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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엔 칼을 대고, 약자 권리는 회복시켰다

‘박근혜·최순실·이재용’ 국정농단과 도로공사 불법파견 사건 

기사입력2019-08-31 10: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한때 ‘만인지상(萬人之上)’의 모든 권력을 독점했던 최고권력자도, 국민을 배반했으면 죗값을 받아야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지금도 여전히 경제권력을 장악한 재벌총수 역시, 법을 위반했다면 심판을 받는다는 당연한 사실도 새삼 확인시켜줬다.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일인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대법원 선고 생중계를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박근혜·최순실·이재용의 국정농단’ 사건의 대법원 선고공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가 살아있음을 알려준 재판이었다. 권력자와 재벌총수에게 철퇴를 가한 바로 그 날, 대법원은 돈도 빽도 없었기에 빼앗겼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의 노동자 지위도 되찾아줬다. 한국도로공사가 이들 요금수납원과 아무런 법적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요금수납원들을 고용한 사용자가 도로공사임을 분명히 선언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도로공사 불법파견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지극히 당연하고 예상했던 결과다. 위법·불법 행위 구성요건, 법률규정 적용 및 해석 등 형사·민사 재판에 따른 절차와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도로공사는 요금수납원들을 상대로 업무지시 등 관리·감독을 하는 등 사용자의 권한을 행사했다. 그럼에도 도로공사는 요금수납원들에게 파견·용역이란 ‘딱지’를 붙여 정규직과 차별되는 노동조건을 제공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도로공사가 자의적으로 붙인 딱지를 즉시 떼라는 것이다. 그리고 요금수납원들에게 직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직접 지급하는 등 사용자 의무를 온전하게 이행하라는 판결이다.  

권력과 자본을 가진 자가 불순한 의도로 감췄던 진실이 일부 드러났을 뿐이다. 요금수납원들의 노동자 신분 복권도 그렇지만, ‘박근혜·최순실·이재용의 국정농단’ 사건도 마찬가지다. ‘경제대통령’이라 해도 전혀 낯설지 않은 삼성그룹 총수가 한낱 ‘강남아줌마’에게 290억원을 상납한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형법상 뇌물죄의 엄격한 구성요건에 따라 대법원은 86억원만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나머지 204억원 역시 불온한 목적으로 전달된 ‘검은 돈’이다.

민주노총·한국노총 톨게이트 노조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367명에 대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대법원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불법파견 인정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법원 역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현안을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빅근혜 전 대통령 간의 ‘묵시적 청탁’ 관계를 인정했다. 290억원이란 천문학적인 돈을 그저 그런 강남아줌마에게 뇌물로 바쳤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박근혜·최순실·이재용’의 범죄행위의 존재는 충분히 소명이 된다. 이들 두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거꾸로 선 정의를 하나하나 바로 세우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 

‘박근혜·최순실·이재용’에 대한 단죄는 서울고등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려야하지만,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결정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재판부가 ‘경영공백 우려’, ‘경제발전에 기여’,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핑계로 집행유예 처분을 유지할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만에 하나 철지난 유행가를 다시 부른다면, 그 때는 법원 스스로 회복 불가능한 부상을 입을 수 있음도 경고한다. 

‘박근혜·최순실·이재용’의 국정농단 사건과 달리 도로공사 불법파견 사건은 이제 재판부를 떠났다. 불법파견을 이유로 지난 2013년 요금수납원들이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한지 6년만에 얻은 값진 승리다. 법원의 올바른 결정을 하루라도 빨리 이행, 이들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이 지난 6년간 받았던 고통을 치유해 주는 게 공공기관인 도로공사의 의무다. 이번 불법파견 사건에 참여한 367명을 포함, 해고된 1500여명에 달하는 요금수납원 모두의 복직과 함께 온전한 의미의 정규직화 또한 이뤄져야한다. 

우리 대법원이 주권재민의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최후의 보루임을 입증하는 판결을 냈다. 재판대신 정치를 하고,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볼모로 권력과 거래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추종자가 여전한 법원이다. 그럼에도 이번 두 개의 사건에서 현명한 판단을 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아 마땅하다. 우리 공동체의 규칙을 깬 기득권·특권층에게는 정의의 칼을 들이댔다. 반면 법적권리조차 지킬 수 없었던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의 권리는 회복시켜주는 결단을 내렸다. 

앞으로도 권력과 돈이 없다는 이유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찾아와,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돼줄 것을 당부한다. 아울러 사법적폐 세력 청산 및 제도보완을 통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법정의를 실현하는 법원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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