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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아시아주의, 동아시아 평화번영 공동체 지향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김정은’의 부산 방문을 기대한다 

기사입력2019-08-20 09:26
최민식 객원 기자 (newway40@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최민식 민화협 정책위원장·EANEI 이사장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2019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 여부는 북미 관계의 진전에 달렸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북미관계에 종속된 것으로 읽히지만, 초청의 주체는 분명 대한민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최근 북한의 비난이 무례하기 그지없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이런 발언을 공식화한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북미관계의 진전은, 사실 의미있는 실무협상이 준비중이다. 지난 6·30 판문점 회동 이후, 그리고 최근 트럼프에게 보낸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서도 드러났듯이,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의 미사실 실험은 지나갈 일로 치부되기 때문이고, 북미 양자의 정상회담 실무준비는 올해 안에 성사시키는 것을 목표로 물밑에서부터 치밀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11월말 대한민국 남쪽의 부산에 올 수 있을까. 그것이 오로지 북미관계 진전에 의존해 결정되는 일일까. 필자는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방남 약속 뿐만아니라 아세안의 역사적 의의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부산에 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즉 아세안(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ASEAN)1967년에 설립된 동남아시아의 정치, 경제, 문화 공동체이다. 매년 11월에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80년대 말 냉전종식 후 부터는 아세안의 독자적인 통합 움직임이 도드라졌다. 아세안은 200812월 지역공동체의 헌법 구실을 하게 될 역사적인 아세안 헌장을 발효시켰다. 아세안은 440만 평방 킬로미터, 지구 전 영역의 3%를 차지하고 있다. 아세안 영해는 육지보다 3배 정도 더 커다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회원국은 약 62500만명, 세계 인구의 8.8 %를 차지한다. 아세안을 경제독립체로 볼 경우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경제로 평가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비동맹원칙을 견지하며, 아세안을 중심으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이룩했다. 대부분 제국주의 침탈에서 벗어나 신생독립국으로서 발전국가를 지향했고, 냉전기 미소 양측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경제공동체로 발전시켜왔다. 이 때문에 아세안을 구성하는 동남아시아 10개국은 북한과 전통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평양에 대사관을 설치한 24개국 중 5개가 아세안 국가(인도네시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이다. 북한은 브루나이와 필리핀을 제외한 8개 아세안 국가에 대사관을 운영하고 있다.

 

주형철 경제보좌관이 지난 18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D-100 관련 브리핑을 했다.<사진=뉴시스>

 

대한민국과 아세안은 1989년 처음으로 대화관계(Dialogue Relation)를 수립했다. 2009년은 20주년, 2014년은 25주년이 되는 해, 그리고 올해 2019년은 3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은 대화관계 수립을 기념하고, ·아세안 간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1989년도는, 그 전해인 1988년 서울올림픽에 공산권 국가들이 가장 많이 참가하게 돼 동서화합의 상징적인 대회가 된 것처럼,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한층 강화된 시기였다.

 

1989년 이전의 북한이 공산권 외교와 비동맹국가 외교에 치중했었다면, 1989년 이후의 북한은 동남아시아 및 호주, 뉴질랜드까지 외교적 노력을 확대하는 이른바 남방외교를 강화했다. 1991년 김일성 주석은 신년사를 통해서 오늘 아시아는 새로운 발전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공화국 정부는 자주적이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새 아시아를 건설하기 위하여 아시아 여러 나라들과 친선협조관계를 적극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는 새로운 아시아 질서재편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중의 하나다.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따라 한반도 및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과 아세안 관계도 이에 영향을 받았다. 미국 국무성은 이른바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과 개입정책의 일환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아세안은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20178월 개최된 ARF에서 미국은 아세안 국가들에 북한의 회원자격 박탈을 요구했지만 북한을 탈퇴시키지 않았다. 아세안 국가들은 북핵 문제가 악화된 2017년 직전까지 북한과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2002년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대통령의 딸인 메가와티 대통령은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전격 방문했다. 메가와티는 고립 상태인 북한에게 동남아시아 이웃국가들과 관계를 심화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11월 부산 아세안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아세안 국가들의 주요 지도자들이 메가와티와 같은 메시지를 보낼 것은 자명하다.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아시아를 건설하는 것은 다른 누구의 일이 아니라 아시아의 일이다. 아세안은 이를 충실히 지켜왔으며 중국과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을 포함시켜 아시아의 꿈을 실현하고자 노력해왔다. 더욱이 2018년의 획기적 변화, 그리고 다가올 3차 북미정상회담에서의 북미관계 진전은 한반도 정세뿐만 아니라 아시아질서의 본격적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단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의 핵무기 포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핵포기 국가에 대해 핵보유국이 핵무기 불사용을 보장함으로써 아시아의 비핵지대화를 추진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동아시아 평화번영 공동체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이미 ASEAN+3는 장기적 목표로 동아시아 공동체에 합의한 바 있다. 남북한 모두에게 아세안은 평화번영의 동반자다. 아세안의 꿈이 아시아 모두의 꿈이 돼야 한다. 아니 꿈이 아닌 현실이 돼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부산 방문을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동아시아신경제이니셔티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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