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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말한 상생방안…대기업 잘 지키고 있을까

작년 발표회 자리 마련한 공정위도 몰라…그저 지켜지길 바랄 뿐인가 

기사입력2019-07-17 09:07
김종보 객원 기자 (jongbokim518@gmail.com) 다른기사보기

법률사무소 휴먼 김종보 변호사
벌써 작년 일이다. 201846일 오후 2,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다소 생소한 행사가 열렸다. 이름은 ·중소기업간 상생 방안 발표회’.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엘지(LG)디스플레이, 포스코, 에스케이(SK)하이닉스, 에스케이(SK)건설, 케이티(KT), 네이버, 씨제이(CJ)제일제당 등 9개 대기업과 만도(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 대덕전자(삼성전자 1차 협력사) 2개 중견기업이 상생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 경제에 존재하는 양극화는 분배의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분배 이전에 우리 경제의 성장 자체를 제약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양극화부터 극복해야 한다.”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오늘날 우리 경제발전에 꼭 필요한 절대적 요소이다.”

상생협력을 통한 성과공유 강화는, 단기적으로는 최저임금 등 비용상승에 따른 중소협력업체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도움을 줄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중소업체들의 기술력을 높이고, 그러한 중소업체의 뒷받침 속에서 대기업들도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보다 낮은 원가로 생산할 수 있게 되는 혁신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오늘 기업들이 발표한 상생방안 하나하나는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이들 11개 기업이 제시한 상생방안을 보자.

 

삼성그룹

5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2차 이하 협력사에게 30일 이내에 연금으로 대금을 지급해주는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급조건 개선에 필요한 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 주고,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1·2차 협력사에 대해 업체당 최대 90억원까지 저리 대출을 지원하겠다또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해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하도급 대금을 증액하고현재 100여개 협력사에 대해 700억원 규모의 하도급대금 증액을 완료했다.

현대·기아차 그룹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중소협력사의 인건비 부담 완화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기금을 조성해 협력사에게 자금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1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신규로 조성해 2·3차 협력사에게 저리로 자금을 대출하겠다(시중금리보다 2%p 낮은 금리 적용).

LG그룹

 8518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이 중 1862억원은 협력사 대상 무이자 대출을 하겠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1차 협력사 대상 무이자 대출 지원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하고기금규모도 4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특허를 2·3차 협력사에게 유·무상으로 양도하고·희귀질병 발생시 상주협력사 직원에 대해서도 업무연광성과 무관하게 LG디스플레이 직원과 동일한 의료비를 지원하겠다.

SK그룹

2019년 총 62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2·3차 협력사도 지원대상에 추가하겠다. SK하이닉스는 1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신규로 조성해 2차 이하 협력사에게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해주는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급조건 개선에 필요한 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6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신규로 조성해 2·3차 협력사에게 저리로 대출해주며임직원 인센티브 금액의 1/10 상당액을 사내하도급 협력사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겠다. SK건설은 3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협력사가 운영·설비구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무이자로 자금을 대출해주겠다.

포스코

5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1·2차 협력사 저리 대출을 지원하고 벤처를 육성하겠다 1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외주협력사를 대상으로 외주비를 증액외주협력사 직원의 임금을 두자릿수로 인상하겠다또한 제철소 설비·자재 구매시 출혈경쟁을 야기하는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겠다.

KT

협력사와의 공동 R&D를 위해 5년간 총 1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KT AI교육센터 총 12개 교육과정을 협력사 임직원에게 공개해 협력사의 AI 핵심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1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펀드를 운영하겠다.

CJ

협력사의 핵심인력 장기 재직을 유도하기 위해 내일채움공제 협력사 부담금의 50%를 지원하겠다[핵심인력 1인당 월 12만원, 5년간 720만원 지원(2018 30명 지원 예정)].

네이버

하도급업체 직원들이 최저임금 대비 최소 110%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도급대금을 책정하겠다.

만도

협력사의 기술력 향상 및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금형·샘플 제작비 지원공동기술개발공동특허출원 등).

대덕전자

삼성전자가 조성한 기금을 활용해 자신과 거래하는 협력사에 대한 대금지급조건을 10일 이내현금 100%로 개선하겠다.

 

1년이 넘은 시점, 위와 같은 상생방안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일반인으로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실은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LG그룹, SK그룹, 포스코, KT, CJ, 네이버 등 8개 그룹 및 기업들이 1년 전 발표한 상생방안을 잘 집행하고 있는지 조사해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했다.

 

20197월초 공정위로부터 답변이 왔다. “발표된 상생방안은 각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제시한 것이라서 공정위가 그 이행 경과를 점검하는 것은 상생방안 제시를 강제하는 것으로 비춰질 우려와 함께 법적 권한이나 근거 없이 대기업에게 법에 규정된 것보다 높은 수준의 의무를 요구하는 것이 될 수 있기에, “그 상생방안들의 세부 이행 내역을 해당 기업들로부터 받아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자발적으로 제시된 상생방안에 대해서 감독하는 것이 월권이라는 공정위. 협력사들과 상생하는 것이야말로 공정경제와 혁신경제를 이뤄내는 것이라면서, 대기업에 상생방안 집행내역 좀 알려달라는 말도 못한다. “공정경제, 혁신경제를 만들겠다는 공정위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지난해 4월6일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들은 대·중소기업간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같은 날 열린 삼성전자와 협력사간 동반성장을 다짐한 ‘상생협력데이’.<사진=삼성전자/뉴시스>

 

공정위의 답변은 마치 국민들께서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들이 협력사들과 상생하겠다고 한 말을 그냥 믿으세요. 이렇게 자발적으로 발표한 것만 해도 어딥니까. 실제로 상생방안을 지키는지는 궁금해 하지 마세요. 저희도 안 궁금해요. 상생하겠다고 하니 상생하겠지요처럼 들린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LG그룹, SK그룹, 포스코, KT, CJ, 네이버 등 8개 기업들이 말로만 상생할 거예요라고 하지 않은 것이길 바랄 수밖에 없다. 실제로 2, 3차 협력사들과 소속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기업들에게 바라기만 해야 하는 현실이 화나고 서글프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법률사무소 휴먼 김종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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