은 신도시 건설에 따른 법적 절차인 주민설명회까지 무산시키며, ‘신도시 건설 반대’ 구호를 외치지만 속내는 제각각이다. 더 넓고 더 높은 아파트를 갖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해주고, 토지수용가를 더 많이 달라는 욕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25일 경기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과천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가 열리자, 과천지역 광창마을 주민들이 설명회를 반대하며 신도시 개발의 비효율성 문제 등을 들어 신도시 개발지구서 제외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3기에 앞서 이미 ‘완료’된 1·2기 일부 신도시 주민들도 3기 신도시 건설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반대 이유는 해당지역 사정에 따라 각각 다양하다.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지금도 남아도는데, 인근에 신도시가 또 들어서면 집값이 폭락한다고 반대한다. 교통인프라를 포함 도시기반시설이 취약해 자족도시로 기능하지 못하는 1, 2기 신도시와 비교해 3기 신도시에 ‘특혜’를 줬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역주민 홀대론까지 퍼지면서, 해당지역 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 추진과 함께 청와대청원 등 반발도 조직화되고 있다.  

정부가 공급대책으로 내놓은 신도시 건설에 따른 순기능은 보이지 않고 부작용만 도드라진다. 정부까지 나서 부동산투기 장을 열었으니, 잠재됐던 서민들의 욕망이 발동하는 건 너무 당연하다. 공공재인 주택에 대한 투기를 통해 남보다 앞서려는 자와 뒤처지지 않겠다는 자 간의 이전투구다. 노동과 땀으로 살아서는 자기 몸을 뉘일 공간조차 확보하기 어렵고, 불로소득과 요행이 동반돼야 집 한칸 마련할 수 있는 각박한 현실이다.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가 예정된 14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양구청 대강당에서 제3기신도시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주민비상대책위원들이 설명회 개최에 반발하며 입구를 가로막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를 초과했음에도, 자가거주율이 절반 수준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 근본적 이유는 정부의 무대책과 무능 때문이다. 주택을 투기 대상화할 수 없도록 하는 다양한 제도를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겠다는 의지가 없어서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부동산보유세 인상·공시지가 인상 등 투기억제책을 내긴했지만, 기울대로 기운 부동산시장을 바로잡기엔 역부족이다. 문재인 정부가 수차례 공언했던 부동산정책의 목표, ‘부동산투기 근절 및 실수요자 보호’는 점차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주택문제, 특히 주택소유 편중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주택소유자가 거주주택 이외 잉여주택을 보유할 동기 자체를 갖지 못하도록 하면 된다. 무주택자에게는 주택을 구입하지 않아도, 적정 비용으로 필요한 기간 동안 거주할 공간을 보장하면 된다. 전자의 문제를 풀기 위해 주택·토지가 공공재임을 정부가 분명히 선언하고, 국민 동의를 전제로 공공재에 합당한 강력한 규제를 부과하면 된다. 다주택소유자의 반발은 불가피하지만, 사회 공동의 선이란 목표를 제시하고 설득할 수밖에 달리 피해갈 방법은 없다. 정부의 존재 이유는 소수 기득권자 보호가 아닌 대다수 국민의 안정적 삶을 보장하는데 있다. 그렇다면 어렵더라도 국민 신뢰를 무기로 정부가 뚫고 나갈 수밖에 없다.  

주택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면 공급대책도 필요하고, 이런 측면에서 이번 3기 신도시 건설의 목표는 실거주자를 위한 공급으로 제한돼야한다. 그럼에도 3기 신도시 건설을 둘러싸고 지역간·주민간 갈등이 불거지는 이유는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기수요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투기수요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면, 3기 신도시를 둘러싼 갈등을 상당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이 시점에 3기 신도시 건설이 필요한 사업인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묻지 않겠다. 신도시 예정지가 이미 발표됐기에 뒷북치는 것도 그렇고, 신뢰행정의 근본을 뒤집기에는 너무 멀리 나갔다. 그래서 당부한다. 3기 신도시 건설 시행에 앞서 투기수요 차단망을 촘촘히 만들어, 애꿎은 서민들이 투기판에서 휘둘리지 않도록 해 주길 바란다. 아울러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공공사업자를 포함 민간건설사 등 일부 집단이 개발이익을 독점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법 제도를 먼저 정비해 줄 것을 촉구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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