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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위해 지어진 건축물은 얼마나 될까

신예 작가 발굴 프로젝트 김상진 작가 

기사입력2019-10-01 10:52
김찬용 전시해설가 (art_inside@naver.com) 다른기사보기

도시인을 꿈꾸며 서울로 상경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여러 지역을 재개발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서고 있지만 서울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이제 일반적인 서민들은 내 집 마련조차 꿈꾸지 못한 채 월세를 전전하며 삶을 버텨내곤 한다. 빠르게 변화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도시의 흐름은 많은 이들을 꿈꾸게 하지만, 그만큼 많은 이들을 좌절하게끔 한다. 도시에 태어나 급변하는 도시의 모습을 바라보며 냉혹한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풍경으로 담아내는 작가가 있다. 담담한 풍경 속 사회의 모습을 포착하는 작가, 김상진을 만나보자.

 

Q. 간단히 자신의 소개를 해달라.

 

저는 주거지의 건물이나 도시 풍경을 주제로 한 회화를 통해, 그 속에 얽힌 삶의 관계를 탐구하고 고민하는 작가 김상진이라고 합니다.

 

Q. 동산이라는 제목으로 도시 풍경이 담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자신의 작품세계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해준다면?

 

요즘 우리나라는 도시개발, 재건축, 신도시 사업 같은 건축사업이 열풍이잖아요. 이 사업들의 모토는 보다 나은, 삶의 질 개선일 텐데, 막상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본질적 의무를 실천하고 있는 건축물이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봤어요. 전세, 월세를 전전하며 내 집 마련을 소망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재화 가치로 판단되는 주거지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지에 대한 생각을 하며 작품을 제작할 수 있었죠.

 

저희 집 옥상에서 바라봤던 시선과 시점 변화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 경험이 제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런 사소한 변화들을 집중하고 관찰하며 사회적 문제나 복잡한 배경을 고민하고 담아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어요.

 

Q. 현시대의 개인화 문제에 대해 접근하는데, 부동산 혹은 주거지라는 매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는가?

 

‘동산(動産)-1’, 116.8×91cm, acrylic on canvas, 2018.
결국 저의 모든 작업과 작품은 제가 살아온 삶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해요. 지금 제가 살고 있기도 하고 나고 자란 곳이 아파트여서 그곳의 풍경을 평생 바라보며 살다 보니 작업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그에 따른 개인화에 대한 문제는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의 일부분인 셈이죠.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상황 및 사회생활의 문제들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멀리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이런 현상은 이웃을 넘어 가족들 사이에도 마찬가지가 돼 버렸죠. 저는 이런 단절이 주거생활에도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인간적인 단절들이 주거환경을 바꾸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죠.

 

오래 살았던 추억이 있는 집에는 시간의 흔적이 있잖아요. 반면, 이 시간과 추억을 무시한 채 자본주의 논리로 건축되는 건물들은 이 흔적들을 없애고, 차가운 건축물만 남기고 있죠. 그렇게 냉정하게 변화한 건축물에 의한 풍경이 개인화돼 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도 비슷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Q. 도시 표현에 있어 극사실적인 표현이 아닌 미니멀한 표현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유가 있는가?

 

오래된 건물을 보면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색이 바랜 흔적 그리고 균열 같은 시간의 흔적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흔적들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어떤 형상처럼 보였어요. 그런 삶과 시간의 흔적들을 지움으로써 자본주의 사회 아래 의미를 상실한 채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차갑고 무자비한 큰 벽과 같은 이미지를 담고 싶어서 지금과 같은 표현을 활용하고 있어요.

 

Q. 본인의 작품세계 구축에 영향을 준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영향을 줬다고 할 순 없지만, 좋아하는 작가는 있어요. 작년 올해의 작가상을 통해 알게 된 정재호 작가님을 좋아하게 돼서 작품도 많이 보고 강의도 들었는데, 오래된 건물에서 작가로서 느끼는 태도나 감정, 시선 등이 좋기도 하고 제 작품과 유사한 지점도 있는 것 같아 관심을 갖고 좋아하고 있어요.

 

Q. 감상자는 작품을 통해 무엇을 느끼길 원하는가?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 속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무감각하거나 무신경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시대의 변화에 관심 갖고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Q. 표현에 있어 아크릴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가, 앞으로 다른 방식으로도 확장할 계획인지?

 

아크릴이 다루기 편하기도 하고 빨리 건조돼서 붓 자국이 남지 않거든요. 그래서 평면적인 회화적 표현이 필요한 제 작품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유화나 현재 진행 중인 콜라주 작업 외 다양한 기법과 재료들로 새로운 시도들을 해볼 생각이에요.

 

Q. 젊은 신예 작가에 해당하는데, 현재 작가로서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많은 현실적인 고민들이 있지만, 당장 가장 큰 고민은 학업입니다. 아직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지점이 많아 대학원에 진학해, 배움을 통해 작업세계를 확장해 나갈 고민을 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꿈을 얘기해 달라.

 

좀 더 안정적인 현업 작가로서 정착된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그를 통해 작업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길 바라고요. 작품으로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삶을 기반으로 넓게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결국 열심히 작업하고 좋은 작품을 남기며 살아가는 작가가 되는 게 제 꿈이죠. (중기이코노미 객원=김찬용 전시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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