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0/04/02(목) 21:12 편집

주요메뉴

중기비즈니스지원단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오피니언키워드이슈

첫 순서 “전쟁 끝낸다” 종전선언 거래 아닌 당위

거래 시작 반석…6·12 1주년, 더 높은 북미정상회담 성과를 기대하며 

기사입력2019-06-06 10:00
최민식 객원 기자 (newway40@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동아시아신경제 이니셔티브 이사장
1주년이다. 싱가포르 센토사에서 최초로 북미가 마주 앉아 전쟁 너머의 평화를 노래한 것이. 6·12는 시작이었다. 얄타 이후 70여년을 지배해 온 냉전체제의 마지막 역에서 새로운 역사를 향해 열차가 출발했다. 센토사 합의는 구체적인 합의라기 보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이 선언은 역사적으로 축적된 남북합의의 결과물이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판문점 선언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4·27 판문점 선언은 72년 남북공동성명으로부터 6·15 선언, 10·4 선언 등 그동안의 남북대화 및 6자회담 합의들과 이어져 있다.

 

6·12 선언의 보다 근본적 의의는, 2차대전과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세계전략과 아시아 전략이 일대전환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한반도 냉전을 종식하는 것이 냉전을 유지하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 크다는 판단, 인식의 대전환이다. 6·12는 새로운 시작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선언의 이행은, 북한 비핵화와 체제안정보장을 어떻게 이행하는가의 과제다. 이행은 참으로 수많은 전략과 계산이 충돌한다. 수개월의 준비 끝에 하노이에서 다시 마주한 북미 정상은, 실무진이 마련한 합의안의 서명을 앞두고 있었다. 북한은 영변핵시설의 완전해체를, 미국은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를 주고 받았다. 두 정상은 나아가 부분적인 경제제재 해제를 논의할 참이었다. 그러나 볼튼의 등장과 리비아식 비핵화가 튀어나왔고, 합의는 무산되고 말았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노딜로 끝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과정이었다. 비핵화에 대한 정의와 최종목표에 대한 합의가 부재한 채 진행된 회담은, 성과를 맺을 수 없었다. 하노이에서 미국은 리비아식 북한의 선비핵화를 들고 나왔고, 이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불신한 탓이다. 북한은 역으로 미국을 불신한다. 따라서 북미간에 상호신뢰가 쌓이는 다단계 비핵화를 요구했다. 이러한 차이를 확인한 것이 최대의 성과라면 성과다. 나아가 최종목표를 뚜렷하게 합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트럼프 북한 핵 해체’, 김정은 한반도 핵 해체의 간극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비핵화는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으로 이전하고, 핵시설뿐 아니라 운반수단인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시설의 완전한 해체, 더 나아가 생화학무기 프로그램까지 해체하는 등 아주 포괄적인 개념이었다.

 

이에 반해 김정은 위원장이 밝힌 비핵화 개념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조선반도를 실현한다”(지난해 4·27 판문점선언), “조선반도(한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지난해 9·19 남북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라고 했다.

 

이 간극은 크다. 트럼프는 북한 핵 해체를 원하고, 김정은은 한반도 핵 해체를 원한다. 트럼프는 북한 핵 해체시 경제건설 지원을 언급하고, 김정은은 체제안정 보장없는 핵무력 해체를 반대한다. 트럼프는 미국 본토를 타격할 ICBM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것이고, 김정은은 핵무력을 포기하는 대가로 체제안정과 경제건설을 바라는 것이다.

 

이 간극의 사이에 막연하게 불신을 들이민다면, 협상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만다. 그런데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막역한 관계를 내세운다. 탄도미사일이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한다는 지적에도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밝힌다. 김정은도 과거 북한정권의 적대적이며 호전적인 모습과 다르다. 무엇보다도 센토사 합의를 파기하지 않고 있다. 불신의 문제가 아니다. 거래를 위한 담보가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그 담보를 4·27 판문점 선언의 국제화라고 생각한다. 4·27 선언은 한반도 평화선언이다. 남북 두 정상은 이후에도 3차례 더 만나 불가침을 확약했고, 비핵화를 약속했으며, 경제협력 프램그램도 구체화했다. 한국전쟁을 끝내자는 것이다. 그 위에 한반도 경제를 세우자는 것이다. 한민족이 택한 길을 세계가 지지해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도 미국이 북한과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 전쟁을 끝낸다는 첫 수순이 빠진 셈이다. 미국은 이 시작을 거래 품목으로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순은 거래가 아니라 당위다. 사진은 지난 4월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아트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관람자들이 장백순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쟁 끝낸다는 첫 순서 빠져종전선언은 거래 아닌 당위

 

무엇보다도 미국이 북한과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 미국과 베트남과의 관계정상화는 75년 종전선언으로부터 시작됐다. 말하자면, 전쟁을 끝낸다는 첫 수순이 빠져있다. 미국은 이 시작을 거래 품목으로 착각하고 있다. 심지어 반대하는 등쌀도 심하다. 하지만 이 수순은 거래가 아니라 당위다. 거래를 시작하려면 반드시 놓아야할 반석이다.

 

종전선언이 타결되면 거래가 시작될 수 있다. 종전선언 다음은 불가침 평화협정이다.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평화적 교류를 개시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 다음이 바로 연락사무소 설치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도 부분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관계정상화의 시작이고 국제적인 승인이라 할 것이다.

 

이 수순의 와중에 북한은 핵동결과 나아가 핵해체 일정표를 제시하면 된다. 북한은 적어도 2005년 제46자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 9·19 공동성명의 제1항에 담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한다는 수준으로 비핵화의 목표를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서로가 바라는 비핵화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위에서, 어떻게 간극을 좁혀갈 것인지, 어떻게 최종 목표를 합의할 것인지, 답을 낼 때다. 미국은 최종 목표를 북한 핵의 완전 해체를 하되, 리비아식 선비핵화를 고수해서는 안된다. 북한은 최종 목표를 한반도 비핵화로 하더라도 그 발상의 근원이 북한과 미국의 전쟁위험 제거에 있으니, 이를 평화협정과 북미관계 정상화로 대체하면 된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61, ‘조미교착 타개의 방도는 원점 회귀제목의 기사에서 제시된 시한 내에 미국이 건설적인 방안을 가지고 나온다면 조선도 그에 상응하게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4일 발표한 담화에서 이제는 미국이 우리의 공명정대한 입장에 어떻게 화답해 나오는가에 따라 6·12 공동성명이 살아남는가 아니면 빈 종잇장으로 남아있는가 하는 문제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북한정권이 해오던대로 협상을 파기하려는 것과 다르다. 협상에 임하려는 태도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ABCCBS에 잇따라 출연해, 북한의 이번 발사가 핵·미사일 시험 유예(모라토리엄) 약속을 위반했는지를 두고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확실히 위협하는 ICBM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동해에 떨어졌고, 우방국에 위협을 주지 않았다고 답했다. 더불어 우리는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라는 협상 결과를 얻을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싱가포르에서 폐막된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지속적 협상을 통해 두 나라를 갈라놓은 차이를 좁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모든 목표에 대한 추가적 진전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북한과 협상 재개 의사를 거듭 밝혔다. 더불어 북한에 한 약속들을 강조하고 싶다. 미국은 그동안 도발을 피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북한도 미사일 시험과 같은 도발을 중단하고, 협상을 통해 진전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뜻을 내보인 것으로 보인다. 협상을 다시 하자는 얘기다.

 

냉전주의자, 우익, 수구냉전판 깨려는 자 상수

 

빅딜, 스몰딜, 굿이너프 딜로 대별하지만, 사실상 협상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 먼저 최종목표를 합의해야 한다. 그 다음 굵고 압축적인 이행이 필요하다. 비핵화 최종단계를 담은 포괄적 합의를 추구하되, 그 이행은 단계적으로 한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다. 단계적 주고받기의 과정에서 비핵화의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미국이 부분적 제재완화 카드를 쓰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성과를 담보하는 협상방식이다.

 

6월말 일본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6·12 정상회담 1주년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그리고 6자회담 당사국 정상들간 연쇄 회동은 현재의 교착상태를 깰 최고의 기회다. 북미간의 교착상태를 깨고 협상을 재개하는 데에, 이보다 더 좋은 기회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북한이 다시 무력시위에 나서고, 미국에서는 대북 강경론이 고조되면서 협상의 판이 아예 깨질 수도 있다.

 

판을 깨려는 이들은 상수였다. 미국의 매파 냉전주의자들과 일본의 우익이 그렇고, 대한민국의 일부 수구냉전세력이 그렇다. 다행히 볼튼의 전쟁불사론은 무시되고 있다. 다만 대한민국의 우익이 걱정된다. 조선일보의 대형 오보와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국가기밀 누설 이중주는 같은 테마를 갖고 있다. 어떻게든 한반도 냉전을 유지하려는 것이고, 그에따라 북미정상회담을 감히 막아서려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사적인 대전환은 결코 쉽사리 결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더 높은 곳을 내다보는 예지와, 수많은 난관과 방해책동을 극복하는 용기를 발휘할 때에 역사의 기적은 마침내 이뤄질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동아시아신경제 이니셔티브 이사장)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프랜차이즈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세금이야기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무역실무
  • 알쓸신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현대미술
  • 시민경제
  • 무역물류
  • 이웃사람
  • 가맹거래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블록체인
  • 신경제
  • 다른 세상
  • 상가법
  • 번지는 행복
  • 민생희망
  • 지적재산권
  • 개인회생
  • 상생법률
  • 정치경제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