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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에서 타인을 비방했다면 명예훼손죄 해당
‘어장관리’ 등 표현 모욕감…제3자에게 전파할 가능성 큰 카카오톡
- 기사입력2019-09-03 09:11
김광호 객원 기자 (kimpyeon@seoulbar.or.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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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카카오 메신저로 통하는 ‘카톡’과 ‘단톡’은 현대인 다수가 사용하는 의사전달의 수단이다. 카톡의 편리함 때문이지만, 이 편리함이 때로는 상대방 또는 제3자를 비방하는 것이 돼 범죄가 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법무법인 자연수 김광호 변호사최근 연예인이 단체대화방에 성관계 동영상이나 사진을 올려서 문제가 된 사건이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단톡방에 야한 사진을 올리거나 제3자를 대상으로 성적 농담을 하면 안된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범죄가 되는지 애매한 부분이 있다.
실제 사례를 보면, A씨는 전 여자친구의 지인 중 남자 68명을 카카오톡 단톡방에 초대한 뒤 “다들 조심하세요. ○○○이란 존재 때문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사람으로서 저처럼 어장관리 당하고 후회하지 마세요. 여기에 남자친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거로 생각합니다”란 내용의 글을 올리고 퇴장한 사건이 있었다.
법원은 “피고인은 피해자와 헤어진 것에 불만을 품고 피해자의 지인 중 남자 68명을 일반적으로 단체 카카오톡 방에 초대해 피해자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거짓을 드러냈다”며 “그 내용이 여성인 피해자에게는 엄청난 수치심과 모욕감을 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인간관계나 사회관계 등 사생활을 중대하게 침해했다”고 판시하고 명예훼손죄를 선고했다.
단체대화방에서 타인을 비방하는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다면 명예훼손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 일대일 카톡방에서도 타인을 비방하는 사실을 적시했는데, 대화상대방이 이를 다른 곳에 유포한다면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다른 사례를 보면, 단체대화방에서 말다툼하던 여성에게 ‘보슬아치’, ‘메갈리아’, ‘워마드’ 등의 폄하발언을 한 남성에게 모욕죄를 인정했고, 카카오톡 1대1 대화 중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특정 지인을 지칭 후 얼굴사진을 대화 상대에게 전송한 행위도 사진 속의 피해자에 대한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인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허위사실이 아닌 진실한 사실도 처벌한다는 것이다. 또한, 카카오톡은 그 전파가능성이 커서 한 사람에게 유포해도 상대방이 다른 제3자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처벌이 된다.
어떤 글이나 사진을 올린 경우에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단체대화방에서 타인을 비방하는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다면 명예훼손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 일대일 카톡방에서도 타인을 비방하는 사실을 적시했는데, 대화상대방이 이를 다른 곳에 유포한다면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보편화되기 전에도 지인들과 남을 험담하던 행위는 흔히 있었던 일이고, 지인들과의 사적대화가 범죄로 처벌되기는 상당히 어려웠는데, 미디어와 SNS가 발달을 하면서 예전보다 전파력이 높아졌고, 카톡이라는 증거가 남기 때문에 처벌이 쉬워진 것이다.
카카오톡으로 친구들끼리 사적으로 나누는 대화까지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은 법이 지나치게 사적영역까지 개입하는 것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타인의 명예와 인격을 존중하는 인터넷·SNS 사용 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해 보인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법무법인 자연수 김광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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