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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설·성악설…善·惡 본성, 모두 타고나지 않아

순자(荀子) ‘이익에 탐닉하는 인간 본성, 예를 통해 스스로 절제해야’  

기사입력2019-10-02 15:36
문승용 객원 기자 (msy9769@nate.com) 다른기사보기
문승용 박사(중국 문학,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원)
공자가 유가학파를 설립하고 맹자가 뒤를 이어 발전시켰다 해서, 그들의 사상을 한데 아울러 공맹사상(孔孟思想)이라한다. 그렇지만 송(宋)나라 이전까지 유가학파에서, 맹자보다 더 확고한 영향력을 가졌던 이는 순자(荀子)다. 송나라 때 주자(朱子)가 『맹자』를 유가의 주요 저작인 사서(四書)에 편입하면서 형세가 역전됐다.

그렇게 된 이유는 순자가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해 유가의 이단자처럼 낙인찍힌 데 반해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은, 주자가 성리학에서 펼치는 인성론에 적합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음 심(忄)’자와 ‘날 생(生)’자가 합쳐진 인간의 성(性), 즉 인간의 타고난 마음에 대해 공자는 어떤 견해를 폈을까?

일찍이 공자는 『논어』 「양화(陽貨)」편에서 “인간의 본성은 서로 비슷하게 타고나지만, 후천적인 습관이 서로 달라지게 한다.(性相近也, 習相遠也.)”했는데, 이 말만 봐서는 공자의 인성론이 성선설인지 성악설인지 분명하지 않다. 선하고 악한 것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후천적 학습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 했고, 후천적 환경에 의해 인간의 선악이 결정되는 것이라면, 공자의 인성론은 성악설에 가깝다할 수 있다. 그렇지만, 평소 공자가 인간의 본성과 관련해 인간은 어질고 의롭다고 한 말들을 종합하면, 그래도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입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공자의 입장을 따른 이가 맹자이다.   

오늘날 중국은 사회주의국가지만, 사찰뿐만 아니라 번화한 거리나 상점에서 사람들이 신상(神像)에 돈을 시주하며 복을 기원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사진=문승용 박사 제공>
실제 맹자의 성선설이나 순자의 성악설 모두, 인간이 선하거나 악한 본성이 그저 타고났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다만 맹자는 인간이 선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선한 실마리인 사단(四端)을 타고났다고 했을 뿐이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 가운데 선하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는, 그렇듯 타고난 선한 실마리를 잃어버리거나 놓쳐버렸기 때문이라 했다. 그러므로 학습을 통해 타고난 착한 실마리를 잘 넓히고 확충해야만, 인간이 착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게 맹자의 가르침이다.

순자의 성악설도 인간 모두가 나면서부터 무조건 본성이 악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악한 본능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인간을 악하게 만드는 주변 환경 때문에 인간이 악하게 될 뿐이라 했다. 그러므로 인간을 악하게 만드는 주변 조건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스스로 열심히 학습해 선한 삶을 살아가야한다고 한 것이 성악설의 요점이다.

인간 본성이 악(惡)하다고 한 의미, 우리는 흔히 서양의 악마(惡魔)와 같은 뜻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순자가 말한 악하다는 것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마음의 상태라고 봐야한다. 맹자나 순자가 똑같이 열심히 학습하고 노력해서 착하게 살아야한다고 주장한 것이니, 성선설과 성악설 모두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착하게 살아야한다고 주장한 것은 같다. 다만 맹자가 인간 본성을 긍정적으로 보았다면, 순자는 인간의 본성을 현실적으로 봤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중국 서안(西安) 지역에는 ‘뱡뱡미엔’이라는 국수가 먹거리로 유명하다. 우리의 칼국수보다 훨씬 넓은 면 가닥으로 끓인 것인데, ‘뱡뱡미엔’ 글자 안에는 부귀와 장수를 기원하는 내용이 가득하다.<사진=문승용 박사 제공>
그렇다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악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쩌다가 선한 사람도 있는데, 순자는 이것을 어떻게 설명한 것일까? 순자는 그의 책 「성악(性惡)」편에서 “인간의 본성은 악하지만, 그가 선한 것은 일부러 한 것이다.(人之性惡, 其善者僞也.)”라고 했다. 여기에서 사람들이 착하게 보이는 것을 ‘위(僞)’라했는데, 이 글자는 오늘날 흔히 ‘거짓’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하지만 순자는 위(僞)자를 ‘사람[亻]이 한다[爲]’, 일부러 무엇인가 가장한다는 의미로 파악했다. 사람들 가운데 선한 이들이 있는 것은 착한 본성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보이려고 인위적으로 가장한 것으로, 악해지려는 타고난 본성을 제어하려는 이들의 의지가 선하게 드러난 것일 뿐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그렇듯 악해지는 이유에 대해 순자는 「성악(性惡)」편에서 “지금 사람들의 본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로운 것을 좋아한다. 이것을 따르면 그 때문에 싸우고 빼앗는 일이 생기고 서로 사양하는 것이 없어진다.(今人之性, 生而有好利焉. 順是, 故爭奪生而辭讓亡焉.)”고 설명했다. 인간의 본성이 악한 이유는 인간이 이익(利益)을 탐해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싸우기 때문이란 말이다. 순자가 말한 것처럼 오늘날 우리사회 갈등의 대부분은 사회 구성원 간 이익을 둘러싼 다툼이다. 이미 이익이나 권력을 많이 가진 기득권자들과 그것을 공평하게 나눠야한다는 이들 사이에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간단하게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인 듯하다. 

순자는 그렇듯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예(禮)를 통해 절제해야한다고 봤다. 그렇지만 오늘날 물질만능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보다도 훨씬 강한 강제수단인 법(法)조차도, 자신의 이익을 지키고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사람들의 욕심을 막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일부만이 이익과 권력을 누리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행복할 수 없다. 순자가 말한 것처럼 이익에 탐닉하는 인간 본성을 예를 통해 스스로 절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한국외대 중국연구소 문승용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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