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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원하는 신제품 승부, 러시아 보일러 1위

소형·원격제어 제품 출시, AS 주력…경동나비엔 러 시장 진출성공기 

기사입력2019-05-24 14:56

24일 한러비즈니스협의회와 사단법인 유라시아21이 공동 주최한 ‘유라시아 비즈니스 인사이트 5월 조찬세미나’에서 경동나비엔 이재용 본부장은 경동이 “러시아 시장에서는 1등의 위상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기이코노미

 

경동나비엔은 전체 매출의 60%를 수출에서 올리고 있는 대표적인 수출기업이다. 최대 수출지역은 전체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미국과 캐나다다. 북미지역은 보일러를 쓰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경동은 온수기를 주로 수출하고 있다.

경동의 대표제품인 보일러도 많은 나라로 수출되고 있다. 러시아에는 벽걸이형 가스보일러를 수출한다. 이재용 ㈜경동나비엔 본부장은 24일 한러비즈니스협의회와 사단법인 유라시아21이 공동 주최한 ‘유라시아 비즈니스 인사이트 5월 조찬세미나’에서 “러시아 시장에서는 1등의 위상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는 중국, 영국,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보일러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 경동나비엔은 연간 1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2008년 전시회를 통해 현지 파트너를 확보해 러시아 시장 진출을 시작했고, 2013년에는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2018년 7월에는 러시아 진출 10년만에 100만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동은 1988년 아시아 첫 번째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콘덴싱 기술을 개발했을 정도로 기술에서 앞선 기업이다. “우리 아빠는요, 콘덴싱 만들어요”란 광고로 유명한 콘덴싱 기술은, 배기가스에 있는 열을 바로 내보내지 않고 다시 사용해 에너지 사용과 배기가스의 오염물질을 줄이는 친환경 기술이다.

그러나 러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할 때만 해도 경동은 후발주자였다. 러시아 시장은 독일과 이탈리아의 제품들이 장악한 상황이었다. 보일러 기술의 종주국인 영국이나 독일, 네덜란드 등지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보일러 기업들이 많다. 유럽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형, 저가, 원격제어 등 소비자 관점 신제품으로 접근=이재용 본부장은 경동의 러시아 시장진출 성공과 관련 “소비자 관점에서 현지의 니즈를 파악하는게 아주 유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존 유럽산 제품들에는 없지만, 현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기술 개발을 통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미세먼지 배출이 적은 보일러를 만들고 있다.<사진=경동나비엔 인스타그램>
경동의 선택은 ‘벽에 걸고 움직일 수 있는 가볍고 콤팩트한 제품’이었다. 중소규모 크기의 집에 걸맞는 작은 보일러를 소비자들이 원한다고 보고, 기존 제품과 다른 새로운 카테고리로 시장 진입을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이 판단은 주효했다. 


시장 진입초기, 경동의 중저가 제품들에 대해 기존 유럽 브랜드들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동이 시장 1위 자리를 수년째 지켜오자, 뒤늦게 보다 저가의 제품을 내놓아 역으로 가격공세를 벌이기 시작했다.

리모콘으로 원격제어를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사용의 편의성을 높인 것도 성공의 비결이라고 이재용 본부장은 평가했다. 유럽의 보일러 기업들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변화하는 속도는 느렸다. 

 

또 부품을 부품회사에서 사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유럽 보일러 제품의 변화 속도가 느린 원인이라고 이 본부장은 지적했다. 반면 경동은 직접 부품을 만드는 비율이 높아 신제품 개발 속도가 빨랐다. 최근에는 많은 보일러 기업들이 이런 트렌드를 받아들여, 보일러도 전자제어로 통제되는 전자제품으로 변하고 있다. 변화의 시대에 한발 앞서나간 경동의 선택이 주효한 것이다.  


경동은 시장 진입 이후에도 지속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했다. 별도의 보일러실이 있는 한국과 달리 영국이나 중국, 러시아는 보일러를 주방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경동은 벽걸이형 등 다양한 디자인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고, 이는 수년간 러시아 시장 1위의 지위를 지키는 비결이 됐다.

◇설치업자 대상 영업정책 수립…420개 서비스센터 운영=이재용 본부장은 “집에 보일러 뭐 쓰시죠? 저도 입사전엔 집의 보일러가 뭔지 몰랐다”며, “보일러는 소비자 비관여제품처럼 인식되다보니 잘 모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직접 구매를 결정하는 다른 제품과 달리, 보일러는 설치기사가 추천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일러 제조사들은 딜러와 거래할 뿐, 직접 설치기사와 연관맺지는 않는다. 이 본부장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휴드폰 만들면서 소비자와 B2C를 하지만, 파트너십은 이통사 사업자들”인 것에 비유했다. 


경동나비엔은 B2B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고, 설치업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정책을 수립했다. 설치업자 전용 홈페이지를 만들어 설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보일러 사고는 90%가 설치 문제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설치기사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고 관리하는 정책은 안전 문제와도 직결된다.

AS 역시 중요하다. 한겨울에 보일러가 고장났을 때 참아줄 소비자는 없다. 이 본부장은 “현지 딜러들도 완제품보다 서비스 부품의 네트워크에 대해 먼저 물어볼 정도”로 보일러에서 AS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동은 420개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며 AS에 주력했고, 이것이 러시아 시장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이재용 본부장은 “나비엔은 환경과 에너지 사업을 최적화시켜서 쾌적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가는 인더스트리를 구성하고 있다”며, 유통혁신 등을 통해 러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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