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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선정…당장 중단해야

카카오·케이 뱅크 출범 3년차, ‘메기효과’는 전혀 없었다 

기사입력2019-06-05 20:08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맥 빠진 정어리 몇 마리만이 비실거리는 은행권에 메기(인터넷전문은행) 2마리를 풀어 금융혁신을 도모하겠다고 했다. 수단의 적정성은 차치하고, 발상 그 자체는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 그런 이유 등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했고 3년차인 지금, 정부가 당초 기대했던 ‘메기효과’는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느닷없이 등장한 메기에 놀라 생존 자체를 걱정했어야 할 시중은행은 여전히 철밥통 위에 옹기종기 모여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이자수익은 40조3000억원, 올해 1분기에도 10조1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4.4% 증가했다. 기업과 가계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는 동안, 국내은행 모두가 ‘전당포 주인’ 행태를 보였다는 비난이 나온다. 본업인 ‘이자놀이’는 그렇다고 해도, 국내은행이 혁신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거뒀다는 조짐은 어디에도 없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총 이익은 45조8000억원, 이 중 비이자수익은 5조5000억원(12.0%)에 불과하다. 국내은행 총 이익 중 나머지 90%가까운 이자수익을 가난한 가계 그리고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였다. 비이자수익 비중이 20∼30%를 상회하는 미국 웰스파고·싱가포르 DBS 등 주요 글로벌은행과 비교하면, 국내은행의 후진 영업행태가 극명히 드러난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은산분리 원칙 훼손에 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원칙 훼손!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자격완화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먹잇감인 정어리가 온 사방에 널렸으니, 메기 또한 애써 체력을 키울 이유도 없다. 간편결제 등 이용편의성을 무기로 출범한 카카오·케이 뱅크는 출범 1년 만에 고객 900만명을 확보하는 등 고속도로를 달릴 기세였다.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지난해 9월기준 카카오뱅크는 163억원, 케이뱅크는 5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새로운 시장진입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을 감안해도 우려할만한 성적표다. 게다가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력상품인 가계대출 증가세도 둔화됐다. 출범 초기 차별적 경쟁력이었던 이용편의 역시 기존은행의 사정권 안이다. 

기존은행과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미래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케이뱅크는 고객에게 대출해 줄 돈이 없이 대출중단을 반복하면서도, 자금부족 사태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까지 만들어 대주주인 KT(정보통신기술 비중이 높은 산업자본)가 증자하도록 길을 열어줬지만, KT 채용비리 논란이 터지면서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은행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는 서민을 상대로 중금리 대출시장을 개척하겠다고 했지만, 그 역시 속빈 강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말 기준 카카오·케이 뱅크의 가계신용대출액은 총 6조1000억원, 이 중 중신용자(4~8등급) 대출비중은 3.8%에 불과했다. 반면 고신용자(1~3등급) 대출비중은 96.1%에 이르고, 기존은행의 고신용자 대출비중(84.8%)보다 11.3%p 높다. 

금융기관이라면 기본으로 갖춰야 할 리스크 관리역량 또한 의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케이뱅크의 부실채권 비율은 0.8%다. 시중은행 평균치(0.49%)를 크게 웃돈다. 케이뱅크에 비해 자금여력이 있는 카카오뱅크의 부실채권 비율은 0.18%, 시중은행 평균치보다 낮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부실채권 규모가 작은 이유는 고신용자에게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영업, 기존은행의 영업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4월말 기준 케이뱅크는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중금리 대출(금리 6%이상) 비율은 35.4%인 반면 카카오뱅크는 1.5%에 불과했다. 

2017년 4월 케이뱅크 출범 이후 인터넷전문은행 시대가 열렸지만, 그 이전과 그 이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이용편의성을 얘기하지만, 그 마저도 시중은행이 비대면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별 차이가 없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기존 은행권의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는 말 그대로 기대에 불과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핀테크를 활성화해, 금융권 전반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구상 또한 무색해졌다. 

정부는 여전히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목을 맨다. 심지어 시장진입 조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비쳤다. 카카오·케이 뱅크 출범에 앞서, 이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와 관련해 제기됐던 특혜논란을 기억한다. 그래선지 정부가 시행 4개월 남짓한 법까지 바꾸려한다. 아예 자격미달자에게 정당한 권리까지 부여함으로써 특혜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한다는 생각까지 든다. 

분명히 하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그 자체가 정부의 목표인가. 그러지 않으리라 믿는다. 그러면 메기 한 마리를 더 금융권에 넣어 정어리가 혁신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인가. 이미 한 차례 실험을 통해 실패를 확인했다. 백번을 양보해 실패까지는 아니더라도, 성공했다고 볼만한 징후조차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제3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선정 방침은 폐기해야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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