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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로 관리했고, 근거 남겨야 보호 받는다

영업비밀 인정요건 완화된 부정경쟁방지법…피해자 ‘관리’ 증명해야 

기사입력2019-07-26 18:08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협회 이사
최근 영업비밀과 관련한 분쟁이 매우 하다.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 형제들은 불공정 거래행위 및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쿠팡이 쿠팡이츠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79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의 개정법률이 시행됐다. 이번 부정경쟁방지법 개정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영업비밀의 정의 규정을 개정한 것과 처벌의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이다.

 

첫째, 기존 부정경쟁방지법이 영업비밀보호에 미흡하다고 가장 비판을 받았던 부분이 영업비밀로 포섭될 수 있는 영역이 너무 좁았다는 점이다. 기존의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영업비밀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이 그것이다. 그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이 세 번째 요건인 비밀관리성이다. 특히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은 기술개발에만 치중하고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충분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비밀관리성을 인정받지 못해서 영업비밀이 유출돼도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를 받지 못했다.

 

비밀관리성 즉, ‘합리적인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돼야 한다는 규정은 2015년에 들어온 조항이다. 그 이전에는 상당한 노력이라고 규정돼 있었다. 2015년 개정 당시에도, 부정경쟁방지법은 상당히 요건을 완화했다고 평가를 받았다. ‘합리적상당한이 무슨 차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는데, 법률용어에서 합리적이라는 표현은 상당한보다는 완화된 표현이라고만 알아두면 족하다.

 

이처럼 규정이 바뀐 이후에 확실히 이전보다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는 판결이 적극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정경쟁방지법의 벽은 높았다. 특히 중소기업에는 더욱 높았다. ‘합리적인 노력을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으로, 영업비밀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유출된 자료 등이 영업비밀로서 기본적인 관리가 되고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개정된 법률에서도 영업비밀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그러다 올해 79일에 시행된 부정경쟁방지법은 결국 이 합리적인 노력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제는 비밀로 관리만 되면, 부정경쟁방지법 보호를 받는다. 다만 회사가 어느 정도의 시스템을 갖춰야 비밀로 관리되고 있다고 볼 것인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둘째,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도 침해한 경우에 대한 범위가 넓어지고 처벌도 강화됐다. 구법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영업비밀을 침해한 경우에만 처벌했다. 그러나 개정법률은 단순히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취득·사용 또는 제3자에게 누설한 것만으로도 처벌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부정한 이익이나 손해를 입힐 목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해서, 보호받는 영업비밀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처벌도 기존의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서 15년 이하의 징역 15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크게 강화됐다. 이것 외에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처벌이 전반적으로 강화됐다.

 

셋째,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됐다. 우리나라 법체계에서 손해배상금은 실제 발생한 손해액만을 배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징벌적 손해배상은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실제 피해액보다 더 큰 액수를 배상금으로 지불하게 하는 제도다. 개정법에서는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고의적인 경우에는, 손해로 인정된 금액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액을 인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번 법률개정으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된 경우, 보다 충실한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억해 둘 것이 하나 있다.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유출된 자료 등이 영업비밀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영업비밀 침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부분이다. 가해자 측에서 영업비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점만 증명해 내면, 형사처벌이나 민사책임을 대부분 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으로, 영업비밀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이 완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규정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영업비밀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관리를 했다는 근거를 꼭 남겨 놓아야 한다. 영업비밀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은 기본적으로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유출된 자료 등이 영업비밀로서 기본적인 관리가 되고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개정된 법률에서도 영업비밀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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