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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용기있고 따뜻하고 공평하고 엄격했는가

검사선서와 검찰개혁…가짜검사 솎아 내는 것이 검찰개혁 출발점 

기사입력2019-10-03 00:00
김종보 객원 기자 (jongbokim518@gmail.com) 다른기사보기

법률사무소 휴먼 김종보 변호사
검찰개혁구호가 뜨겁다. 대한민국 검찰에 문제가 많다는 것,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에 누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 검찰개혁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검찰개혁 이뤄내자는 뜨거운 구호가 고맙고 또 반갑다. 그런데 뭔가 아리송하다. 그 동안 검찰이 저지른 반인권적 행태가 한두 가지가 아니고, 수 없이 검찰개혁 구호가 등장했는데, 하필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와 결부되니 서초동 일대가 마비되는 현상이 벌어졌으니 말이다.

 

서초동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목 놓아 외친 검찰개혁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국정과제를 보면,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법무부의 탈검찰화 검찰인사제도 정비 정도로 요약되는데, 그 수많은 사람들도 이 4가지 정도를 주장했던 것일까? 아리송하다.

 

만약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조국 장관과 동일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다면 검찰개혁 구호가 나왔을까? 검찰이 11시간 동안 우병우 전 수석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온갖 장소를 뒤지면서 언론에 수사진행 상황을 흘렸더라도 검찰개혁 구호가 나왔을까? 글쎄. “검찰은 즉각 우병우를 구속하라는 구호가 나왔을 것 같다.

 

지난 9월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에 모인 수많은 인파.<사진=뉴시스>
만약 윤석열 검찰총장이 공수처장이었다면 검찰개혁은 이루어진 것일까? 국회 패스트트랙에 상정된 공수처법안에 의하면 조국 장관은 공수처법 적용대상이다. 윤석열 공수처장이 조국 장관의 비위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진행한 것이었다면, 개혁된 수사기관으로서의 본분을 다한 것인가? 글쎄. “공수처를 해체하라는 구호가 나왔을 것 같다.

 

만약 검찰이 아닌 방배경찰서가 조국 장관을 수사했다면 검찰개혁은 이루어진 것일까? 방배경찰서 형사과장이 최소한으로 압수수색을 하면서 최소한으로 수사 진행상황을 공식적으로 브리핑했다면 괜찮은 것일까? 글쎄. 방배경찰서장을 해임하라는 청와대 청원이 20만명을 넘었을 것 같다.

 

만약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됐고 위원회가 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추천했었다면 검찰개혁은 이루어진 것일까?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을 떠돌면서 각 위원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질 것 같다.

 

지금 검찰이 욕을 먹는 이유는 시스템의 부재 때문만이 아니라, 검사선서를 지키지 않는 가짜검사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검사선서는 아예 검사선서에 관한 규정이란 대통령령 별표에 못 박혀 있는 것인데, 해당 규정은 새로 임용되는 검사로 하여금 정의를 실현하고 인권을 수호하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지녀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을 엄숙히 다짐한 후 복무에 임하게 하기 위하여 검사의 선서 및 선서문의 보관에 관하여 규정함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고(1), 검사는 해당 규정에 따라 선서문 2부에 서명날인을 해 1부는 인사기록으로 분류해 보관하고 1부는 본인이 소지하게 된다(3). 하지만 임용될 때 맹세하고 소지하는 검사선서는 가짜검사들에게 휴지조각만도 못한 것 같다.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독재정권의 손발이 되어 공안의 칼날을 휘두르며 불의의 어둠을 온 사회에 드리웠던 검찰의 흑역사는 오롯이 기록되어 있다. 게다가 암울했던 검찰의 과거를 반성하며 치유해보고자 무죄를 구형했던 용기 있는 검사에게 검찰은 오히려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검찰이 임은정 검사에 대한 징계를 반성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2007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에서 검찰은 힘없고 소외된 가출 청소년을 억압하고 무리하게 기소했다. ‘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삼례 나라슈퍼 사건에서 검찰은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진범으로 몰았고 십 수년의 청춘을 빼앗아버렸다. 하지만 재심으로 무죄가 확정되어도 검찰이 반성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이 산업재해로 다치고 죽어도, 힘없고 소외된 중소상공인들이 시장과 기술을 빼앗겨도, 검찰은 힘 있고 돈 많은 사람들 편이었다.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에서 검찰은 조작된 증거로 진실을 은폐하며 끈질기게 유우성 씨를 괴롭혔다. 하지만 검찰이 유우성 씨에게 사죄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노동자의 책 사건에서 검찰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입맛대로 해석하면서 한 사람의 사상과 양심을 처벌하려 했다.

 

검사선서를 지키지 않는 가짜검사들을 솎아 내는 것이 검찰개혁의 출발점이다. 사진은 지난 9월28일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   ©중기이코노미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 검찰은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에서 이미 상당한 증거가 모였는데도 진실을 덮은채 시간을 보내다 6년이 지나서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검찰은, 수사대상에게 엄격하고 스스로에게 너그러운 이기적 집단일 따름이다.

 

대부분의 검사들이 선서를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변호사들도 존경하는 훌륭한 검사도 많다. 그러나 선서를 저버린 가짜검사도 많아 보인다. 현재 뉴스타파는 죄수와 검사(https://newstapa.org/tags/죄수와검사)를 보도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이 금융범죄를 저지른 죄수를 수사에 참여시켰던 의혹, 김형준 검사 뇌물사건에서 현직 검사들의 성매매 사건이 덮였던 의혹, 주식시장의 큰 손들과 그를 비호하는 세력들, 그리고 전관 변호사와 검사들의 유착 의혹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의혹들에 대해 누가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면, 누가 진실로 검찰개혁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조국 장관이 장관직을 유지하든 말든 가짜검사들이 검찰에 있는 한 검찰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다. 가짜검사를 솎아 내는 것이 검찰개혁의 출발점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법률사무소 휴먼 김종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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