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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팔리면 세입자 나가기로 계약…효력 있나

무효인데 ‘제소전 화해’ 받았다면 인정…불리한 상가임대차계약 효력 

기사입력2019-06-24 00:01
정하연 객원 기자 (myungkyungseoul@naver.com) 다른기사보기

상가변호사닷컴(법무법인 명경 서울) 정하연 변호사
임차인(세입자)들이 가게를 차리면서 건물주의 요구대로 불리한 임대차계약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건물주와 세입자가 법적으로 대등한 당사자로서 계약을 체결한다고는 하지만, 현실의 임대차계약에서는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자주 있는 것이다. 세입자는 계약 조항이 추후 큰 문제가 될 수 있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세입자에게 불리한 임대차계약의 내용이 효력을 가질 수 있을까?

 

두달치 월세 밀리면 해지?=먼저 가장 많이 문의를 하는 것은, 임대차계약서에 두 달 치 월세를 밀리면 바로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효력이 있느냐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차인이 3기 차임액에 달하는 금액을 연체했을 경우, 임대인이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대차계약서에는 2기 차임액에 달하는 금액만 연체해도 해지할 수 있다고 기재돼 있어도, 이러한 계약내용은 강행규정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 세입자는 계약내용에도 불구하고 3기 차임액에 달하는 금액을 연체하기 전까지는 계약을 해지 당하지 않는다.

 

건물 팔리면 언제든 나간다?=다음으로 건물이 매도된 경우 세입자가 언제든지 나가야한다는 조항의 효력을 살펴보자.

 

현재 상가임대차의 경우 임차인이 10년의 범위 내에서는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적어도 10년의 임대차기간은 법으로 보장되고 있다. 그런데 위 계약 내용은 10년의 기간을 보장하지 않고 임대인에게 언제든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에서 처럼 강행규정에 반하는 내용으로 무효.

 

‘건물이 매도된 경우 세입자가 언제든지 나가야한다’는 조항을 넣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강행규정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권리금 주장을 하지 못한다?=끝으로 임차인이 권리금 관련한 주장을 하지 못한다는 조항의 효력은 있는가?

 

이러한 조항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을 주장하지 않고 권리금 회수기회의 보호 또한 포기한다는 내용으로 볼 수 있는데, 강행규정에 반하는 것으로 그 효력이 없다. 즉 계약내용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은 일정한 요건을 갖춰 임대인에게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해줄 것을 여전히 요구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임대차계약서의 내용들이 무효이기 때문에 임차인은 그 내용을 지킬 필요가 없다.

 

그런데 무효인 계약내용으로 제소전 화해까지 받은 경우에는 달리 보아야한다. 대법원은 재심의 절차에 의해 구제받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강행규정에 반하는 내용일지라도 제소전 화해를 신청해, 법원이 작성한 화해조서의 내용은 그 효력이 인정된다는 입장이다. 즉 만약 위 계약내용대로 화해조서가 작성되면, 임차인에게 불리한 계약의 효력이 인정되고 그에 따라 재판을 받을 것도 없이 명도집행까지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위와 같이 명백하게 강행규정을 위반한 내용으로 제소전 화해를 신청하면, 법원에서 충분히 심사한 후 그러한 내용들을 삭제 내지 수정할 것을 요구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는 있다.

 

계약서에 작성한 내용은 강행규정에 위반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어느 일방에게 불리하더라도 당사자들은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임차인들은 계약체결 시부터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이 있으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소송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집행까지 가능하게 하는 제소전 화해를 받는 경우라면, 더욱 더 충분한 상담을 받아야 예상하기 어려운 장래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상가변호사닷컴 정하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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