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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 경제협력 구체적 실현, 일본 넘을 수 있다

일본이 시작한 경제전쟁…미국을 상대로 싫은 소리 할 수 있어야 

기사입력2019-08-07 17:22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5일 발언을 두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대통령이 지금 허풍이나 칠 때냐”며 비난에 가세했다.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지적하는 것이야 야당의 당연한 임무 중에 하나이지만,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일본을 넘어서자는 제안이 소가 웃을 일이고, 허풍으로 치부돼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일본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갈등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경제전쟁으로 비화됐다. 기술과 경제 규모의 우위를 무기삼아 눈엣가시 같은 한국을 누르고 아시아의 맹주로 행세하려는 아베 정부와, 이번만큼은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결 구도는 일제강점기 한반도 정세와 별반 다르지 않다. 변한 게 있다면 대한민국이 일제에 힘없이 무너졌던 조선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없는 국가, 한국을 근대화로 이끈 게 일본이라고 망상에 사로잡힌 이들이 적지 않지만 말이다. 

아무리 되짚어 봐도 우리의 잘못으로 비롯된 전쟁이 아니다. 우리정부의 대책과 대통령의 발언을 시시콜콜 정쟁의 도구로 삼기 전에, 일본의 침략에 당당히 맞서라고 주문하는 게 여야를 떠나 정치인의 올바른 모습이다. 원천기술 개발과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가속화해 ‘가마우지경제’에서 벗어나겠다는 대책을 두고, ‘50년 앞선 기술을 따라 잡겠다는 발상이 무모하다’고 주장하는 야당이다. 남북 평화경제 구축으로 일본을 넘어서겠다고 하자, ‘미사일 쏘는 사람들과 어떻게 경협을 하냐’며 어깃장 놓는 야당 대표다. 자주독립을 염원했던 김구 선생이 보셨다면 통곡할 일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요구 및 아베 규탄 행동 전면 확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요동친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전세계 증권시장을 흔들고, 우리에게는 고환율의 파고로 덮쳤다.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맞서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對남·對미 경고수위도 높아졌다.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호르무즈 호위연합체 동참 요구 등 미국의 압박도 거세다. 여기에 일본의 날선 도발까지 더해져 경제와 안보 불안이 날로 증폭되는 게 현실이다. 국가 비상시기다. 청과 일, 러시아와 구미 열강의 이해관계 한복판에 섰던 구한말 처지가 저절로 떠올려지는 요즘이다. 

이럴 때 일수록 냉철한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온갖 난관을 풀어내야할 주체가 문재인 정부 그리고 우리국민 모두다. 우방 나아가 혈맹이란 말도 하지만, 미국이 한일 간 무역전쟁을 해결할 당사자는 될 수 없다. 남북 경제공동체는 역대 정부에서 몇 번이나 주창됐던 ‘한반도 블루오션’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경제협력 구상도 새로운 게 아니다. 문제는 실천이다.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몇 번이나 추진했지만, 보수세력과 미국의 방해로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이제는 미국에게 싫은 소리를 해서라도, 구호만 난무했던 남북 경제협력 구상을 구체적으로 실현해야한다.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 했다.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꼬인 매듭을 단칼에 자르고, 전진하기 위해 필요한 건 우리국민 모두의 주인의식과 평화정착을 향한 의지다. 문재인 정부, 힘들겠지만 국민들을 믿고 뚝심있게 밀고 나가길 기대한다. 일본에게 당당하고 미국을 향해 바른 소리 할 수 있는 대한민국, 자주독립 국가는 그런 모습이어야 한다. 1945년 분단 이후 약 70년이상 지속됐던 대결을 청산하고, 경제공동체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남북관계, 통일은 이렇게 시작돼야한다. 

일본의 경제도발에 대해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대통령의 구상, 누구에게는 소가 웃을 허풍일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간절히 바라는 미래다. (중기이코노미=안호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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