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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임기까지 북핵 해결위해 북일정상회담

北 지렛대 삼아 냉전해체…美 우위 ‘다극적 세력균형지대’로 전환 

기사입력2019-05-17 09:28
최민식 객원 기자 (newway40@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일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의욕을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이제는 김정은 위원장과 내가 직접 마주하겠다고 말한 적은 여러 차례 있지만, “조건을 달지 않고 만나겠다고 한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도 한껏 치켜세웠다. 아베 총리는 김 위원장이 국가에 있어서 무엇이 최선인지를 유연하게, 그리고 전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에도 트럼프는 북한과의 협상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고, 더불어 아베의 적극적인 대북 태도변화는 난관에 봉착한 북미관계를 풀어내는 일단의 묘수로 여겨진다. 공식적인 북한의 반응은 아직 없지만, 북일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선 것으로 보기에 무리가 없다. 북일정상회담이 열린다면, 3차 북미정상회담도 조만간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일본 간에 납북된 일본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언젠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일본인 납북 문제는 이미 해결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일관계 회복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평가됐다.

 

당초 김정은은 북일정상회담을 올해 초로 계획했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중국의 북한 정보통에 따르면,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국가보위성과 내각 외무성의 전문가들로 지난해 5월말 북일정상회담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조직했다. 일본 정부도 겉으로는 선 비핵화를 조건으로 또한 납치문제 해결을 조건으로 걸었지만, 물밑에서는 북일정상회담에 대한 본격 조율에 들어갔다.

 

수면 위로 떠오른 북일정상회담과 북일관계 정상화

 

물밑교섭의 배후엔 미국이 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차 북미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방북했을 때 북한 지도부로부터 아베 총리와 직접 연결되는 믿을 만한 인물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으며, 기타무라 시게루 내각 정보관을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키타무라 정보관이 북한의 김성혜를 만나왔던 것으로 파악한다. 김성혜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준비 실무협상에 참여한 북한 통일전선부 책략실장이다.

 

작년 10월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모든 노력이 집중되던 시기였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방북 직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진전상황을 공유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북일관계의 정상화, 고이즈미 총리 때의 평양선언 때 했던 새로운 관계의 모색을 다시 하겠다는 뜻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에 시간의 문제이지 큰 흐름 그 방향으로 갈 거라 생각한다시차는 있겠지만 북일관계 역시 전체적인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 형성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북일정상회담과 북일관계 정상화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4월 러시아를 방문하고, 일본을 거쳐 지난주에 한국에 방문했다. 김정은과 푸틴이 만나기 전에 러시아를 다녀왔으며, 일본과도 향후 북 비핵화 전략을 공유한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은 지난해 7월 스티븐 비건 방일시, 북한이 비핵화를 검증받기 위해 사찰을 받게 될 경우 일본 정부가 초기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고노 외무상은 비건 특별대표에게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고, 북한과 국교정상화가 이뤄지면 경제협력도 할 것이라는 일본의 입장을 밝혔다.

 

아베는 2002년의 평양선언을 기초로 북일정상회담에 임하겠다고 했다. 2002917일 일본 고이즈미 총리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결과가 평양선언이다. 평양선언은 북일 국교정상화 추진, 과거사 반성에 기초한 보상, 유감스런(납치 등) 사태의 재발 방지,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 등에 대한 합의다. 17년이 지났지만, 김정은과 아베간 북일정상회담에서 다루어질 의제와 거의 동일한 맥락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일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의욕을 드러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5일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강경화(오른쪽부터) 외교부 장관,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뉴시스>

 

2002년 제1차 북일정상회담은 20006·15공동선언 채택에 따른 남북관계의 변화와 이를 계기로 서방진영의 북한과 수교 행렬이 이어지는 해빙 무드에 편승한 것이다. 북한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측면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일본은 전후처리를 유일하게 진행하지 못한 북한과의 협상이 필요했으며, 북한은 일본과의 수교협상을 통해 일본의 대북한 적대시정책을 전환시키고, 아울러 과거사에 대한 보상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2019년 북일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소극적으로는 일본 패싱을 극복하는 것이고 적극적으로는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재편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이 될 것이다. 현재 북일 간의 현안은, 납치문제와 핵문제다. 일본정부는 납치와 핵의 동시 해결을 공식적으로 내걸고 있지만, 납치문제와 핵문제의 분리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납치문제를 해결하고 전후 보상을 마무리하게 되면 북일 수교도 가시권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북일 수교, 남북간의 분단갈등이 정리되고 북미간의 냉전이 정리되는 것이라면, 북일간의 과거사 갈등이 동시적으로 정리되는 것이다.

 

시간 걸리는 비핵화북일정상회담은 북의 경제카드

 

김정은의 태도변화는 짐짓 이해가 간다. 북한은 개방을 하게 되면 수많은 외국자본이 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일본의 과거청산 보상비용은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개방과 외국자본의 유입은 북한의 비핵화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비핵화 과정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전후 보상 의제를 다루는 북일정상회담은 북한에게 중요한 경제카드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아베의 태도변화는 무엇 때문인가. 단지 북미관계의 난관을 해결하기 위한 일시적인 행동인가. 아니면 미국과 일본의 동아시아 전략의 변화에 따른 전략적인 행동인가.

 

북일 관계개선이 왜 지금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것인가라는 물음은, ‘트럼프의 미국이 왜 지금 일본에게 북한과 대화하라고 했는가라는 물음과 같다. 결론부터 짓자면,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의 마지막 해인 내년 중순까지, 북한 핵문제를 완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내에 3차 북미정상회담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북핵 해결은 동아시아의 질서를 바꾸는 일이다. 낡은 냉전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질서로 나서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패권을 상수로 하되 동아시아 강국들의 세력을 안배하는 것과 같다.

 

東亞 경제공동체는 ···러 이익 조율하는 체제

 

북한 비핵화 해법은 깊은 수준의 핵동결에 상응하는 조치로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다. 평화협정 이후는 북미수교 로드맵이다. 평화협정은 북미간 협정을 기반으로 중국과 미북 3자 협정을 통해 맺고, 한국 러시아 일본을 포함하는 6자 회담을 통해 확정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6자 회담이 제시해 온 시나리오는 한일·중일·미중·한중의 안정적인 관계를 전제로, 북한에게 핵무기를 폐기시켜 남북·북미가 화해해, 동아시아에서 냉전구조를 모두 제거하자는 것이었다. 또한 한국과 일본에서 미군을 감축하는 대신, 한국과 일본은 중국 러시아와 새로운 안보체제를 맺어, 남북미일중러 6개국으로 집단 안보체제를 만드는 것을 최종목표로 해왔다.

 

동아시아 평화체제가 결성되면,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결성도 빠르게 이행될 것이다. 현재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 중국의 일대일로, 일본의 신대동아공영권, 러시아의 동방정책 모두가 개별 민족주의의 산물이라면,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는 각국의 이익을 실현하되 이를 조율하는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항간에는 미국이, 냉전체제하에서 아시아 각국들을 개별적인 대미 종속관계로 운영하던 동아시아 전략을 절대 폐기할 리 없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자유주의 패권전략을 추종하던 오바마의 미국이 아시아로의 회귀를 외쳤지만 단지 중국을 에워싸는 전략에 그쳤다면, 공세적 현실주의자 트럼프의 미국은 아시아로의 개입을 전략으로 미중간 무역전쟁, 미일간 무역협상 등을 공세적으로 전개해왔다. 그리고 동아시아를 중국의 패권지대로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우위의 다극적 세력균형 지대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냉전질서를 해체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이 그 지렛대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최민식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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